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보다 30배나 밝은 금성이 1월의 밤하늘을 평정하고 있다. 망원경으로 마차부자리를 자세히 살피면 별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산개성단 세개를 관측할 수 있다.
이달의 행성
새해 첫날 금성과 토성은 적위상으로 3º적경상으로 43’정도 떨어져서 초저녁 서쪽하늘에서 모든 빛을 평정하며 빛나고 있다. 남쪽 하늘에서는 상현달이 다른 별빛을 용납하지 않으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2~3시간 정도 지나 완전히 천문박명시간을 넘어서면서 금성과 토성은 지평선 아래로 사라져가고 달도 서쪽으로 치우쳐 밝기가 많이 죽어간다.
이때 동쪽하늘에서는 1등성들로 수놓은 화려한 별자리, 오리온 마차부 쌍둥이 큰개 작은개 등이 밤하늘을 평정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쌍둥이 자리에 있는 화성은 시리우스 정도의 밝기로 빛나고 있고, 곁에는 훌륭한 보좌관을 둘-카스토르와 폴룩스-이나 거느리며 시리우스보다 한참 위에 위치하게 되므로 마치 겨울철 별자리에 새로이 나타난 지도자와 같은 느낌이다.
■8월까지 안녕!
92년 염소자리에서 한해를 보낸 토성은 염소자리와 함께 서쪽하늘로 넘어간다. 아직까지 1, 2등급으로 상당한 밝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평선 가까이에 있어 시상의 영향을 많이 받아 훌륭한 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록 카시니간극처럼 세세한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지평선으로 지는 토성을 저배율의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색다른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24일에는 월령1정도의 아주 작은 달과 접근하게 되므로 지상의 물체와 함께 2백㎜정도의 망원렌즈로 사진에 담는다면 아주 훌륭한 사진이 될 것이다. 토성은 올 8월에 다시 충이 되므로 4월경부터는 새벽 동쪽하늘에서 볼 수 있다.
■93년의 새희망 금성
금성은 1월 1일 염소자리로부터 동쪽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시작하여 30일 경에는 물고기자리 람다 별 근처에 위치하게 된다. 토성은 점점 서쪽으로 지며 희미해지는 한편, 자꾸 하늘 높은 곳으로 오르며 밝아지는 금성의 모습에서 다가오는 새해의 미래가 밝다는 느낌을 받는다.
금성의 밝기는 1월 초 -5.0등급 정도에서 동방최대이각이 되는 20일 경에는 -5.2등급까지 증가한다. 이것은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보다도 약○배 가량 밝은 광도○○...없으므로 금성이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것이다. 이때 금성의 모습은 반달보다도 작아 상현에서 좀더 지난 상태의 달 모양이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크기가 작아져 초승달처럼 되지만 지구에 접근하므로 밝기는 계속 증가한다.
구정(1월23일)이 지나고 얼마 안 있어 초승달이 금성 근처를 지나간다. 26일 월령 3.4의 달이 금성보다 서쪽으로 7º정도 치우쳐 있으므로, 이 지평선 근처로 질때 함께 사진에 담으면 지구조와 금성이 어우러진 훌륭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27일 12시경 달과 금성이 최접근하지만 낮이기 때문에 초보자는 이것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도 저녁 6시경에는 달과 금성이 약 4.5º정도 떨어져 있게 된다.
■지구 태양 화성의 일직선
1988년 화성의 대접근 때 화성은 전갈자리의 안타레스를 무안하게 만들었고, 일반사람들로 하여금 저 별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1월 8일 화성이 지구와 태양과 일직선상에 놓이는 충이 된다. 이번 접근은 88년보다 못하지만 -1.5등급까지 밝아지고, 대기가 깨끗한 겨울이라는 이점이 있어 훌륭한 관측이 가능하다. 8월경에는 보름달이 이 근처를 지나가게 돼 관측에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므로 15일 이후 관측하는 것이 좋다.
금성과 달리 화성 근처에는 밝은 별이 많으므로 화성의 움직임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쌍둥이자리 알파별 카스토르와 베타별 폴룩스 그리고 화성이 이루는 기하학적인 모습의 변화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뜻있는 일이 될 것이다.
■새벽하늘의 목성
목성은 -2.2등급의 밝기로 처녀자리와 함께 새벽 1시경에 떠오른다. 즉 새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이 목성이다. 목동자리 알파별 아크투르스조차도 상대적으로 어두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대기가 안정된 새벽 하늘에서 목성의 표면 무늬를 관측해 봐라!
1월의 성운성단
남쪽으로 치우쳐 길게 드러누운채 떠오르는 오리온자리를 보면서 겨울철에 펼쳐질 아름다운 밤하늘을 상상하게 된다. 같은 시각에 북쪽으로 치우친 곳에는 오리온처럼 화려하지는 못하지만 겨울철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산개성단을 세개씩이나 보유하고 있는 별자리가 떠오른다. 바로 마차부자리다.
