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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Neofinetia falcata (Thunb) Hu. 일명 소엽풍란. 바위나 나무줄기에 붙어 산다.


15년 전만 해도 서울 종로5가에 나가보면 풍란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팔았으나, 지금은 그런 풍경을 찾아볼 수 없다.
 

나도풍란^Aerides japonicum Reichb fil. 일명 대엽풍란. 바위나 나무줄기에 붙어 산다.


난하면 아름다운 것! 향기로운 것! 고귀한 것! 값이 비싼 것! 기르기 힘든 것 등의 생각이 떠오른다. 내가 난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56년 8월 14일 경상남도 가야산 꼭대기에서 잎에 자주반점이 있는 점박이구름병아리난초를 발견하면서부터인데, 특히 '한국난협회'의 회장을 맡으며 난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한층 깊어졌다.

난을 좋아하고 사랑한 사람은 옛날에는 주로 선비들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여러 층의 많은 사람들이 좋아서 기르고 있다. 동양사람들은 예로부터 한국 일본 중국의 산야에서 자라는 춘란 한란을 주로 가꾸었고 그 다음으로 풍란 석곡 자난 해오리난 새우난초 등을 좋아했다.

난을 사랑했던 옛님들은 난을 가꾸며 시를 짓고 또한 우아한 난초묵화를 치기도 했다. 요즈음 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산야에 나는 난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만 해도 서울 종로 5가에 나가보면 남부 지방에서 캐온 풍란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한 촉에 불과 몇원 주지 않아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풍경을 찾아볼 수 없고 값도 한촉에 5천원을 호가하고 있다.

풍란은 난초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줄기는 짧고 근경(根莖)은 굵으며 잎은 좌우 두 줄로 다소 근생(根生)하고 선형(線形)이며 두꺼운 경질(硬質)이다. 7-8월에 백색 이판화(二瓣花)가 액생(腋生)한 긴 화병(花柄)끝에 3-5개의 꽃이 피는데, 뒤에 황색으로 변한다. 산 속의 나무 줄기나 바위 위에 착생하는데, 자생지였던 제주도·전남의 거문도·흑산도·홍도·경남의 남해도 등에 분포했으나 지금은 자생상태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15년 전 한국난협회에서는 서울 종로 5가에서 풍란과 석곡을 가마니로 사다가 제주산악인들의 도움을 받아 제주도의 천제연폭포 입구 석벽에는 석곡을, 천지연 숲속 나무와 폭포밑 석벽에는 풍란과 나도풍란을 붙여둔 풍란복원사업이 생각난다.

여름철에 낫꼴인 잎사이로 뒷발톱(距)이 매달린 듯이 피는 하얀 6장의 화피로 된 풍란꽃은 참으로 우아하고 그 꽃에서 풍기는 고상한 향기는 그 어느 난향에 비할 수 없다.
 

1978년 제주도 천지연폭포 밑 암벽에 붙인 풍란이 자라고 있는 상태를 1981년에 확인했다.
 

199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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