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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울산바위(설악산)
 

하늘에서 본 우리나라 산의 입체적인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사진작가 김정명씨가 6개월에 걸쳐 찍은 우리나라 산의 항공사진을 소개한다.
 

소백산 주능선
 

우리나라를 '산의 나라'라고 부른다. 이 말에는 산이 많다는 뜻일 수도 있고 산이 아름답다는 뜻일 수도 있다. 또한 이 말의 이면에는 우리 민족이 산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 왔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산은 입체감을 갖고 웅장하게 펼쳐지는 총체적인 모습이 아니라 부분적인 모습에 불과했다. 아무리 높은 정상에 올라갔다 하더라도 산의 한 단면만을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하늘에서 본 한국의 산 모습은 평상시에 접하기 어려운 사진. 사진작가 김정명씨가 각 국립공원의 협조를 얻어 92년 5월부터 6개월에 걸쳐 한달에 보름씩 비행기를 타고, 비록 반쪽이긴 하지만 한반도 산의 입체사진을 찍은 것이다.

한반도 전체를 보면 개마고원과 태백산맥이 우리나라 전체의 지형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마고원은 해발 1~2천m의 산지를 주로 하고 여기에다 2천5백m 내외의 산을 곳곳에 분포시키고 있다. 개마고원은 5백만년 전까지 평야에 가까운 준평원이었다. 이 준평원이 솟아올라 오늘날의 고원지대를 만들고 백두산 지역에서 큰 화산이 폭발했던 것.

한반도의 척량산맥으로 불리는 태백산맥도 개마고원과 거의 같은 시기에 솟아오른 일종의 고원지대. 태백산에서 두타산 황병산을 거쳐 오대산에 이르는 고원지대가 자리잡고 있다. 또 대관령에서부터 황병산에 이르면서 폭 수백m의 평탄한 고지가 해발 1천~1천4백m의 높이로 펼치는 장관은 어느 곳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이한 산악지역.

태백산맥은 원산 부근의 추가령곡에서 낙동강 하구의 다대포에 이르는 길이 6백㎞의 남북주행산맥. '10대 1'이라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서쪽으로는 2백㎞의 완만한 경사를 이루지만 동쪽으로는 20㎞의 급경사다. 주봉인 태백산(1651m)을 비롯해 금강산(1638m) 오대산(1563m) 설악산(1708m) 함백산(1573m) 등이 모두 1천5백m 이상이다.

금강산과 더불어 기암절벽이 빼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는 설악산은 대체로 화강암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고봉은 대청봉이며 남쪽에 한계령, 북쪽에 미시령 마등령이 자리잡고 있다. 울산바위를 비롯해 12선녀탕 천불동계곡 대승폭포 등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설악산의 명소 태백산맥에서 차령산맥이 갈라지는 지점에는 만월대를 비롯 5대(五臺)에서 석가 관음 미타 지장 문수의 부처가 상주하며 설법했다는 오대산이 자리잡고 있다.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호령 상왕 두로 동대 등 이름있는 고봉들로 구성되며 월정사 상원사 등 이름있는 사찰들이 자리잡고 있다. 작은 금강산이란 뜻의 소금강은 비로봉 동쪽 기슭에 위치한다.

경상북도와 강원도 경계 지점에는 태백산이 위치하고 있으며 이를 기점으로 소백산맥이 갈라져 내려온다. 소백산맥의 특징은 남서쪽으로 내려올수록 석봉 중심의 석산(石山)에서 풍화토로 이루어진 토산(土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소백산맥의 지질은 화강편마암이 중심이며 차별침식에 의한 침식분지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소백산맥의 주봉은 소백산. 북쪽으로는 국망산, 남쪽으로는 민배기재와 연봉을 이루고 있다. 소백산에서 남서쪽으로 4㎞ 정도의 고위평탄면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면 연화봉이 나타난다. 제2연화봉의 동쪽사면에는 희방사와 희방폭포가 자리잡고 있다. 속리산은 천황봉 문장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경업대 등 해발 1천m 내외의 산봉이 4㎞ 내외의 원을 그리면서 솟아 있는 것이 특징.

소백산맥 남단의 덕유산과 지리산은 토산의 특징을 많이 갖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지리산과 덕유산은 고립성이 강해 이를 소백산맥으로 연장시키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즉 산맥세는 추풍령 육십령에서 끊기고 덕유산 지리산은 독자적으로 형성된 산지라는 설명.

서울 근교의 산으로 대표적인 곳은 단연 북한산과 도봉산. 도봉산은 산 전체가 큰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각 봉우리는 기복과 굴곡이 다양하여 절경을 이루고 있다. 북한산은 최고봉인 백운대와 동쪽의 인수봉, 남쪽의 만경대로 이루어져 삼각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봉우리 모두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암봉이다.

6개월에 걸쳐 우리나라 산의 항공사진을 촬영한 김정명씨는 "과거 땅에서 산을 바라볼 때는 칸막이처럼 단순한 평면으로 첩첩이 둘러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본 산은 모든 산이 어깨를 걸고 함께 살고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내장산 전경^오른쪽 암반이 서래봉. 왼쪽 중간에 내장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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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김정명 기자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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