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컴퓨터(인공지능)가 비록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할 지라도 전문가시스템 기계번역 펜컴퓨터 컴퓨터바둑 신경망컴퓨터 지능로봇 등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들이 이미 나와 있거나 개발중에 있다.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본격적인 '인공'(人工)의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제임스 와트가 개발한 증기기관은 인간의 근력에 의한 노동을 산업현장에서 밀어낸 매력적인 강철 근육 이었다. 증기기관은 마차를 끈 말의 근육을 대신하였다. 기차를 '철마'(鐵馬)라고 부르는 것은 문사들의 공연한 비유가 아니라 그 옛날 유기체 근육의 동력기관에 관한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인간의 복고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뿐만 아니라 산업혁명 때부터 급격히 발전한 화학공업은 많은 자연산 천연재료를 무기질 자원으로 대치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근육의 대치품을 만들어 내는데 만족하지 않았다. 인간의 모양을 한 지능이 있는 기계, 그러니까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움직이고 듣고 말하는 장치에 눈을 돌린 것이다.
기술이 뒤떨어진 시대에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과 신의 영역에 존재하면서, 민담이나 신화 또는 괴담의 소재로 남아 있었다. 이렇게 자동적이고 무언가 인간과 유사한 행동을 하는 기계인간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노력의 근원은 그리스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움직이고 말하는 신상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실제 그것은 신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사제들의 정교한 조작이었지만 그 비밀은 새지않고 사람들의 신앙심을 굳건히 지켜주었다. 이런 시도는 인류 최초의 인공지능 히트상품(?)을 만들어 내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그 최초의 히트상품이란 그리스 사제들이 만든 성수판매기이다. 이것은 또한 인류 최초의 자동판매기로 기록된다. 원리는 동전의 무게에 의해 그 무게에 비례하여 물이 흘러 나오게 되는 제법 교묘한 장치였다.
경건하고 신비로운 신탁앞에서 많은 사람들은 신에 대한 경외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성수가 조금 부족하게 흘러나와도 그 동전구멍을 주먹으로 치는 불경스런 행동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단지 부족한 성수는 자신의 불성실한 행동을 반추하게 되어 참회의 기도로 이어지게 된다.
이같이 인공적인 생명체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포이에르바하가 일찌기 갈파하였듯이 인간내부에 있는 신의 속성, 또는 신의 경지에 오르고자 하는 인간의 오랜 열망이 투영 된 것이다.
최초의 상품은 체스프로그램
2차대전이 시작되면서 인간의 두뇌를 대신할 수 있는 기계에 관한 요구가 현실적으로 발생한다. 이제는 지능을 기계의 도움으로 확대할 필요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군사전략가들은 전황에 따라 자주 어떤 결정을 내려야했다. 그리고 그 결정에 관계되는 조건이 많아질수록, 그리고 그 결단의 순간이 자주 발생할수록 이전까지 인간이 의존해온 '감'(感)에 의한 결정법이 한계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1952년 '전자두뇌'라고 불리는 기계가 선거의 최종집계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예측하여 미국 국민을 놀라게하였다. 이러한 가시적인 효과에 힘을 얻어 미국내 몇몇 대학, 즉 MIT 카네기멜론대학 스탠퍼드 대학의 열성적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새로운 학문이 탄생한다.
그러나 아직 인공지능이란 단어에 모든 학자들이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기계지능(Machine Intelligence)이라 부르기도 하고 이 분야 초창기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뉴엘과 사이먼은 그냥 '복잡한 처리장치'(Complex Information Processing) 라고 불렀다.
지적인 일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지적능력을 넓혀주는 기계에 관한 이야기는 참으로 솔깃한 것이었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마치 산업혁명시대에 자본가들이 노동자보다 싸게 먹히고 태업이나 파업도 없는 증기기관에 매혹되었듯이.
