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아카데미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을 발표한 지난해 10월 미국 MIT대학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시상식이 열리고 있었다. 과학적으로 불명예스런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 '반(反)노벨상'이 수여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행사는 MIT박물관과 한 잡지사가 기획했다. 먼저 이 잡지의 마크 에이브러험 편집장이 '결코 실현시킬 수 없는 작업'을 한 수상자들을 한명씩 발표하고 이들의 업적을 설명했다.
반노벨상 화학부문 수상자는 프랑스 국립보건의약연구소의 자크반 베니스트로 발표됐다. 그는 1988년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물은 그 속에 녹아있는 물질에 대한 기억(memory)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문 반노벨상은 댄 퀘일 미국 부통령에게 돌아갔다. 그는 시간과 자원을 낭비함으로써 진정한 과학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호명됐다.
물리학상 수상자로는 MIT의 토마스 킬이 선정됐다. 그는 '저널'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존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하나의 중성자와 8개의 보조 중성자 그리고 35개의 부(副)중성자 (viceneutron)와 2백56개의 보조 부중성자로 구성돼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나중에 실제 자신은 그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그 논문에는 그의 사인이 표시돼 있었다.
반노벨평화상은 로렌스 리버모어연구소 에드워드 텔러에게 돌아갔다. 원자폭탄의 개발자이자 SDI(전략방위계획)의 주창자기도 한 그를 에이브러험은 '평화의 의미를 뒤바꾼 사람'이라 불렀다. 수감중인 본드 취급자 미첼 밀켄이 경제부문 수상자로 결정됐으며, '신의 마차'(Chariots of the Gods)라는 작품을 써 '외계인이 선사시대에 지구를 방문했다'고 주장한 에릭 대니켄이 문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상의 최고적임자는 유타대의 스탠리 폰즈와 사우스햄턴대의 플레이시먼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상온핵융합이라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나, 검증결과 이 현상의 재현에 실패하자 더이상 진전된 연구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수상은 일단 내년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