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지역을 세분하고 행사를 반복해 데이터를 축적하면 대기오염을 비교 측정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이다.
사회 우선 이번 행사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행사에 참여한 60여명 모두가 이 자리에 모여 서로 의견을 교환했으면 좋겠지만 편의상 뒤에서 도우면서 결과를 분석하는데 참여했던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먼저 이번 행사의 의미부터 말씀해주시지요.
박승 국내에서 처음 이런 행사를 가졌다는데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사실 그동안 대도시의 광공해가 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 사진에, 또는 관측결과로 나타나는지 직접 시험해본적은 없었습니다. 더구나 전국을 동시에 관측해 비교해본다는 것은 엄두도 못냈었지요.
이혁 단순히 별만을 관측한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못 끌었을 것입니다. 요즘 초점이 되고 있는 환경문제와 관련지어서 별도 보고 이를 통해서 우리 지방의 대기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환경처에서 주도해 이와 유사한 행사를 하는 것도 바로 일반 대중에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지요.
조상 문제는 이런 별관측을 통해 부유분진 농도를 측정한다든가 하는 직접적인 오염수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를 두고 과학적인 행사가 아니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가 처음 이 행사를 시작할때 오염수치를 알아내자고 한 것은 아니지요. 그것은 다른 측정 방법으로 가능하므로 다만 이 행사를 통해 도시간의 상대적인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확인하자는 것이었으니까요. 물론 앞으로는 상대적인 차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좀더 객관적으로 행사 방법을 개선해야 되겠지요.
이혁 별관측은 대기오염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기 보다는 광해와 어우러져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오염 정도를 수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역을 세분하면 전국적인 광공해지도는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밤하늘 어디가 가장 어두운가'에 대한 해답도 나올 수 있구요.
사회 요즘 도시 사람들은 별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고 해요. 그만큼 대도시에서는 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 행사를 지켜보니까 서울 등 대도시에서도 시골 하늘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관측지만 잘 찾는다면 웬만한 별, 4등성까지는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 사람들도 포기하지 말고 '별보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가 대기오염도를 간접 측정하는데는 미흡했지만 도시인들에게 '잃어 버린 별을 찾아준다'는 의미에선 대성공였다고 봅니다.
최현 처음부터 일을 추진하면서 도시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궁금했는데 환경처에서 발표한 부유분진 오염도와 대차 없이 관측결과가 나와 '별관측을 통한 대기오염도의 간접 비교'가 설득력을 갖는다고 봅니다. 저희 대학천문회가 전국적으로 연합해서 구체적인 사업을 해보기는 처음인데 이번 행사를 통해 조직력이 더욱 강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일반인들을 참여시켜 공개관측회도 갖는다면 이 행사가 아마추어천문인구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동아일보'와 '과학동아'에 행사 사고가 나가자 참여문의가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조상 그렇지요. 아마추어천문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 사이에 과학하는 마음이 싹트는 것이고 과학자 양성에도 큰 몫을 하게 되겠지요. 요즘 피서지에 가서 아이들과 멋진 밤하늘 한번 제대로 보고 오는 사람이 드문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천상에는 최고의 우주쇼가 펼쳐지는데 지상의 3류쇼 보느라고 정신 없는 경우가 허다 하니까요.
사회 이번 행사의 구체적인 성과는 기사로 작성될테니 여기서는 생략하고 앞으로 이 행사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말씀해주시지요.
박승 앞에서도 언급됐지만 전국을 더욱 세분해 많은 지역을 관측해야 합니다. 그래야 데이터의 공신력도 생기고 비교도 좀더 과학적으로 가능해집니다. 서울만해도 10여군데를 하면 오염도도 세밀하게 차이가 날 것입니다.
이혁 질적으로 행사를 발전시키는 것과 더불어 몇군데서는 초보자들을 모아 공개관측회도 같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사람들은 사진촬영대회도 가져 시상도 하면 더욱 좋을듯 싶습니다. 그러려면 기존 아마추어천문인구가 대폭 늘어나야 되겠지요.
최현 실제로 관측에 들어가보니 아주 구체적인 조건들을 통일시키는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광해를 가급적 줄이기 위해 후드(빛 차단막)를 설치한다든가, 시간을 더욱 늦춰 좀더 좋은 조건에서 관측한다든가, 쌍안경을 고정시키고 누워서 관측한다든가하는 구체적인 측면에서 조건들을 조정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조상 이번이 첫번째이기 때문에 어설펐던 점이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2회 3회가 거듭되면 데이터가 쌓여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매년 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관측을 계속했을 때 변화되는 오염도와 상관관계를 추적한다면 별자리 관측을 통한 간접적인 대기오염도 측정은 매우 과학적인 근거를 갖게될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변수는 날씨의 변화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남기는 하지만요.
이혁 무엇보다도 행사를 하게 되면 그 결과를 가지고 무언가 개선되는 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지방인가는 광해가 심해 항상 밤하늘이 뿌옇게 나와 지방의회에서 결의를 했다고 합니다. 가로등에 덮개를 씌워 하늘쪽으로 가로등 빛이 가지 못하게해 거리는 밝고 밤하늘은 어둡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거리에서는 천체사진을 찍어도 항상 원래의 밤하늘 모습이 나온다고 합니다.
조상 한집에 한등 끄기만 해도 에너지도 절약되고 밤하늘의 별도 제모습을 찾을텐데….
사회 여러 말씀 고마웠습니다. 끝으로 이번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추진해준 동아일보와 과학동아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