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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멀티미디어와 PDA에 관심집중

컴덱스에서 드러난 93년 유망분야

'다음해 컴퓨터시장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92년 컴덱스에서는 멀티미디어와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들이 대거 등장, 93년 PC시장의 흐름을 짐작하게 했다. 미, 일업체들의 어지러운 기술제휴로 군웅할거의 양상을 보이는 멀티미디어시장과 애플이 신제품 '뉴턴'을 발표하면서 이미 치열한 신제품 경쟁에 들어간 휴대용 정보통신기기시장의 93년 전망은?

전세계 하이테크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PC산업은 항상 새로운 기술이 탄생,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PC시장을 둘러싼 신기술 분야는 지난 10여년간 기술적인 진보를 거듭해왔던 데스크톱 PC의 향후 발전방향 못지않게 업계관계자 및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까지의 컴퓨팅 환경을 한차원 높여 주고 PC의 활용범위를 대폭 확대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신기술 분야는 과연 무엇인가. 올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할 신기술로는 멀티미디어(multi-media)와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부문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전세계인의 관심속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컴덱스(COMDEX) 전시회에서 수십만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부분이 바로 멀티미디어 기기와 휴대용 정보통신기기였다. 컴덱스를 둘러본 한 전문가는 "이제 데스크톱의 시대는 갔다. 앞으로는 무선통신기술을 응용한 휴대용 정보통신기기가 개인용 컴퓨터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그래픽 음성정보 등이 처리되는 멀티미디어 기술이 컴퓨터산업의 새로운 총아로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멀티미디어-가전과 컴퓨터의 역할

사실상 멀티미디어는 적어도 5년전부터 PC시장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유행어였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신기술 분야로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진부한 느낌도 없지 않다. 어찌보면 PC에서 문자정보 뿐 아니라 음성이나 화상정보까지 완벽하게 처리해낸다는 멀티미디어는 너무나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어 멀티미디어 컴퓨팅 환경이 무엇인가 하는 개념정의마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부분은 각 업체들이 앞을 다투어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어 올해를 계기로 멀티미디어 환경은 한층 성숙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 2년간 세계적인 기업들이 멀티미디어 기술개발을 위해 활발하게 제휴관계를 맺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멀티미디어 제품을 발표해오고 있다. 91년 IBM과 애플컴퓨터가 공동으로 칼레이더사를 설립,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개발에 나섰으며 지난해에는 미국의 애플-모토롤러와 일본 소니가 또한 멀티미디어 기술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이밖에도 애플-코닥과 샤프-도시바, AT&T와 고(Go)사, 탠디와 카시오, IBM과 소니 등 미국 및 일본업체들이 잇따라 기술제휴 관계를 맺었다.

이들 업체들의 기술개발 분야는 비단 PC에서 그래픽 음성 등을 처리하는 기술에 관한 연구 뿐 아니라 양방향 TV, 컴퓨터와 TV의 기능을 하나로 모은 가정용 멀티미디어기기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말 인텔과 기술협력으로 '비디오 포 윈도즈'(Video for Windows) 프로그램을 발표, PC내에서 동화상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애플도 '퀵타임'(Quick Time)의 새로운 버전 개발을 통해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로 활용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밖에 제니스데이터시스템즈 탠디컴퓨터 등 컴퓨터업체는 물론 일본의 소니,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 세계적인 가전업체들도 향후 가전시장의 새로운 영역확대라는 측면에서 멀티미디어 관련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컴덱스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멀티미디어시스템


환상적인 휴대용 단말기 '뉴턴'

멀티미디어와 함께 첨단 기술분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시장도 빠른 속도로 기술진보를 이루고 있다.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시장은 데스크톱 PC가 점차 휴대하기에 편리하도록 소형화되고 있는데다 날이 갈수록 통신기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에 발맞춰 탄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는 한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는 소형기기가 컴퓨터의 처리능력과 정보접속기능, 개인의 일정관리기능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시간 공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제시해준다.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는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개념이 정립된 영역으로 자리를 굳히지는 못하고 있어 이를 개발하는 업체들에 따라 PDA(개인용 디지털 보조기기) PIP(개인용 정보처리기기) PC(퍼스널 커뮤니케이터) 등 여러가지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시대의 비전을 가장 환상적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애플컴퓨터. 지난해 1월 동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애플의 존 스컬리사장은 "개인의 일정관리는 물론이고 컴퓨터의 정보처리기능 정보접속기능 그리고 통신기기의 기능까지 갖춘 PDA가 등장해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애플은 지난해 5월에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PDA '뉴턴'(Newton)의 시제품을 공개하고 93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턴은 스컬리사장이 CES에서 발표한대로 개인의 일정관리, 주소록, 전화번호 등 주요 사항을 모두 기록해주는 데이터베이스이자 개인용 수첩이면서 무선통신기능을 갖춰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원하는 시스템과의 정보접속이 가능한 휴대용 단말기다. 이 제품은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키보드 대신 전자펜으로 데이터를 입력, 처리하는 펜컴퓨터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일본의 샤프사와 공동으로 올 상반기부터 이 제품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대중적인 수요 촉진을 위해 가격은 1천달러 이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5백달러선이면 대중화 가능
 