인공지능 선구자들은 "10년 이내에 인간의 모든 지적인 작업을 컴퓨터가 대신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일상적인 언어의 이해, 퀴즈풀이, 글자인식, 더 나아가 작곡이나 회화와 같은 예술의 영역에도 컴퓨터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인공지능의 이름으로 상품화된 최초의 것이라면 아무래도 체스프로그램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체스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져왔다. 인공지능 초창기에 "모든 프로그램의 지능(?)은 그 프로그램 작성자의 능력을 능가할 수 없다"는 예언이 최초로 깨어진 것이 바로 이 체스프로그램이었다. 자신이 작성한 체스프로그램에 번번히 패한 사무엘 박사의 기분은 매우 얼얼했을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에도 장착이 가능한 체스프로그램의 성공에 힘입어 수많은 인공지능 상품이 나왔다. 그 종류를 살펴보면 지적작업의 조언자로서 전문가시스템, 게임용 소프트웨어, 기계번역, 각종 문자나 물체를 식별해내는 인식시스템, 이를 로봇과 결합시킨 지능형 로봇 등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각종 퍼지 상품도 넓은 의미로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전문가 시스템 : 인간의 지혜를 가진 충실한 조언자 인간 전문가가 지닌 지식과 경험을 컴퓨터가 그대로 전수받는다면 컴퓨터의사 컴퓨터법률가 컴퓨터요리사 등이 가능해진다.
전문가시스템(expert system)은 인공지능 상품의 최초 형태였다. 전문가시스템이란 인간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일을 컴퓨터가 대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창안자는 카네기멜론대학 교수며 1978년 노벨상을 수상한 허버트 사이먼박사다. 사이먼은 "모든 인간의 의사결정에는 비이성적인 결정이 큰 역할을 한다"는 다소 이상한 법칙이 관류하는 것에 큰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몇개의 대수법칙으로 모델링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런 복잡한 시스템의 해석에 가장 적합한 도구가 바로 컴퓨터라는 사실을 방공시스템의 훈련프로그램 개발과정에서 깨달았다.
사이먼 교수는 러셀의 '수학의 원리'(Principia Mathematica)에 있는 몇가지 정리를 증명해 보이는 '논리 이론가'라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것은 비록 조잡한 수준이긴 해도 인간의 고유영역에 인공지능이 처음내린 발이었다. 이후 사이먼은 '만능해결사'라는 프로그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왕성한 의욕을 보였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힘든 과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이먼의 제자인 파이겐바움은 유전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레더버그의 도움으로 유기물의 분자구조를 분석해내는 '덴드럴'(DENDRAL)이란 전문가시스템을 완성한다. 덴드럴은 능숙한 화학자의 솜씨만큼이나, 그러나 그 속도는 십수배나 빠르게 분자구조를 밝혔다. 이제 덴드럴을 사용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이 성공에 고무받아 스탠퍼드대학 의대생인 쇼틀리프는 이 대학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항생제 선택에 관한 조언을 해주는 '마이신'(MYCIN)이란 의학용 전문가시스템을 개발해 낸다. 그 결과 의사의 오진율을 훨씬 밑도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는 더 나아가 의학용 전문가시스템에서 지식부분과 추론부분을 분리하여 추론기능만을 제공해주는 이마이신(EMYCIN)을 개발한다. 이마이신에 넣어주는 지식의 종류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폐결핵 진단시스템이나, 암 진단시스템으로 바뀔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의학용 전문가시스템의 성공은 계속 이어진다. 그중 피츠버그대학 컴퓨터학자인 폴과 내과의사인 메이어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캐두시스(CADUCES)는 야심적인 프로젝트였다. 약 7백가지 질병을 진단해 낼 수 있는 캐두시스시스템은 때론 전문의 조차도 놀랄 정도의 정확성으로 병을 진단해 내었다.
그러나 인간의 질병은 이보다 훨씬 많아 캐두시스에 입력되지 않은 질병에 대해서는 전혀 치료를 할 수 없으므로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않았다. 더구나 여러가지 병이 합병증 형태로 나타날 때는 속수무책이었다.
한편 지질탐사와 석유시추지역 설정 전문가시스템도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시추작업은 1회 작업시마다 수십억원이 투입되므로 각 시추공당 성공률을 1%씩만 증가시켜도 그로부터 생기는 이득이 막대 했다.
