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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뿐만 아니라 눈, 코, 입, 귀, 장기 등을 통해 느낀 여러 감각을 뇌가 종합해 ‘맛있다’라는 판단을 내리면, 우리는 그 음식을 ‘맛있는 음식’이라고 기억하게 된다. 맛은 철저히 공감각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내장 미각
내장에는 입 안에 있는 맛 수용체와 같은 수용체가 있어서 단맛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몸이 단백질과 탄수화물 같은 영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시각
야생에서 정체나 상태가 불확실한 재료로부터 먹을 것을 골라내야 했을 때 시각 정보가 최우선으로 쓰였다. 즉, 음식의 맛을 기대하거나 식별하는 데 중요하다. 이 때 뇌에서 기억하고 있는 맛 정보를 사용한다.
청각
맛을 판단하는 데 청각도 중요한 정보다. 예를 들어, 눈을 가리고 감자칩을 먹게 하면서 감자칩의 소리를 다르게 하면, 같은 것을 먹어도 맛을 다르게 느낀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기억
뇌에서 판단한 맛을 기억한다. ‘맛있다’는 기억이 맛을 더 좋게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나오 보상(도파민)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맛이 없다’고 판단한 음식도 기억하므로 냄새만으로 쉽게 피할 수 있다.
후각
음식의 냄새 분자와 코 안에 있는 후각수용체가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짝이 맞으면 뇌로 신호를 보내 냄새를 인지한다.
촉각
혀 전체에 사상유두(A)가 있다. 미뢰가 없어서 음식의 물성을 느낀다. 단단한 듯하지만 입안에서 쉽게 부서지며 부드러워지거나, 딱딱한 것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때 맛있다고 느낀다.
미각
유곽(B), 심상(C), 잎새 유두(D)도 있다. 그 안에 미뢰가 있다. 미뢰는 미각세포로 이뤄져 있고, 각 세포마다 하나의 맛을 감지하는 맛 수용체가 있다.
조화로운 맛의 ‘끝판왕’ 감칠맛
단백질은 물 다음으로 우리 몸에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의 혀는 단백질의 감칠맛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하지만 단백질 자체는 분자가 너무 커서 맛 수용체가 느끼지 못하고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아미노산을 느낄 수 있다. 끓이거나 발효시켜서 재료 속에 든 글루탐산을 극대화시키는 게 감칠맛의 핵심이다.
감칠맛은 짠맛과 단맛을 상승시키고 쓴맛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감칠맛을 잘 활용했다. 시금치 무침이 쓴맛을 낮추고 단맛을 상승시킨 대표적인 예다. 시금치를 무칠 때 된장이나 간장 같은 장류를 넣거나 발효조미료를 넣는다.
재료를 오래 끓여서 감칠맛 성분이 나오도록 할 수 있고, 오랜 숙성과정이나 미생물 발효 작용으로 단백질을 끊어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이 최대로 나오도록 할 수도 있다.
채소
단백질의 비율이 낮아 글루탐산도 적지만, 10% 이상이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유리글루탐산이다.
고기
단백질 함량이 많아 글루탐산도 많다. 그러나 유리글루탐산은 1%에 불과하다. 그래서 숙성과정을 통해 유리글루탐산양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사탕수수(발효 조미료)
사탕수수를 발효해 발효조미료(MSG)를 만든다. 물에 녹아 나트륨이 떨어지면 천연재료를 끓여 얻은 감칠맛 성분과 동일한 글루탐산이 된다.
콩
단백질 함량이 30% 이상이다. 콩단백질을 발효해 만든 된장과 간장은 감칠맛이 풍부하다.
생선
생선에도 글루탐산이 많다. 발효한 음식으로 한국에는 젓갈이, 서구에는 피시소스가 있다.
해산물, 버섯
글루탐산 외에도 멸치에 풍부한 이노신산(IMP)과 버섯에 풍부한 구아닐산(GMP)이 있다. 섞으면 감칠맛이 증폭된다.
*발효조미료: 발효법으로 만든 양념. 장 이외에도 미생물 발효로 생산하는 글루탐산나트륨(MSG), 핵산 조미료 등이 있다(발효용어사전, 식품과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