HP의 팜톱컴퓨터 95LX


애플에 이어 IBM과 실리콘밸리의 신생 벤처기업인 EO사도 지난해 컴덱스쇼에서 PDA 신제품을 발표, 관심을 모았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컴덱스에서 셀룰러 폰 크기에 개인용 전자수첩과 팩스, 전자우편(E-Mail) 등의 기능을 모두 내장한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제품을 발표했던 IBM은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IBM의 한 관계자는 "올해안에 여러 종류의 PDA계열의 제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해 IBM이 최근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사업을 강화하는 정책을 세우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미국 AT&T, 일본의 마쓰시타 등이 공동 투자로 세운 EO사는 PC(Personal Communicator)라는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를 지난해 발표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판할 예정이다. 퍼스널 커뮤니케이터도 펜입력방식이며 정보접속기능과 통신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가격은 2천달러에서 3천3백달러 사이.

이밖에 지난 91년 팜톱컴퓨터 95LX를 발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던 휴렛팩커드(HP)는 올 상반기중에 95LX에 무선통신기능을 결합시킨 신제품 발표를 서두르고 있으며, 탠디도 올해안에 5백달러에서 1천달러 가격대의 PIP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는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제품으로 전체 컴퓨터업계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으나 폭넓은 시장으로 확대되기에는 가격문제 등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애플은 뉴턴을 발표하는 올해 한해동안 1억2천5백만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휴대용 정보통신기기가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3년은 지나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휴대용 정보통신기기가 기능이나 성능면에서는 PC사용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지만 대중적인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1천달러 이상의 가격으로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폭넓은 대중을 수요층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휴대용 정보통신기기의 가격이 5백달러선으로 떨어져야 하며 이 때문에 휴대용 정보통신기기시장은 적어도 95년 이후에야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된다는 것이다.

비록 대중적인 수요를 확보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93년은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제품이 등장하는 첫 해로 기억될 것이며 휴대용 정보통신기기의 출현은 정보문화의 영역을 한층 확대해준다는 측면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IBM이 발표한 펜컴퓨터


애플이 기대거는 불황타개의 신제품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뉴턴」


전세계 컴퓨터업체들은 지난 몇년간 계속된 컴퓨터산업의 불황을 깨뜨리고 활력을 가져다줄 신기술의 탄생에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기술을 채용한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업체들 가운데 특히 미국의 애플컴퓨터는 올해를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한 해로 삼고 있다.

애플컴퓨터가 나른한 컴퓨터 시장에 신선한 활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고 개발하고 있는 야심작은 바로 PDA(개인용디지털정보기기)제품인 '뉴턴'이다. 지난해 1월 애플의 존 스컬리사장은 동계 CES에 참가해 신세대 정보기기 시대의 도래를 약속하고 이를 바탕으로 "애플은 광범위한 수요층이 있는 가전시장의 영역을 파고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뉴턴은 지난해 5월 시제품이 발표돼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올 상반기중에 본격적으로 시판될 예정이다. 스컬리사장이 애플의 향후 사운을 뉴턴에 걸고 있다고 할만큼 애플의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해 개발하고 있는 뉴턴은 이제까지 소개된 기능만으로도 그야말로 획기적인 정보기기다. 기존의 정보기기와 통신기기가 가진 장점들을 사용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결합시켜, 어찌보면 새로울 것 하나 없이 이제까지의 기술을 하나로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사용자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대중적 수요를 겨냥할만하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뉴턴은 우선적으로 개인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약속 일정 전화메모 전화번호 및 주소록관리 등을 도맡아 처리해주는 개인수첩의 기능을 제공한다. 정보를 저장, 처리해주는 컴퓨터이지만 뉴턴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정보를 입력하는 펜컴퓨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용자들의 관심을 가장 끄는 부분은 역시 뉴턴의 뛰어난 통신기능이다. 한 손에 쥘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작지만 다양한 통신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다. 뉴턴은 편리한 정보교환을 위해 무선 유선 둘 다 연결이 가능하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팩스나 전자메일 메모 그림 등을 전송받을 수 있으며 팩시 및 전자메일을 송신할 수도 있다. 다른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 기능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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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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