명인은 사라져도 전문가시스템이 남아
전문가시스템은 초기의 위세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인간 전문가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하는 데는 실패하였다. 그 이유는 아직도 프로그램화 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우와 상식들이 입력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한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적인 체계에서는 불리했다. 예를 들어 의학 진단에 완전히 '전문가시스템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그로부터 발생하는 의료사고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지식을 제공한 의사인가 아니면 그것을 컴퓨터화한 기사(Knowledge Engineer)인가. 이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상당 기간 동안 전문가의 보조수단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는 달리 최근 전문가시스템은 인간의 지혜를 보존, 정리하는 도구로서 훌륭히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많은 전문가시스템의 범위는 인간 상식을 추월하려는 노력보다는 특수한 좁은 분야, 예를 들면 PCB(인쇄회로기판) 검사라든지, 최적의 부품조립을 위한 조언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넓게 본다면 보다 지능화된 대형 데이터베이스(DB)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코닥사의 주물 시스템 고장진단시스템, NASA(미 항공우주국)의 액체산소탱크 관리 시스템, 우체국의 재고관리시스템 등에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IBM에서는 컴퓨터 회사답게 부품조립 등의 전문적인 작업에 1백개 정도의 전문가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컴파스(COMPASS)란 전문가시스템은 미국에 있는 46개국 전화교환기의 오류를 진단해준다. 일본 NKK 제철은 스케플랜(Scheplan)이란 작업공정 조정용 전문가시스템의 도입으로 연간 70억원 이상의 경비를 절감했다.
미국 GM 자동차회사에는 진동분석계의 명인인 찰리 앵블이 은퇴하면서 자신의 모든 기술을 물려준 컴퓨터 후배 찰리시스템이 있다. 그리고 미국 최대의 식품회사인 캠벌 수프회사의 살균소독 전문가인 알도 시미노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컴퓨터 학자인 스미스와 함께 7개월에 걸쳐서 2백여개의 경험법칙을 담은 전문가시스템을 완성했다. 비록 찰리와 시미노보다는 덜 미더웠지만 회사측에서는 대만족이었다. 이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명인은 사라져도 전문가시스템을 남기게 되었다.
용광로 제어에 활용
국내에서도 전문가시스템은 인공지능을 응용한 최초의 상품으로 등장한다. 중앙대에서는 의사의 오진을 막아주기 위한 의료보조시스템을 개발했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망 운용연구실은 한방 간질환시스템을 선보였다. 자동차 손해배상 판결을 위한 전문가시스템을 시스템공학센터가 발표했고 최근 고려대에서도 이를 개발중에 있다. 금성소프트웨어와 한국과학기술원은 합작으로 자동차 고장진단시스템과 여행자 안내 시스템도 개발했고 쌍용컴퓨터는 세무자문관리시스템을 개발한 바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산업에 가장 성공적으로 사용된 시스템은 포항제철과 그 부설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연구소(RIST) 공동연구로 개발한 고로제어용 전문가시스템일 것이다. 이 시스템은 용광로 내부의 이상유무, 예를 들면 풍압이나 불활성가스의 상태를 약 30분 간격으로 분석하여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포철의 발표에 의하면 이 시스템의 활용으로 연간 6억여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있다고 한다.
(주)서통에서는 전문가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도구인 'AI셸'(AI Shell)을 자체개발하여 상품화하였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 사용중인 전문가시스템은 (표)와 같다.
게임하는 컴퓨터 : 프로기사에 도전하는 바둑프로그램 체스프로그램의 실력은 인간을 능가한다. 그러나 워낙 수가 복잡한 바둑에서는 컴퓨터의 실력이 7,8급을 넘지 못한다. 최근에는 화투하는 컴퓨터도 등장했는데…
게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정신작용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져 왔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하여 체스나 체커 같은 게임을 할 수 있는 기계에 대한 인류의 꿈은 중세시대에도 있었다. 어떤 사기꾼이 돈을 타내기 위하여 키작은 체스선수를 기계 속에 넣어 독일 프레드리히 대왕을 속인 일화는 유명하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서양장기를 두는 연구는 초기 인공지능 연구의 주류를 이루었다. 비록 현재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주 낮은 차원의 인공지능 연구였지만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으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하드웨어의 발달은 인공지능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경험을 통해 배우는 능력은 인간을 영장류로 만든 고유한 능력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게임용 소프트웨어는 주입된 게임기술을 재생시키는 기계에 불과하다.
