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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홈 스튜디오가 현실로

미디음악과 멀티미디어


컴퓨터로 CD음을 재생시킬뿐 아니라 여러 음을 합성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콤팩트디스크(CD) 수준의 음질을 컴퓨터에서 구현하는 것이 음악분야에서 멀티미디어의 목표다.

영화나 텔레비전 광고에 음악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벙어리 화면을 보며 사람들은 얼마나 답답함을 느낄 것인가.

컴퓨터에서도 음악이나 음향이 나오지 않는다면 '컴퓨터'가 아니란 느낌이 들 정도로 이제 컴퓨터는 음악적 자유를 추구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음악적 표현영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 멀티미디어 세계에서의 음악을 설명하기 위해서 먼저 컴퓨터에서 음악이 어떻게 자리잡아 왔는지를 살펴보자.

컴퓨터를 켜면 먼저 '삐-익'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가 컴퓨터음악이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단순한 소리를 이용하여 초기의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우리에게 신선한 멜로디와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여 주었다.

CD음질 재생하는 「넥스트」

1984년 매킨토시란 컴퓨터가 등장(이 컴퓨터 내부에는 AM 라디오 수준의 음악과 사운드 그리고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다)하면서 사람들은 멀지않아 음악세계도 컴퓨터에 의한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IBM 컴퓨터에서도 확장카드를 이용한 컴퓨터음악이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넥스트(NeXT) 컴퓨터는 콤팩트디스크(CD) 수준의 음질을 제어할 수 있다.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음악 분야에도 미디(MIDI)라는 전자 및 컴퓨터음악에 관한 규약이 만들어져 광범위한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디는 신서사이저와 기타의 전자악기, 여러가지 재생기구들을 디지털화된 신호를 이용하여 음악과 신기한 소리들을 만들고 있다. 컴퓨터에 연결된 디지털 피아노를 연주하면 컴퓨터 모니터 위에 악보가 그려지고, 그 악보들이 다른 악기의 소리로 변환되어 나온다. 이런 기본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영화음악 광고음악 대중음악 등 상품화된 음악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또 동기신호를 이용하여 성격이 다른 기구들 즉 조명기기, 춤추는 로봇의 제어 등 복합적인 시스템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세계에서 음악이 확고부동한 위치를 잡기까지는 컴퓨터용 CD롬의 역할이 켰다. CD롬은 대용량의 저장기능과 빠른 속도를 무기로 음악과 화상을 전달해 멀티미디어 세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면 컴퓨터에서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다른 악기나 기구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사용되는지 살펴보자.
 

신서사이저와 미디인터페이스, 컴퓨터 등으로 구성된 홀스튜디오


개짖는 소리로 노래 만들어

음악인들은 컴퓨터와 미디를 이용하여 음악을 만든다. 미디는 신서사이저 전자악기 컴퓨터 및 여러 재생기구들을 종합적으로 연결해준다. 즉 미디는 전자악기와 신서사이저들을 디지털 기술로 조종함으로써 실현되었다.

많은 신서사이저들이 미디 인터페이스를 갖추게 되고 또한 싼 가격의 스튜디오 장비들이 보급되면서 '홈스튜디오'라는 용어가 현실화되고 있다. 예전에 음악 전문 스튜디오에서 행하여지던 대부분의 작업(목소리 녹음에서 영화 음악 반주까지)들을 미디를 이용하여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보통의 미디 장비는 16채널을 지원하고, 일반 컴퓨터는 이것의 두배인 32채널까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발표된 매킨토시 인터페이스인 '미디 타임 피스'는 한대로 1백28채널까지 지원하고, 연결해 사용할 경우 5백12채널까지 쓸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채널이 왜 필요한가 의문을 느낄 지도 모르지만, 아날로그 악기를 전자적으로 재현할 때는 음색 하나를 하나의 채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 고급 기타나 신서사이저의 경우는 6채널을 지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요즘 미디는 단순한 악기 연결 뿐 아니라 효과기의 조종 또는 믹싱(음혼합)에까지 쓰이고 있다.

샘플링은 아날로그인 소리 데이터를, 인간의 귀를 속일 정도로 잘게 나누어 거의 원음에 가깝게 재생하는 작업을 말한다. 가정용 CD는 이러한 방법으로 음악을 녹음하였다가 재생하는데 1초에 4만4천 이상의 수치로 아날로그 음원을 샘플링한다.

이렇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다루려면 컴퓨터가 엄청난 속도를 가져야 한다. 실제 CD 음질의 샘플링이 가능하려면 특별히 아날로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칩이 필요하다. 이러한 칩으로 유명한 것이 DSP56001인데, 넥스트 컴퓨터는 본체에 이 칩이 들어 있다.