마차부자리 알파성 카펠라는 정확히 0.08등성으로 밤 하늘에서 여섯번째로 밝은 별이다. 즉 오리온 자리의 리겔이나 베텔기우스보다도 밝다. 별자리는 황소자리 베타별까지 포함시켜 오각형을 이루지만, 이 다섯개의 별중 하나는 0등성, 2개는 2등성, 2개는 3등성이므로 투명도가 썩 좋지 않은 보통의 서울 밤하늘에서는 밝은 세개의 별만 보여서 마치 기울어진 삼각형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시골의 밤하늘에서 이 별자리를 바라보게 되면 확실히 5각형을 이루는 별뿐만 아니라 카펠라 옆에 있는 에타 제타 엡실론까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여 남쪽의 오리온과 한번 겨뤄볼만하다.
마차부자리 시타성과 황소자리 베타성을 잇는 선을 그어보면 그 선 위 아래로 뿌옇게 포진해 있는 성운기를 볼 수 있다. 작은 광학기기만의 도움을 얻더라도 쉽게 이것이 많은 별들로 이루어진 성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들이 겨울철의 대표적인 산개성단 M36 M37 M38이다.
먼저 M37은 마차부자리 오각형의 외부에 위치하고 있다. 파인더로 황소자리 베타별을 맞추고 마차부자리 시타별을 향해 망원경을 움직이다 보면 시야의 위쪽에서 작은 별무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이 M37이다. 이 성단은 12.5등급의 별 약 1백50개를 포함하고 있으며 총 밝기는 6.2등급 정도다. 우리로부터 약 4천6백광년 떨어져 있고 성단의 크기는 시직경이 약 20’정도로 M36 크기의 약 두배이며 보름달의 2/3크기다.
별의 밀집도 면에서 방패자리의 산개성단 M11과 비교될 수 있고 크기는 이것의 두배나 된다. 실제로 보이는 모습은 50㎜ 이하의 작은 망원경으로는 희미한 성운기처럼 보이고 70㎜급 이상의 망원경에서는 성단의 주변부 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좀더 큰 망원경을 이용하면 별들이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퍼져있어 정삼각형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백50㎜ 급 정도의 망원경을 갖고 있다면 상당히 어두운 배경속에서 약 2백여개의 별들이 청백색이나 옅은 노란색을 띠고 찬연히 빛나고 있는 장대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메시아는 1764년 9월 2일 그의 관측기록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M36으로부터 약간 망원경을 아래로 옮기면 작은 별들의 집단이 나타나는데, 별들은 서로 가까이 붙어있어 성운기에 가깝고, 1백㎜급의 보통 망원경으로는 별들로 분해해보기 어렵다." 또 1771년의 혜성 목록에서는 이것의 직경을 9’(분)으로 보고했다. 보데는 이것을 단지 마차부자리의 성운기 정도로 표현한 반면, 웹은 작은 망원경만 있어도 매우 아름답고 이런 종류의 성단류중 가장 훌륭한 것 중의 하나라고 언급하고 있다.
M36은 9등급에서 14등급 사이의 별 60개정도를 포함하여 총 밝기 6.3등급을 유지하는 크고 밝은 산개성단이다. 실제로는 약 4천1백 광년 떨어져 있고 직경이 14광년이나 되지만 우리가 보게 되는 시직경은 12’정도다. 광시야의 망원경에서 M38과 한시야에서 볼 수 있으며 중심부에 극히 밝은 별들이 밀집돼 있다. M36의 중앙핵에 있는 밝은 별들은 시직경 10’정도의 범위에 퍼져있지만 이것은 시골의 하늘에서조차 작은 파인더망원경상에서 작은 점으로 보일 정도의 밝기다. 이 성단은 은하수의 일부에 속하기 때문에 눈으로 성단의 경계를 확인하는 것은 힘들다.
실제 보이는 모습은 작은 망원경에서 약 20여개의 별들이 모여있는 밝은 얼룩으로 보이지만 망원경이 커질수록 좀더 흐린 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솔직히 이 성단은 M37에 비해 빈약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M38은 어떤 망원경이나 파인더로도 쉽게 관측할 수 있는 크고 밝은 산개성단이다. 약 1백여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고, 이 성단의 남쪽 0.5도에 위치하는 6등급의 별을 제외한 성단의 총 광도는 6.2등급이다. 이것은 약 4천2백광년 떨어져 있고 실제 크기는 21광년 정도 되고 우리가 보는 시직경은 보름달의 2/3정도 크기인 20’다.
M38의 별들은 불규칙한 모양으로 배열돼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그리스문자 π자를 거꾸로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H자 모양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필자가 10인치 반사망원경을 가지고 이 성단을 보았을 때에는 시야에 꽉 차 있는 별들중 중심에 밀집되어 있는 성단 중심부가 집게벌레 모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메시아는 1764년 9월 25일의 기록에서 이 성단이 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고 성운기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반면 보데는 1774년 "몇몇의 별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큰 생동감 있는 성운"이라고 표현했다. 웹은 "고상한 성단들이 기울어진 십자가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고, 각 팔들에는 별들의 커다란 쌍이 있고 중심에 밝은 별들이 있는 훌륭한 이웃"이라고 이 성단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