게임하는 프로그램의 기원은 1947년 일리노이대학의 아서 사무엘교수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사실 체커의 명인도 아니었으며 그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는 기계도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큰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금을 정부로부터 끌어들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사무엘의 노력은 자신이 속한 IBM 뿐만 아니라 유럽에까지 널리 알려졌다.
사무엘이 만든 프로그램의 실력은 일취월장하여 1962년에는 8년간 무패를 자랑해온 코네티컷주 챔피언 로버트 닐리를 가볍게 날려보냈다. 사무엘의 프로그램은 1977년 듀크 대학의 프로그램에 패하긴 했어도 체커 수(手)의 다양함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의해서 자신을 수정하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면에서 본질적인 의미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라 부를 수 있다.
얼마전 91년도 북미 컴퓨터체스선수권대회가 뉴욕의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결과는 딥소트88(DEEP THOUGHT/88)과 메피스토(MEPHISTO)의 공동우승으로 끝났다. 3위는 하이테크(HITECH)란 프로그램이 차지하였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프로그램은 자기 학습능력이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모든 가능한 수를 빠른 시간내에 찾아보기 위하여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체스용 전문칩(VLSI칩)를 사용한 것이었다. 이것은 머리싸움이 아니라 승패(?)에 집착한 완력싸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게임프로그램은 자기 학습능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후에도 러너트의 귀납적 추리법을 사용하는 베이컨(BACON, 추리법을 발견한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이름을 따서)이 개발되었다. 베이컨은 달턴의 원자가설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자료에서 케플러의 제3법칙까지 재발견했다.
인공지능 덕택에 해마다 0.5급씩 늘어
국내에서도 최근 바둑 소프트웨어 들이 발표되고 있다. 체스 같은 게임에서 컴퓨터는 인간을 능가한다. 그 이유는 게임의 수가 바둑보다 간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둑은 모든 가능한 수가 ${10}^{200}$ 보다 크고 패까지 고려한다면 우주에 있는 전체 원자수보다도 많다. 이 모든 경우를 다 뒤져서 한 수씩 둘 수는 없다. 따라서 어떤 지능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인공지능 기법의 발달로 컴퓨터 바둑도 해마다 약 0.5급씩 나아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바둑대회로 유명한 대만의 잉창치(應昌期)씨는 1985년부터 세계 컴퓨터바둑대회도 같이 개최하고 있다. 이 시합에는 각국의 국내 선발전에서 우승한 프로그램이 참가한다. 여기서 우승한 프로그램이 프로기사와 대결해서 이길 경우 10억원을 상금으로 지급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7,8급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개의 컴퓨터 전문가와 프로기사는 프로그램이 프로기사를 이기는 일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한다. 포석단계에서의 미세한 차이, 그리고 변화무쌍한 패와 과감한 사석작전 등을 컴퓨터가 흉내내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일본의 몇몇 학자들은 멀지않은 장래에 그것이 달성되리라 전망한다.
국내에서도 한국기원과 (주)상운의 협력으로 90년부터 컴퓨터바둑대회가 열렸다. 34명의 신청자중 33명이 도중 기권하는 바람에 우승자는 단독출전의 지원호씨(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에게 돌아갔다. 지원호 씨의 '맥' 프로그램은 세계대회를 대비하여 미국인 브루스 윌콕스의 '네메시스'와 대만산 프로그램인 '덴나오웨이치'와 대국할 예정이다.
