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에 블랙홀이나 중성자성을 남기기로 하고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4월초 우리나라 소백산 천문대에서 촬영한 초신성사진이 국내 각 일간지 1면에 실린 일이 있었다. 국제천문연맹(IAU)은 지난 3월31일 북두칠성 근처에 있는 M81이라 불리는 은하 근처에서 밝은 초신성이 발견됐다고 긴급 전문을 보내왔으며, 우리나라 천문대에서도 61cm 광학망원경으로 4월1일과 2일 새벽에 걸쳐 이 초신성을 촬영한 것. 천문대측은 "이번에 발견된 초신성은 북반구에서 발견된 것으로는 1937년 이후 가장 밝은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초신성을 막연히 '우주 공간에 새로 태어난 아주 밝게 빛나는 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초신성은 새로 태어난 별이 아니라 별이 종말을 맞으면서 폭발을 일으킨 일종의 '별의 잔해'다. 다만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우리 눈에는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로 보일 뿐이다.
이번에 초신성은 우리은하로부터 약 1천3백만 광년 떨어진 M81 은하 근처에서 발견됐다. 따라서 실제 폭발은 1천3백만년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초신성의 폭발력은 아주 가공할만한 것이어서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 부근에서 일어났다면 태양 주변의 별들은 몽땅 파괴돼버릴 것이다.
우리은하 내에서도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우리은하 내의 것으로 가장 최근의 기록은 1604년 케플러가 발견한 초신성. 이 때는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이므로 맨눈으로 관측한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 내에서 초신성폭발이 일어날 확률을 4백년만에 한번이라고 한다. 따라서 운이 좋다면 우리는 앞으로 얼마 안가서 아주 가까이서 일어나는 초신성 폭발을 목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 태양계 주변은 피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들어 초신성폭발이 자주 관측되는데(91년 61개, 92년에는 69개), 이는 초신성 자동추적용 CCD카메라가 개발되는 등 관측기기가 급격히 발달했기 때문이다. 초신성관측에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은 미국 팔로마산 천문대와 칠레 세로 트로로 천문대다.
그렇다면 천문학자들이 초신성폭발에 왜 그렇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신성 폭발 후에는 현대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여러가지 괴물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괴물들이란 바로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을 말한다. 이들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은 초신성이 폭발한 곳에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우주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초신성은 별이 종말을 맞으면서 장렬하게 폭발하는 모습이다. 사람을 비롯해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 탄생의 순간이 있다면 종말의 순간도 있다. 수소를 원료로 핵융합반응을 하면서 빛을 내는(살아 있다는 표시) 별들도 마찬가지다.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갖는 별들은 연료를 거의 소모하고 나서는 적색거성이 되나. 그 후에는 수축을 시작해 백색왜성이 되고 마지막에는 아주 조그만 흑색왜성으로 일생을 마친다. 이들의 수명은 1백억년 정도 되지만 마지막 사라지는 순간에는 조용히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태양도 앞으로 약50억년 후(지금까지 살아온 기간이 45억년)에는 흑색왜성으로 우주광간에서 사라질 것이다.
태양보다 몇배 무거운 별은 적색거성이 된후 조금 다른 과정을 밟는다. 수명은 1억년 밖에 되지 않지만 마지막 사라지는 순간 슬그머니 사라지지 않고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초신성 폭발이다.
태양보다 10배 정도 무거운 별들은 3천만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며 종말의 순간에는 아주 커다란 폭발을 일으키면서 중성자별을 남긴다. 중성자별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물체다. 11세기에 관측된 초신성 폭발인 게성운 잔해에는 중성자별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망원경으로 살피면 아직도 폭발의 여진으로 바깥 부분은 계속 팽창하고 있다.
질량이 태양보다 30배 이상 무거운 별들은 아주 짧은 수명(1천만년 정도)을 가지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힘으로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빛조차 빨아들인다는 블랙홀을 만든다. 우리가 블랙홀을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백조자리 근처에는 강력한 블랙홀이 도사리고 있다는 여러가지 증거가 최근에 보고됐다.
한편 초신성 폭발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데 밑거름이 된다. 초신성은 폭발하면서 무거운 원소를 우주공간에 골고루 퍼뜨릴 뿐만 아니라, 가스나 먼지로 이루어진 성간물질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새로운 중력수축을 가능케해 별이 탄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