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꿈과 탐구심을 길러줄 국립 종합 과학관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대덕연구단지내에 건설중인 국립종합과학관(대전시 서구 구성동 소재)은 현재 건물외양공사를 거의 끝냈고 전시물의 제작설치와 조경 및 부대시설공사를 일부 남겨두고 있다. 개관예정일은 내년 '과학의 날'인 4월 21일.
국립종합과학관의 건립은 지난 81년부터 추진돼 왔다. 70년에 지은 국립과학관 건물이 시설규모가 작고 구조가 전시 및 보존에 부적합한데다 우리 고유의 자연사와 과학기술사를 체계적으로 수집 전시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현 국립과학관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세워졌으나 '제5차 5개년계획'과 맞물리면서 제2국립과학관 건립으로 방향이 선회했다.
82년 종합과학관 건설계획을 수립할 당시 과천 서울대공원부근과 대덕연구단지 2군데가 대상지역으로 물망에 올랐다. 과천지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중들의 이용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었지만, 수도권 기능분산과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명분과 대덕을 과학기술도시화한다는 정책에 의해 대덕으로 결정됐다고.
건축가 김수근씨 유작
국립종합과학관 건설은 2단계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지난 85년 7월에 착공해 내년 개관에 맞춰 마무리되는 1단계 건설은 총예산 4백12억원이 투입돼 부지 5만평, 건평 6천5백여평에 상설전시관 천체관 특별전시관 교육연구관리동 등 4개의 건물이 세워진다. 전시면적 2천1백82평에 자연사 과학기술사 자연과학 기술분야 등 5천9백여점이 전시될 계획이다.
2단계 건설사업은 오는 94년까지 4백24억원을 들여 이미 확보한 부지 3만9천평에 9천평의 건물을 짓고 전자정보통신 생명공학 우주 항공 해양 수산 등 산업기술분야를 중점적으로 발굴 전시한다는 방침으로 있다.
국립종합과학관 건물은 국내 대표적인 건축가 김수근씨(공간연구소 대표)가 직접 설계를 맡아 완성했으나 최근 건물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마지막 유작이 된 셈.
과학관건설의 핵심적인 부분은 역시 전시계획과 전시물의 수집 및 제작이다. 과학관 관계자들도 이 부문에 가장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시계획은 83년말부터 서울대 김봉균교수팀과 과학기술원 연구팀이 2차례에 걸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건물설계를 맡은 공간연구소측과 다시 세부적인 논의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런던과학박물관 뭰헨과학박물관 일본국립과학박물관 등 세계적인 과학관의 전시사례를 연구해 이들에 뒤지지 않는 수준을 갖추면서도 우리 고유의 과학기술을 재현하는 데 역점을 뒀다.
이에 따라 전시설계의 기본방향은 과학기술발달에 기여한 성과물(실물, 유물)을 수집 보존하는 박물관적 역할과 과학기술의 발전과정 및 현재와 미래의 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적 기능이 적절히 조화되도록 촛점을 맞췄다.
또한 1단계 사업에서는 우리 고유의 자연사와 과학기술사를 부각시키고 응용분야보다 자연과학의 원리적 사항에 중점을 두었다. 실물전시 외에 모형 사진 영상 해설 도면 등을 다양하게 구사해 입체적 전시가 되게 한점과, 조립식 판넬을 이용해 경제적이면서도 발전성과를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한점도 내세울만하다.
국립과학관측은 금년말까지 전시물의 80%를 제작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분야별로 보면 자연사(86항목) 과학기술사(43) 자연과학(108) 기술(79) 기타구조물(6) 등 총 3백22개 항목이 전시된다.
자연사분야는 지구와 우주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나눠 대표적인 자연사물 (화석 등)을 전시하게 되는데 실외자연사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전시면적은 4백48평, 전시장소는 3층.
해시계 화포 등 우리 과학기술의 상징적인 유물들을 실물크기로 제작해 전시할 과학기술분야는 3층에 4백26평 규모로 마련된다.
자연과학은 지구과학 수학 물리 화학 생물의 5개 분야로 구분하여 기초과학전반에 관한 내용을 1층에 전시할 예정인데, 전시면적은 3백95평 정도. 기술분야는 화력전기터빈 변압기 원자로 방사능계측기 등 에너지이용과 관련된 실물 및 모형과 각종 전화기 텔렉스 화상전화 광케이블 등 정보통신장비가 1층 4백49평을 차지하게 된다.
첨성대와 플라네타리움
국립종합과학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국내 최초의 국제수준급 플라네타리움(천체관).
안지름 약 23미터, 좌석 3백석의 반구형(半球型) 돔(Dome)형태의 원형극장인 이 천체관은, 신비스런 우주현상과 미래의 우주탐험 및 개발에 관한 영상으로 관람객들에게 '꿈의 세계'를 선사할 것이다.
한편 종합과학관 왼편에는 야외에 실물크기의 첨성대가 만들어져 현대적인 플라네타리움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재 종합과학관 건립에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전시품을 충분히 확보하는 문제. 전체 예산의 50% 정도를 전시물을 구입 제작하는 데 쓰고 있지만 전시공간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립과학관의 이춘섭 연구관리부장은 "개인 단체 또는 산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시물을 제공할 경우 전용 전시관을 따로 마련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91년 5월 대덕연구단지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있는 '국제무역산업박람회'로 인해 종합과학관은 예상외로 확대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박람회준비위측이 3천평규모의 첨단산업전시관을 종합과학관 인접한 위치에 건립할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각 시·도교육위원회에 형식적으로 갖추고 있는 과학관이 전부인 우리 실정에 남부럽지 않는 국제규모의 종합과학관이 더구나 중부권에 생긴다는 사실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