잉창치 세계컴퓨터 바둑대회는 오는 12월 북경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씨의 프로그램을 분석한 한국기원측의 의견에 의하면 10급 정도의 실력이라고 한다. 지씨의 프로그램에는 실전 정석 5천수와 각종 유행포석 1천수, 그리고 수많은 연습용 사활문제와 다양한 축의 형태가 입력 되어 있다고 한다.
최근 보다 국민적인(?) 오락인 화투도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고 있다. 더구나 화려한 그래픽과 네트워크기능까지 겸비되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런 확률적이고 통계적인 도박게임에서 컴퓨터는 결코 열받는(?) 일 없이 냉혹하게 게임을 치른다.
한 미국인이 컴퓨터 기판을 코트 자락에 숨기고, 키보드는 발가락 아래에, 모니터는 안경테에 액정화면으로 설치하여 라스베기스 도박판을 쓸었다는 얘기는 컴퓨터의 위력을 새삼 말해주고 있다. 도박에서 감(感)이란 순간적인 확률계산에 다름 아니므로 이것은 명확히 계산될 수 있다. 화투판에 노트북 컴퓨터나 팜톱컴퓨터를 지참하고 갈 날도 멀지 않았다. 높은 승률을 보장해주는 화투놀이 프로그램이 완성된다면 인공지능 상품중 최고(?)의 히트상품이 될 지도 모른다.
기계번역 : 언어장벽을 컴퓨터가 무너뜨린다 초기에 기계번역은 일상적인 표현에서 문학작품까지 너무 넓은 범위를 대상으로 잡았기 때문에 실패했다. 최근 기술 무역 국방 등 전문분야에 컴퓨터번역사는 종횡무진 활약한다.
기계번역은 컴퓨터가 출현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1933년에 이미 프랑스와 옛 소련에서 특허가 출원됐다. 1949년 위버는 기계번역의 가능성을 예측하였다.
스푸트니크 쇼크로 인해 1960년대 미국은 소련의 발달된 과학논문을 빨리 읽어보려고 러시아어를 영어로 바꾸는 작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였다. 그러나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기술 낙후로 그 결과는 1966년 ALPAC(자동언어처리위원회)의 부정적인 보고서를 끝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기계번역은 이처럼 한때 위기를 맞이하였으나 컴퓨터 기술의 폭발적인 비약으로 80년대 이후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20세기말로 갈수록 언어장벽은 심각해졌고 기계번역에 대한 필요성은 증대되었다. 이를 일일이 사람이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각국은 경쟁적으로 이 일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독일 지멘스의 메탈(METAL), 프랑스의 제타(GETA), 미국의 시스트란(SYSTRAN) 등은 모두 9개 국어의 번역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수준은 약간의 수작업(2백50단어당 10단어 미만의 수정)이 필요한 정도다.
1985년부터는 통합 유럽의 깃발 아래 대형 기계번역프로젝트인 에스프리(ESPRIT)가 진행 중에 있다. 에스프리는 아예 사람의 음성을 입력하여 번역된 소리를 직접 들려주는 환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국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계번역이 더욱 절실했다. 이로 인해 1970년부터 몬트리올대학에서 TAUM이라는 번역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시아에서는 1970년 홍콩대학에서 먼저 시작하여 현재는 일본에서 크게 발전하고 있다. 교토대학을 중심으로 시작한 일영 논문초록번역시스템은 1985년 완성됐다. 1986년부터는 6년 개획으로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어 등의 번역시스템 개발에 총 70억엔을 통산성에서 투자한다.
일본의 기계번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활발하여 현재 20여개의 상품이 나와 있다. 후지쓰의 아틀라스(ATLAS-II), 히다치의 HIDATS/EJ, 미쓰비시의 메트랄(METRAL), 일본전기의 피봇(PIVOT), 오키전기의 펜시(PENSEE), 리코의 RMT 등이 있다.
기계번역이 힘든 이유는 각 언어의 문법구조가 다른 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서양의 'bread'가 단순히 우리말의 '떡'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것은 상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문제와 궤를 같이한다.
