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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들의 '두뇌올림픽' 수학 물리 화학 정보 올림피아드 참가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한국국제과학올림피아드 위원회가 최근 발족됐다.

얼마전 '미국 과학재단이 세계 20개국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과학 학력평기를 해본 결과 우리나라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가 나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결과만 놓고 자랑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당시 시험 문제가 우리 출제방식과 비슷한 객관식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해(90년) 북경 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우리 학생들은 꼴찌에 가까운 32등(54개국중)에 머물렀다. 이 결과는 오히려 우리 수학 과학교육이 암기 위주의 파행적인 형태로 실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과학에 소질이 있는 영재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국제 과학올림피아드 대회참기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한국국제과학올림피아드 위원회'가 최근 한국과학재단에 설치됐다. 학계 언론계 정부 관련단체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매년 열리는 수학 물리 화학 정보 등 4개 국제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의 선발과 훈련 및 이에 따르는 제반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이 위원회의 권원기 위원장(58·한국과학재단 사무총장)을 만나 국제과학올림피아드의 현황과 우리나라의 참여계획 등을 들어 보았다.


한국국제과학올림피아드 위원장 권원기
 

화학·정보 올림피아드 올해 첫 참가

-국제과학올림피아드는 어떤 성격이며 어떤 대회들이 있는지요.

"국제과학올림피아드는 세계 각국의 중고등학생들이 모여 이론과 실험을 통해 실력을 겨루는 청소년들의 '두뇌올림픽'이라 할만합니다.

이 가운데 국제수학올림피아드가 가장 오래됐습니다. 1959년 루마니아가 소련 불가리아 동독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국가들을 초청해 실시하면서 시작된 이 대회는 67년 유고대회때부터 서유럽국가들이 대거 참여, 세계 규모로 확대되었고 지난해 스웨덴대회에는 무려 56개국이 참가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은 이틀동안 모두 6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한 문제당 90분씩 시간이 주어집니다. 문제마다 고도의 창의력과 분석력이 요구됩니다.

국제물리올림피아드는 1967년 폴란드에서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폴란드 등 5개국이 참여해 처음 치루어졌는데 이 대회도 74년 서유럽국가들이 참가하면서 확대되어 지난해 쿠바대회에는 31개국이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참가학생들은 이틀간 이론 및 실험문제를 통해 실력을 겨루는데 첫날은 이론 4문제 둘째날은 실험 1문제를 각각 풀게 됩니다.

국제화학올림피아드는 1969년 체코에서 폴란드 체코 헝가리 세나라가 모여 첫대회를 열었고, 74년 서유럽국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하여 지난해 폴란드대회에는 30개국이 출전했습니다. 대회 형식은 물리와 비슷하지요

국제정보 올림피아드는 유네스코 주관하에 개최되는 소프트웨어경진대회인데 1989년 불가리아에서 첫대회가 열린 이후 지난해 그리스대회에는 23개국이 참여했습니다. 대회 형식은 문제를 주고 한정된 시간내에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컴퓨터프로그램을 짜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자주 열리는 컴퓨터(PC)경진대회와 비슷합니다. 특히 정보올림피아드는 각국의 중고등학교 컴퓨터교육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비교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외에 헝가리 등 일부 동구권에서는 생물올림피아드도 개최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보는 아직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참가했으며 그동안 성적은 어떠했나요.

"수학올림피아드는 88년 호주대회때부터 참가해 지난해까지 4회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화학과 정보올림피아드는 지난해 처음 옵저버로 참여했으며 올해부터 정식 대표단을 보낼 계획입니다. 물리올림피아드는 올해 옵저버로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성적은 참가 50여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30위 전후를 맴돌았으나 지난해 스웨덴 수학올림피아드에서 56개 참가국중 17위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지난 4년간 참가경험을 발판으로 우리 학생들이 점차 더나은 성적을 올리리라 기대됩니다."

사실 지난 90년 북경대회에서 32등이란 참담한 성적을 거두자 중고등학교 수학교육에 대한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비판 여론이 드높았다. 학문수준이 뒤떨어지는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면 꼴찌에 가까운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 때문이었는지 지난해에는 대한수학회를 중심으로 강도높은 훈련을 거듭한 결과 대회참가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과학올림피아드에 출전할 학생의 선발과 훈련과정은 어떠한지요.

"대표선발은 국제대회 참가 1년전(매년 7월경)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 과학경시대회와 컴퓨터경진대회에서 대표선수의 5~8배수로 1차 선발합니다. 국내대회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계절학교(여름 겨울방학을 이용)를 통해 일정 장소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이를 이수한 학생은 계속해서 통신을 이용한 통신 교육과 그 학생이 소속된 학교의 지도교사에 의한 별도 교육을 받습니다.

이렇게 각 과정을 이수한 학생과 교육위원회, 각 학회가 추천한 우수학생들이 모여 올림피아드 출전 3개월전(매년 4월경)에 최종 선발 시험이 치루어지고 여기서 선발된 학생들이 3개월동안 주말교육을 받은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요."

국제올림피아드에 출전할 대표의 수는 수학이 6명, 물리가 5명, 화학과 정보가 4명씩이다. 주관기관은 대한수학회(수학) 한국물리학회(물리) 대한화학회(화학) 한국정보과학회(정보)가 분야별로 맡고 있다.


지난해 스웨덴 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한국대표단
 

2000년 수학올림피아드 국내 개최

올해 대회는 모스크바(수학, 7월중순) 핀란드 헬싱키(물리, 7.5-13) 미국 피츠버그(7.10-22) 독일 본(정보, 7.12-21)에서 각각 열리게 된다. 다만 모스크바대회는 독립국연합(구 소련)의 국내 사정으로 대회일자가 아직 잡히지 않아 개최 자체가 약간 불투명하다. 우리나라는 올해 수학 화학 정보 분야는 대표단을 파견하고 물리는 옵저버로 참가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과학올림피아드위원회의 활동방향에 대해 말한다면...

"과학재단은 그동안 대한수학회를 통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할 예산만 지원하는 소극적인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과학기술선진국이 되려면 무엇보다 인력양성이 중요하기때문에 과학올림피아드 참여를 통해 과학영재를 조기에 발굴, 훈련시키는 일에 적극 뛰어들게 됐습니다.

또한 과학올림피아드를 통해 입시위주의 암기식 중고교 수학, 과학교육이 창의력과 사고력, 분석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교육이 활성화되어야만 우리도 노벨상에 한번 도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오는 2000년 41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이 대회의 준비를 한국국제과학올림피아드 위원회가 맡아야 합니다. 위원회는 올림피아드업무외에 과학영재교육에 관한 연구와 정책 건의도 할 계획입니다."

과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학생들 뿐 아니라 국내 수학 과학경시대회에 입상한 학생들에게도 대학입시에 필기시험면제 또는 가중치적용의 혜택이 주어진다. 92년 입시에서 과기대 포항공대를 포함해 전국 23개 대학에서 이러한 혜택이 주어졌으나, 과학영재들이 많이 도전하는 서울대에 이러한 규정이 없어 아쉽다며 권위원장은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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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김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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