공업발전에 이바지하는 정밀 첨단분야의 기술이전은 이를 개발한 선진국에서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기술제휴를 해도 관련 부품공급에 주력할 뿐 중요한 부분의 기술내용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후발 산업국은 독자적인 개발이 없이는 선진국의기술 예속화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국제 경쟁력에서 뒤떨이지게 된다.
센서기능 갖춘 로보트도 시간문제
우리나라 중공업분야의 발전을 뒷받침하기위해 선진국에서 기술이전을 억제하고 있는 산업용 로보트와 레이저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곳이 대우중공업 기술연구소(소장 강여국 박사)이다.
인천 직할시 동구 만석동, 1만여평의 부지에 연건평 4천여평(3층)으로 된 이 연구소는 지난 78년에 문을 열었다.
"국제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기술개발이 앞서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로 새 상품을 값싸게 생산해야 경쟁에 이길수 있읍니다. 그렇지 앟고는 선진국 기술에 예속되어 부품을 비싸게 사들여 임금이 싼 인력으로 조립하여 주는 하청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연구소를 설립할 것입니다.
서독과 미국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NASA에서 스페이스 셔틀의 관성유도장치와 전자항법장치 개발설계 책임자로 일하다 귀국, 대우 기술연구소를 이끌어가고 있는 강박사의 설명이다.
이 연구소에서는 강박사를 비롯한 박사6명(과정 이수중 7명, 86년말까지 신규유치 3명)과 석사 78명을 중심으로 모두 7백50명이 일하고 있다.
78년 문을 연 뒤 연구배발비로 연7백50억원을 투입하여 그동안 로보트와 레이저 국산화에 성공했고,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을 결합시킨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개발에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80년에 본격 발족된 로보트 개발팀은 81년말 대우 1호 로보트를 개발하여 최초의 국산 로보트로 선보였다. 이 1호기는 수치제어 공작기계에 연결되어 연속적으로 가공작업을 돕도록 설계된 것으로 대우중공업 공작기계공장에 투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연구를 거듭한 개발팀은 이어 84년2월 아크용접과 페인트를 칠하는 2호기를 개발했다.
이 로보트는 숙련용접공 3명이 24시간 계속 해야 끝낼 수 있는 어려운 일을 15시간만에 해냈다.
이런 경험과 기술축적을 토대로 84년5월에는 관절운동으로 6축제어가 가능해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는 다관절형 로보트를 개발해냈다.
이 로보트는 각종 형태의 아크용접, 기계 부품조립, 공작기계의 공작물 이동, 포장물의 정돈과 운반작업, 위험지역에서의 개스절단작업 등이 가능한 다목적용이다. 또 반복 동작의 오차가 -0.2m의 초정밀제품이며 비상감지와 정지기능도 갖추어 안전성도 뛰어나다.
로보트뿐만 아니라 로보트 제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일본에서 수입해쓰던 로보트를 제어하는 전자장치인 콘트롤러도 개발했다.
로보트 콘트롤러는 로보트에 연결되어 로보트의 모든 움직임일 입력시키면 이를 해석하여 로보트 몸체에 지령을 내리고 행동을 통제하는 두뇌부분에 해당되는데 로보트 제작경비의 60%이상을 차지하는 기술 장비 이다.
로보트 콘트롤러 제작기술은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을 결합시킨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반드시 확보되어야 할 중간거점 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술낙후로 이의 제작을 시도 못하고 일본, 미국 등 극소수의 생산국이 기술유출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것인데 이 연구소가 제작에 성공한 것.
"그것뿐이 아닙니다. 지능 로보트개발의 열쇠인 센서에 대한 기술이 축적되고 있어 지능로보트 국산화도 시간문제입니다. 센서란 로보트가 시각, 청각, 촉각으로 받는 각종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 부품이지요"
로보트 개발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김호연박사(기계공학)는 우리나라에도 첨단로보트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국 다음으로 개발한 레이저 가공기
레이저 개발부문도 활발하다. 83년 30명의 전담팀이 짜여 50억원을 투입, 집중 연구 개발한 결과 84년6월엔 국내 최초의 자체기술에 의한 산업용 레이저 가공기를 개발하고 85년5월에는 제품을 다양화하여 소형가공기와 레이저 마킹 머신을 연달아 개발, 시리즈화 시켰다.
레이저 가공기는 레이저 광선의 초고에너지 밀도를 이용하여 순식간에 물질의 상태를 변화 시테는 원리를 이용한 비접촉 가공이므로 작업할 때 공구의 마모나 소음, 가공소재물의 변질이나 손질이 전혀 없고 컴퓨터에의한 자동제어방식으므로 초고속으로 정밀가공이 가능하다. 이 레이저 가공기로 가공할 수 있는 소재물은 철판에서부터 가죽, 목재, 다이아몬드, 우주선용 특수재료에 이르기까지 거의 제한이 없다.
처음 개발한 레이저 가공기는 1kW 규모의 이산화탄소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하여 1cm²면적에 1백만W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집속시켜 절단, 열처리, 용접 등이 가능한 다중빔레이저 방식이다.
이 기계는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두번째 개발한 것이며 개발시차도 6개월에 불과한 최신예기종이다. 이 가공기의 구조는 광선의 증폭을 통한 레이저 발생장치, 레이저 방출에 의한 작업장치, 그리고 이들을 통제 지령하는 컴퓨터 제어장치의 3부분으로 되어있다.
이 기계는 전자제품의 금형가공이나 정밀스포트 용접, 각종 정밀제품의 표본제작, 직경0.2mm정도의 미세한 구멍가공 등 기존의 가공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특수가공에 사용되어 현대 첨단산업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장비이다.
레이저 마킹 머신은 레이저 광선을 이용, 모든 물체 표면에 1초당 30자의 문자나 기호, 특수도형을 새길 수 있는 기계다. 0.2mm에서 6cm에 이르는 각종 문자나 모양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축소, 확대를 반복하면서 작업할 수 있어 반도체의 칩이나 웨이퍼와 같은 초정밀 제품이나 각종 특수재료에 대한 마킹작업도 정밀하고 신속하게 해낼 수 있다.
대우기술연구소는 이밖에도 산업용 디젤엔진, 시속 2백30km의 고속철도차량, 건설중장비, 공작기계, 세라믹 엔진 등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