영한번역 90% 성공률 보여
초기에 기계번역의 실패는 너무 넓은 범위(일상적 표현에서 기술논문, 문학작품까지)를 잡았기 때문이다. 기계번역의 이론적 기초는 1958년 촘스키에 의해 확립된 변형생성 문법과 계산언어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한국후지쓰와 시스템공학센터의 합작으로 일한번역시스템 아틀라스I(ATLAS I/JK) 개발을 시작으로, 1988년에는 아틀라스II가 개발돼 지난해부터 상품화되었다. 이 시스템은 약 7만 단어를 기본으로 75% 정도의 번역률을 보여 세계 수준인 95%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번역률은 번역된 전체 문장 중에서 사람이 추후에 조금씩 수정해야 할 문장의 비율로 보통 측정된다. 10억원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국어에 맞는 새로운 방식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번역률은 조금 떨어 진다고 한다.
한국과학기술원과 시스템 공학연구소 합작으로 워크스테이션급 기계에서 동작되는 영한번역시스템 MATES/ET의 시제품도 완료되었다. 이는 약 5만단어로 구성된 영어문장을 90%의 번역률로 소화해 낸다. 이 기술은 대우통신과 삼성전자에 이전될 예정인데 현재 상품화가 한창이다.
서울대에서는 IBM 매뉴얼을 대상으로 한영번역시스템 K-SHALT I과 II를 개발했다. 이는 A4용지 한장 분량의 영어를 약 10분 정도에 번역해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번역률도 약 90%에 달해 세계적인 수준에 매우 가까이 접근해 가고 있다.
기계번역은 부가가치도 매우 높다. 특히 폭발적으로 쏟아져나오는 각종의 기술서적이나 무역, 국방관련 서류를 소화해 내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기계번역이 필수적이다. 또한 번역시스템이 완성되면 국가별로 저장된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의 공유가 가능하므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소설가 복거일씨는 한 토론회에서 다가오는 21세기의 문화를 전망하면서 국제공용어의 등장을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낙관주의가 아닐까 한다. 도리어 인종주의와 민족주의가 갈수록 거세어지는 미래에 다언어 번역기는 더욱 필요 하게 될 것이다.
문자인식 : 휘갈겨 쓴 글씨도 알아보는 펜컴퓨터 키보드 없이 메모지에 펜으로 긁적거리는 행위만으로 컴퓨터에 입력할 수 있다. 또 신문이나 도서관에 쌓인 서적을 컴퓨터 기억장치 속에 자동으로 입력한다.
사람의 음성이나 휘갈겨 쓴 글씨를 인식하는 일은 컴퓨터가 해결해야 할 마지막 과제로 생각되고 있다.
문자를 인식하고 소리를 문자화하는 능력은 인간만이 가진 지능적인 행동이다. 물론 이때의 문자는 매우 다양한 모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별 어려움없이 이를 인식한다. 이제 컴퓨터는 자판 입력 단계에서 벗어나 사람이 사람과 통신하는 방식으로 통하게 된다.
가장 보편적이고 값싼 인공지능을 이용한 상품은 바로 펜컴퓨터다. 우리가 메모지에 긁적거리는 작업만으로 모든 컴퓨팅작업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펜컴퓨터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자판이 없는 컴퓨터는 오랫동안 인류의 염원이었다. 윈도우 시스템을 만든 앨런케이의 의견에 따르면 "들고 다닐 수 없고 배우는데 하루 이상 걸리는 컴퓨터는 도태될 것"이라고 한다. 일명 손바닥 컴퓨터(팜톱, PalmTop)라고도 불리는 이 컴퓨터의 핵심기술은 바로 전자펜으로 쓰여진 필기체 문자를 인식하는 것이다.
펜으로 "김달수의 전화번호?" 또는 "1768x34.67-Sin(12.2)" 라고 쓰면 곧이어 그의 전화번호나 수식의 계산결과가 액정화면에 나오는 일은 상상만 해도 신나는 일이다.
일본 캐논사에서는 AI노트라는 이름으로, 미국 그리드사는 그리드 패드(Grid Pad)라는 상품을 소개하였고 미국의 고(Go)사는 8메가바이트의 메모리를 갖춘 제품을 발표했다. 특징은 모두 조작이 간편하고 몇초간의 소리도 녹음할 수 있으며, 프린터나 팩시밀리와도 연결해 사용 할 수 있다. 무게는 대개 1,2㎏ 내외다.
