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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인류학자들 이빨의 유전정보로 100% 신원확인

군사정권때 희생된 무명시체조사

아르헨티나의 악랄한 독재정권하에서 '하룻밤 사이에 사라진 사람들'의 신원확인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76~1982년사이에 증발된 사람들 시체가 여러군데에 집단 매장되었음이 확인되어 요즘 발굴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보통사람의 눈으로 골격만 남은 시체를 보아 친척이나 친구를 가려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일. 그러나 '클라이드 스노'씨를 비롯한 일단의 법의학자(인류학자)들은 시체 확인을 위해 애타우는 유족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있다.

정부에서는 한푼의 돈도 안받고

'클라이드 스노'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법 의학자로 전공은 형질 인류학이다. 그가 이끄는 그룹은 20대의 인류학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적어도 시체의 확인 능력에 관한한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하다.

이들은 정부에서 한푼의 돈도 받지 않고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에서는 시체를 다루는데 까다로운 법률이 있어 시체 발굴에 따른 위험도 있다. 이들은 이제까지 '부에노스 아이레스'시 근교에서 2백여구의 시체를 발굴했다. 각자가 조금씩 돈을 내어 발굴비용으로 쓰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했다.

이들의 노고가 알려지자 고국 아르헨티나 아닌 외국에서 지원이 시작되었다. 미국과학진흥협회의 인권분과위원회가 이들에게 6개월간의 장학금을 주었고 이어 스위스의 복음교회, 포드재단 그리고 프랑스의 미테랑재단등이 자금을 제공했다.

이빨을 조사하면 100% 확인가능


시체의 이빨 조사


시체의 주인공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유전정보 비교만큼 확실한것은 없다.

이들 그룹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공부한 칠레출신의 '크리스티안오레고'가 개발한 유전정보 비교법은 이방면에서 혁명적인것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유전정보 비교법은 최근에 미국과 유럽에서 수천년된 포유류의 유골을 조사하는데 많이 쓰여지고 있다. '오레고'의 비교법이 혁명적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그가 이빨에 촛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정보는 생체의 세포에는 모두 숨겨져 있는것이다. 이 유전정보는 마치 지문과 같은것으로 생체마다 다르다.

그런데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게 있어 이빨만큼 세월의 흐름에 오래 견디는것은 없다. 살 부분은 말할것도 없고 뼈도 쉽사리 박테리아의 침식으로 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빨은 생체의 어떤 부분보다 견고한 것이다. 다만 유전정보가 이빨을 통해 확인된다해도 그것을 비교할 부모, 특히 모계(母系)의 근친이 없으면 무위로 끝나게 된다고 한다.

이들의 '이름없는 시체에 이름을 찾아주는' 노력은 정부당국에 의해서도 지장을 받고 있다. 물론 민간정부가 들어서자 적극적인 방해를 하는것은 아니지만 정부당국은 기중기등을 사용해 시체발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체의 손상이 잦은 것이다. 현 정부는 기계적인 발굴작업으로 대강 얼마만큼의 희생자가 있었는가에만 관심을 가질뿐 애태우는 유족들의 마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한다.

그래서 인류학자들은 몇번이나 당국에 항의하기도 했다.


'크릿티안오레고'가 개발한 유전정보 비교법
 

198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라파엘 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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