매킨토시 컴퓨터는 CD 수준은 아니더라도 AM 라디오 이상의 샘플링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맥레코더라는 장비를 이용하여야 했다. 그러나 요즘 나온 새로운 모델들은 입력장비와 마이크를 내부에 갖추고 있다. 하여튼 맥레코더 또는 새로운 매킨토시를 이용하면 여러가지 좋아하는 음악 또는 목소리를 컴퓨터에 기록할 수 있다.

IBM 호환기종은 새로 나온 보드인 오디오 캡처와 플레이백 어댑터를 이용하면 비슷한 작업을 할 수가 있다. 이러한 장비들의 공통점은 컴퓨터가 아날로그 형태의 정보인 소리를 다룰 수 있게 디지털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샘플링 기술이 실용화되기 전에는 오실레이터 필터 앰프 등을 이용하여 소리를 만들었다. 이것들을 악기로 보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감이 있지만 여러가지 노력으로 최대한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기에 힘을 기울였다.

반면 요즘 신서사이저는 샘플링 기술을 응용하여 원음과 거의 차이없는 소리를 재생하고 이것을 가공하기도 한다. 샘플러를 이용하면 개짖는 소리 하나를 가지고도 노래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실례로 바이올린 소리를 처음에는 샘플된 소리에서 시작하여 부드럽게 합성된 떨리는 음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음질의 소리를 메모리를 적게 쓰면서도 만들어 낸다. IBM기종의 경우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지만, 사운드 블러스터와 같은 보드를 이용하면 오히려 더 강력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롤랜드 커즈와일 코르그 등 대부분의 악기회사에서는 자사의 유명한 키보드에서 건반 부분이 빠진 싼 가격의 음원 모듈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러한 모듈들은 미디를 통하여 연결되고 제어되는데, 작업을 할 때 모듈은 여러 개 있어도 키보드는 하나만 있으면 작업이 가능하다.

주목받는 광디스크

멀티미디어의 세계에서 음악의 역할은 날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설명과 더불어 나오는 배경음악은 현재에도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새로운 음악소스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필요한 음악을 자신이 다 만들어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 CD 레코드 카세트테이프 등 미리 녹음된 음악자료를 많이 구할 수 있지만, 이것들을 가지고 편집이나 나름대로의 음색배열은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미디는 연주 데이터가 있다면 자기 나름대로의 악기 편성과 속도, 그리고 곡 자체에 대한 편집까지 하여 자신의 필요에 맞게 바꿀 수 있다.

IBM기종에서는 최근 AVC라고 하는 통합적인 멀티미디어 체계가 발표되었는데, 이를 이용하면 완벽한 멀티미디어 환경이 가능해진다. 이 프로그램내에 포함되어 있는 사운드기능에는 샘플링 레코딩과 플레이가 동시에 가능하다. 또한 프리젠테이션중에 미디 데이터의 연주도 가능하다.

몇가지 프로그램들은 특별히 영화나 비디오 작업에서 음악과 특수음향 효과들의 삽입을 도와준다. 오프코드의 큐, 그리고 패스포트 디자인의 클릭 트랙이 그런 작업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인데, 다른 시퀀서 프로그램과는 달리 영상매체와의 연결 작업쪽에 비중을 두고 프로그램이 사용된다.

디지털 샘플링 기술은 막대한 디스크 용량을 필요로 한다. 만약 CD 수준의 녹음을 하려 한다면 60분 짜리 녹음에 6백메가바이트의 디스크 용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최근 이 분야에는 휴대용 하드디스크가 많이 사용되는데, 용량 확장의 용이성과 가격 하락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한 장의 카트리지로 4분 정도 녹음하는 것이 가능하다. 새롭게 주목받는 장비로는 3.5인치 크기의 광디스크 드라이브(ODD)가 있다. 지금까지의 광디스크 드라이브는 그 속도가 느려 샘플링시 녹음에는 사용되지 못하였지만, 3.5인치 드라이브는 빠른 속도를 보여 디지털 오디오 분야에서 주목받는 장비가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만든 베토벤교향곡 9번. 합창교향곡의 각 부분을 관련 악기나 악보와 함께 들을수 있다.


음악과 사진을 함께 보내

이제까지 언급한 컴퓨터 음악의 흐름은 지금 막 태동하기 시작했거나 기껏해야 몇년사이에 이루어진 혁명이다. 멀티미디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컴퓨터에서 미디 혹은 컴퓨터음악만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가 어려워졌다.

컴퓨터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거기다가 컴퓨터로 합성한 음성이나 음향, 그리고 음악을 삽입한 영화가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악기를 연결하거나 여러 오디오를 연결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음의 세계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보다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음성을 저장하여 음악과 함께 자신이 작성한 워드프로세서 자료를 본다고 생각해보라. 아마 생각만으로도 신이 날 것이다. 이런 일들이 우리 곁에 다가온 멀티미디어에서 가능한 일이다. PC통신으로 편지를 친구에게 보내는데 자신이 만든 음악과 내용을 자신의 사진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1992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백성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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