특히 그리드사 제품은 9개 국어의 글씨를 인식하고 뛰어난 그래픽 기능이 있다. 또 일본 후지쓰사는 은행고객들이 전표에 거래액을 적어 창구직원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컴퓨터에 연결된 입력판에 써넣음으로써 예금 인출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다.
펜컴퓨터의 활용분야는 매우 넓다. 예를 들면 간호사가 병상에서 직접 입력하고 이를 통신망으로 종합하므로 병원업무가 매우 신속해진다. 그리고 경찰의 차량 조회, 음식점에서의 주문, 창고나 서점에서의 재고조사 등에도 매우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차세대 PC로 불리는 펜컴퓨터의 성장은 약간 멈칫거리고 있다. 아직은 '2'와 'Z', 'U'와 'V'를 혼돈하는 등, 90%(10문자중 1문자) 정도의 인식에 머무르는 것이 사용자를 짜증나게 한다. '인식률 100%는 사람과 같은 단계의 의미정보처리까지 가능하므로 작은 용량의 펜컴퓨터에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산수공부를 펜컴퓨터로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원 인공 지능연구센터에서 간단한 산술계산을 펜으로 가능케하는 '산수교사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국민학교 저학년 수준의 계산과정을 단계별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 5년간 개발한 문자인식시스템도 최근 발표되어 주목을 끌었다. 약 95%의 인식률을 보인다고 소개된 이 시스템은 보통의 원고지 수정기호(삽입 단락조정 단어교환 삭제)를 모두 인식하는 기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사진까지 스캐너의 도움으로 입력된다고 한다. 이는 곧 포스데이타에서 제품으로 출하될 예정이다.
또한 상공부와 한국과학재단의 후원으로 연간 6억원의 예산으로 국산 펜컴퓨터가 개발되고 있다. 크기는 A4 용지, 무게는 2㎏ 정도이며, 모든 입력을 펜으로 한다는 것이 목표다.
개인의 필기체 글씨만 아니라 대량의 기록문서를 인식하는 것도 큰 일거리다. 예를 들어 신문기사를 일일이 자판으로 입력하지 않고 카메라로 읽어 입력한다면 능률은 극대화된다. 또는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할 때도 쓰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한국과학기술원과와 삼보컴퓨터, 그리고 인하대학에서 연구를 수행중이다. 현재 인쇄체 문서에 대해서는 95% 이상의 뛰어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법의 도입으로 스스로 연관된 단락 단위로 자르거나, 문서 전체를 인식하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 이것을 이용하면 고정된 형태의 지로용지나 세금계산서, 은행의 출납전표의 자동처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보안장치에 쓰일수 있는 지문자동인식시스템도 시스템 공학연구소에서 1988년에 개발하였다. 이제까지 경찰서에서 지문대조는 숙달된 전문가에 의해서 행하여졌다. 그것은 지문이 찍혀지는 상태에 따라 변형이 심하기 때문에 기존의 기계적인 인식방법으로는 그 인식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다.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 만든 시스템은 1백여개의 특징점(융선, 곡률, 회전형태, 끊어진 점)을 분석하여 12초 내에 한개의 지문을 분석해는데 정확도는 99% 이상이라고 한다.
지능로봇과 신경망 컴퓨터 : 로봇을 조립하는 로봇 신경회로망을 문서인식에 활용하면 인식률을 97%까지 올릴 수 있으며 맹인에게 글을 읽어주는 컴퓨터도 가능하다.
신경회로망 컴퓨터(흔히 뉴로컴퓨터라고 함)는 기존의 하드웨어로 해결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인공지능의 장애물을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준다.
