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단계를 생략한 개구리, 아예 어미의 몸속에서 알을 부화하고 새끼를 키워 내보내는 태생 개구리까지 등장했다.
'알에서 올챙이로 올챙이가 개구리로' 이 공식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영원불변의 공식이 반드시 옳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캔자스 대학의 윌리엄 두엘만 교수는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다니면서 연구한 결과를 '개구리 번식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사이언티픽아메리칸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알-올챙이-개구리'는 다양한 번식방법의 하나에 불과하며 알에서 바로 개구리로 되는 것도 있으며 올챙이를 성체가 될때까지 자신의 위 속에서 키우는 개구리 종류도 있다고 한다.
1758년 독일의 박물학자 로센호프트는 개구리는 알에서 올챙이를 거쳐 성체(개구리)가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지금까지도 만고불변의 진리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두엘만 교수의 신학설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두엘만 교수는 개구리들은 2억년 이상 진화해오면서 자손의 번식방법을 끊임없이 진화시켜 왔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적으로부터 잡혀먹힐 위험이 많은 올챙이 시대를 뛰어넘어 알에서 바로 개구리로 변신하는 방법을 체득한 개구리종(리베리아코모치히키)도 있으며 알 없이 바로 새끼를 배속에서 키우는 태생 개구리(카모노카시)도 있다. 이 개구리는 6주간의 임신기간 중에는 먹이도 먹지 않는다. 두엘만 교수에 따르면 개구리는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동물'이라고 불릴만큼 환경의 변화에 적응을 잘 해왔으며 그 결과 육상으로 진출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한다. 물론 개구리는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동물이지만.
개구리와 두꺼비는 양서류의 무미목(無尾目, Anura)에 속한다. 개구리는 전세계적으로 24과3천8백종이 기록돼 있으나 매년 수십종씩 새로 기록되는 추세라 정확한 것은 아니다. 개구리는 남극을 제외하고는 삼림지대 초지 등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도 분포하는 적응력이 강한 생물이다. 히말라야나 안데스 산맥의 5천m이상의 고지대에도 서식한다. 심지어는 사막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래도 개구리 서식지로 가장 적합한 곳은 열대지방이다. 산타 세실리아라 불리는 에콰도르의 아마존강 유역에는 80여종의 개구리가 발견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개구리가 어떻게 해 육지로 진출했으며 왜 올챙이 단계를 생략했는가 등을 알 수 있는 여러종의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양서류의 알은 어류의 알과 똑같다. 습기가 없다면 견딜 수 없다. 반투과성의 알막도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온대지방의 개구리들이 교미를 수중에서 하는 것도 습도가 변화하는 육지에서는 알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리적인 제약을 받는 개구리가 어떻게 육지로 진출했을까. 아마도 항상 습도가 90% 가까이 되는 열대우림에서는 육지 진출이 한결 수월했을 것이다. 열대우림의 개구리는 알도 습도가 높은 육지에 낳는다.
더군다나 움직임이 전혀 없는 알은 어류나 파충류의 좋은 먹이다. 개구리 알의 보호막은 단백질과 다당류가 풍부해 포식자에게는 아주 좋은 먹이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육상에 진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 밖에 알을 낳아도 올챙이는 물속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올챙이는 개구리처럼 아랫다리가 발달한 성체가 아니므로 포식자로부터의 위험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전략의 하나가 알 단계를 연장하는 방법이다. 이처럼 올챙이를 거치지 않는 '직접발생'을 위해서는 많은 난황이 필요하며 알의 숫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 "직접발생을 하는 개구리는 아메리카대륙에 뿐만아니라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에서도 발견된다"고 두엘만 박사는 말한다. 전세계적으로는 약8백종. 발견된 개구리의 약20%를 차지한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알이 잡혀먹힐 위험을 아예 없애버린 '태생 개구리"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 알이 암컷의 체내에 머무르는 포란기를 거친후 올챙이와 새끼 개구리를 어미가 품는 것이다. 암컷에게는 부담이 크지만 새끼를 보호하는 방법으로는 최고의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