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잇몸병'이라 알려진 치주병은 실은 턱뼈의 일부가 녹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가 흔들리십니까? 잇몸에서 피가 나세요…"
TV에도 자주 등장하는 광고의 한 부분이다. 이는 현대인이 이(齒牙)를 잃게 되는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치주병의 초기증세, 치주병, 혹은 '치조농루'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치근을 튼튼하게 받쳐주고 고정시키는 치조골이라 불리는 턱뼈의 일부가 녹아 고름이 흘러나오는 질환이다.
병세가 진전되면 치조골이 녹아 들어가면서 이가 흔들리거나 심지어는 것도 씹을수 없게 되며, 종국에는 이가 빠지게 된다. 이 사이 몇번이나 잇몸이 붓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주병은 어른 5명중 4명은 걸렸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널리 퍼진 증상. 누구나 걸리는 병이라 일컬어지지만 부드러운 음식이나 가공식품이 없던 원시인에게는 보이지 않던 질환이다. 또 야생동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지만 애완용 동물 중에는 상당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치주병의 초기단계는 치육염. 이를 닦을 때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구취가 나는 등의 증상이 보인다. 이 단계를 그냥 지나치면 치조골이 녹아 들어가 본적적인 치주병이 된다. 잇몸이 붓고 아프며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고 이가 흔들리며 이뿌리가 노출되어 이가 길어 보이는 등의 증상이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뿐 아니다. 치주병의 병소에 있는 세균이 온몸에 퍼져 심장이나 신장, 눈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치주병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치주병의 원인은 치석이라고 알려져 있다. 치석은 음식찌꺼기와 세균이 발효한 것으로, 그 세균이 내보내는 독소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잇몸과 이 사이에 간격을 생기게 한다. 이 간격 사이에 다시 치석이 쌓여 이를 받쳐주는 조직을 하나하나 파괴해간다.
그러므로 치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석이 쌓이지 않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칫솔질이 중요하다. 올바른 칫솔질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소개가 있어 왔지만 중요한 것은 이의 표면이 반짝반짝하도록 닦는 것이 아니라 이와 잇몸 사이, 이와 이 사이에 쌓이기 쉬운 치석이나 음식 찌꺼기를 잘 닦아내는 일이다.
그러나 입안의 세균은 아무리 잘 닦아도 누구에게나 있는 것. 그런데 왜 병에 걸리는 사람은 따로 있는 걸까. 치주병은 사람들의 식생활과 크게 관련된다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문명 발달과 함께 정제되고 달콤하며 먹기 편한 음식물이 늘어났는데, 이같은 식품에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섬유질 등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반면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식품첨가물 잔류농약, 수돗물에 포함된 염소 등은 입안 미생물의 생식환경을 바꾸어 치주병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
결국 치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공식품 등은 되도록 피하고 식물성 섬유질을 많이 함유한 야채나 해초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이에 달라붙지 않아 씹는 것만으로도 칫솔질을 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 중에 치주병 환자가 많다는 지적도 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각종 연구결과가 세계 각지에서 발표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치주병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도 삼가는 편이 좋을 듯하다.
음식을 먹는 방법에도 치주병 예방의 열쇠는 숨어 있다. 음식은 잘 씹어서, 가급적 타액을 많이 섞어서 먹으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타액에는 입안의 더러움을 씻어내는 역할 뿐 아니라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