즉 초대규모 병렬처리가 그 구조의 핵심인데 지능로봇, 기상·주가예측, 군사무기 등에 응용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89년부터 4억 달러의 연구비를 들여 신경망컴퓨터 개발에 착수했다. 영국의 한 대학에서는 냄새센서가 달린 신경망컴퓨터가 단 몇초만에 5종류의 알코올을 분리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1백여개의 신경세포를 집적한 칩이 경북대에서 개발되었다. 아직 지렁이의 신경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계에 있지만 멀지않아 약 1백만개의 신경세포를 가진 인공쥐가 2000년대 초에는 나올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신경망 기법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물체나 문자인식은 진일보하게 된다. 서울대 자동화시스템 공동연구소가 개발한 '신경회로망을 이용한 문서인식 시스템'은 인식률을 97% 이상으로 올렸으며 글자를 개별 자·모음으로 분리해내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확률적인 패턴인식법에 비해 다소 속도가 느린 이 시스템이 보다 확장되면 음성정보시스템과 결합하여 맹인을 위한 '글 읽어주는 컴퓨터'로 발전할 수 있다.
버터 바르는 로봇도 등장
뉴로컴퓨터의 하드웨어가 더욱 강해지면 인공지능의 영역은 보다 확대될 것이다.
로봇은 인간보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일할 수 있고 지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경제적이다. 그러나 로봇은 여러가지 다양하고 융통성있는 작업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엄청난 속도로 개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많은 단순작업이 로봇의 손에 넘어가고 있으며 심지어는 로봇의 조립까지도 로봇이 맡아서 하고 있다. 전쟁에서 활약하는 지능로봇은 공상영화에서 보는 것 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집안이나 병원에서 잔심부름하는 로봇이나, 수술시에 의사를 보조하는 로봇이 개발되어 조심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이 로봇은 태엽 감은 인형처럼 목적지를 향해서 무작정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복도의 장애물도 피하며, 어떤 때는 사람들이 지나가도록 기다리기도 한다. 또 배달하는 순서도 알아서 합리적으로 조절도 한다. 체스나 탁구를 하는 로봇도 있고, 심지어 테오로스사는 버터바르는 로봇도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로봇응용 및 유압공학연구실에서 금형연마용 로봇을 제작했다. 이는 수작업보다는 5배 빠르고 일제에 비해서 가공오차면이나 속도면에서 탁월 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센터에서는 CAIRII라는 지능형 로봇을 제작했다. 두개의 카메라, 24개의 초음파센서, 3개의 중앙처리장치(CPU)로 초당 60㎝ 속도로 이동하며 반경 3m 이내의 장애물을 피해간다고 한다. 음향합성기가 달려 있어 '장애물 출현' '목표추적중'같은 간단한 말도 한다. 그러나 아직은 잘 조절된 환경에서만 움직이므로 실용화에는 약간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내년 대전엑스포에서 소개될 조각하는 로봇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김문상박사팀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는 카메라로 잡힌 영상을 분석하여 수준급의 조각을 20분 내외에 만들어 내는 것이다.
더디 가더라도 단단한 길로
인공지능상품은 초기의 열기에 비해 다소 주춤한 상태이고 아직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되지 않고 있다. 그것은 연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완성될 시간을 앞당겨 일반인들의 기대를 지나치게 부풀렸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지금부터라도 황색 저널리즘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기초적인 연구부터 다져나가야 한다. 더디 가더라도 단단한 길로 가야 할 것이다.
아직도 과장된 선전으로 전문 연구진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상품이 더러 있다. 구모델과 본질적으로는 하나도 바뀐 것 없이 '뉴로'니 '퍼지'니 '인공지능' 같은 수식어를 새 모델에 과감하게 붙인다.
어떤 상품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것인지 아닌지를 가려낼 뚜렷한 방도가 아직은 없다. 예를 들어 A사가 B사의 인공지능 상품광고를 허위과대광고라고 고발하였을 때, 그 판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내가 당신보다 더 뛰어난 지능의 소유자요" 하는 말의 진실성을 밝히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인공지능의 상품화는 현대 사회에서 자본주의적 물신을 섬기기 위한 돈벌이 보다는 시급히 그것을 필요로 하는 여러 장애자를 위한 도구로서 사용할 때 비로소 진정한 과학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