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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콜라겐 이용, 손상된 뼈·피부 재생

다친부분에 이식하면 성장 촉진 인자로 기능

인체와 유사한 성분·구조를 가진 자연소재들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의 진피에서 추출한 ㅗㄹ라겐 용액을 굳히기 위해 형틀에 붓는 모습
 

산호와 사람 뼈의 구조가 유사하다는 점이 증명된 것은 1970년대의 일이다. 그 뒤 유럽에서는 이를 의학 분야에 적극적으로 응용하려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있어 왔다.(과학동아 92년 2월호 참고)

산호로 시작된 자연소재에 대한 환기는 그 뒤 진주조개 콜라겐 등을 활용, 손상된 인체를 복구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고 어느정도 결실을 맺어왔다.

특히 자연소재를 이용한 기술개발에 집착하는 의사들이 가장 많은 프랑스에서는 인간 뼈의 손상된 부분에 산호를 대체하는 시술이 적극 진행중이며, 치과 분야에서는 치근(齒根)을 메우는데 쓰이는 금속 표면에 진주조개의 진주층(層)을 붙여 사용하는 의사도 활약중이다.

여기서는 진주조개와 콜라겐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생리학자 이베얀 로페스 박사는 진주조개의 안쪽에 붙은 진주층이 인간의 뼈와 같은 다공체임을 밝혀내면서" 조개의 겉껍데기는 조직이 치밀해서 사용하기 어려우나 안쪽의 진주층은 이용 가치가 있다"고 언명한 바 있다.

파리에 사는 상파릿세 의사형제는 치과치료에 이 진주층을 응용, 자연 물질의 빠른 성장력을 실감했다고 한다. 현재 인공관절이나 인공치근에는 티타늄이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티타늄과 뼈는 소재가 다르므로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없어 그 접합 부분에 '풀칠'을 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 접착제로 수산아파타이트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천연 진주층으로 대체하자는 것이 이들의 발상이다.

산호의 경우 표면을 갈고닦아 뼈 모양으로 만들어 뼈의 결손 부분에 집어넣으면 인접한 뼈 조직에서 뼈가 되기 위한 골아세포(骨芽細胞)가 유인되어 산호의 작은 동공에 스며들어 그 안쪽에서 뼈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이 작용을 '골전도성'(骨傳導性)이라고 하는데, 이는 뼈나 산호에 많이 포합된 인산칼슘이 작용하여 일어난다고 한다.

진주층도 산호와 마찬가지로 다공체(多孔體)이고 뼈와 같이 인산 칼슘을 주성분으로 형성되어 있으므로 골아세포를 유도하는 골전도성이 있다. 산호의 경우 일정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소멸되기 때문에 '접착제'로서의 의미가 없으므로 수신아파타이트의 대체물질로 진주층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치과의사들은 임상에서 자연소재를 사용한 쪽이 보다 빠른 뼈 성장을 보인다고 밝히고 있으나 아직 문제는 있다. 조개는 산호보다 단백질이 많아 아무리 제거처리를 한다고 해도 알레르기 반응의 우려가 남기 때문이다.

또 하나 주목받는 자연소재로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 콜라겐이 있다. 소(牛)의 진피에서 추출해낸 콜라겐은 이종(異種) 단백질이라 항원성이 강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 응용범위가 나날이 확대되어 왔다. 콜라겐을 수산아파타이트 등에 섞어 뼈의 결손 부분에 이식하면 뼈 형성을 촉진하는 성장인자로 기능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또 얄팍하게 만들어 굳힌 콜라겐은 수술할 때 지혈에 널리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콜라겐이 활용되는 분야는 피부과. 피부를 배양할 때 콜라겐을 사용한 배양 시스템이 채용 되고 있다. 화상 등으로 피부 일부가 손상된 환자의 경우 건강한 부분의 피부 한조각을 떼어내 이 시스템에서 약 3주일만 배양하면 몇배나 되는 피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미국의 전미국화상센터에서 보고되었다.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우려만 없다면 직접 콜라겐 수용액을 결손 피부에 주사하여 성장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이같이 자연소재는 나날이 그 활용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산호 조개 콜라겐에 이어 또다른 자연소재의 개발도 기대되고 있는 이즈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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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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