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의 한 아저씨가 개발해 PC통신의 공개자료실에 슬쩍 넣어둔 자료관리 프로그램이 날이 갈수록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금년 봄부터 케텔(KETEL)이나 PC서브의 공개자료실에 슬그머니 등장한 프로그램 '델타'(Delta)가 컴퓨터사용자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이라면 으레 디베이스를 연상하던 사람들은 델타를 통신망으로 받아서 한번 써본 후에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이 있다니'하며 깜짝 놀란다.
더구나 이 프로그램이 누구나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인데다 그 개발자가 환갑을 앞둔 57세의 아저씨(?)라는 사실을 알고는 재차 경악을 금치 못한다.
현재 3.2판까지 나와있는 델타 프로그램의 개발자는 주준호씨. 그는 현재 을지로 6가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전국의 미군부대 피엑스(PX)에 보낼 상품관리업무를 맡고있는 직장인이다.
그가 PC를 처음 대한 것은 9년전 당시 고3이던 큰아들의 대학입시공부에 혹시 도움이 될까봐 50만원의 거금을 주고 8비트 애플기종을 구입한 데서 비롯된다. 아들 입시공부에는 무용지물이 됐지만 직장에서 디베이스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미군 동료를 만나 컴퓨터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청계천 세운상가를 헤매며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델타(delta)란 이름은 델타포스(Deltaforce)란 미군 특수부대의 이름에서 따왔다. 디베이스가 뛰어난 프로그램이지만 한글을 사용하는데 많은 불편함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가 특수부대처럼 '안되는 것이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명함관리에서 자료관리 약속관리 등 PC사용자가 영어를 모르더라도 충분히 한글로 그 뜻을 파악하고 사용할 수 있게하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델타는 클리퍼(Clipper)라는 좀 생소한 언어로 짜여져 있다. 일반인들은 잘 쓰지 않지만 "사용설명서 없이도 한번 해보면 다 될만큼 쓰기 편리한 언어"라고 주준호씨는 클리퍼를 극찬한다. 실제 델타는 1백여개의 모듈로 구성된 제법 큰 프로그램.
응용프로그램이 10가지도 넘어
데이터베이스란 자료를 공통된 필드(항목)로 나누어 저장하여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어느 모임의 회원명부를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한다면 이름 주소 나이 전화번호 회비 등을 필드로 나누어 작성하여 필요에 따라 각 필드를 적절히 이용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면 어느 지방에 사는 성씨가 아무개이고 나이가 몇살에서 몇살까지인 회원의 명단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같은 것도 만들 수 있다.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는데도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 효과적인 재고관리를 할 수 있고 제때에 부족한 상품을 보충할 수 있다.
델타는 데이터베이스 운영을 쉽게 한다. 화면에 나와 있는 데이터베이스의 기능항목을 엔터키로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선택이 잘못될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선택이 잘못되면 어디가 틀렸는지가 화면에 나타난다. 안내에 따르기만 하면 원하는 자료관리를 할 수 있다.
'생성'을 선택하면 데이터파일의 틀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파일 이름을 입력하고 화면에 나오는 필드이름 가운데서 필요한 필드를 선택하면 된다. 미리 만들어진 필드에는 영문과 한글의 필드이름이 들어 있고 필드의 길이, 타입 등이 미리 정해져 있다.
데이터파일의 틀을 만들었으면 자료를 입력할 차례다. '입력'을 선택하여 화면에 출력된 양식대로 자료를 입력한다. 잘못된 입력은 '수정'에서 고친다. 수정에서는 메모필드의 내용도 수정 또는 추가를 할 수 있다.
자료입력이 되었으면 '편람'을 실행한다. 이 편람은 델타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능중의 하나다. 편람에서는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필드의 수가 많거나 자료가 많을 때는 화살표키를 사용하여 화면 밖에 숨어 있는 자료를 볼수 있다.
'정렬'을 선택하면 데이터파일을 원하는 필드의 순으로 정렬할 수 있다. 정렬을 오름차순이나 내림차순으로 할 수도 있다.
'인쇄'에서는 선택한 데이터파일을 용지의 가운데에 인쇄한다. 프린터가 없을 때는 텍스트파일에 출력한다.
'검색'에서는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다. 검색은 데이터파일에 있는 어느 필드에서나 할 수 있다. 찾고자하는 내용의 일부만 입력하여도 검색이 된다. 메모필드도 검색할 수 있다.
'글틀'에서는 편지나 간단한 문서를 작성한다. 확장자별로 파일을 선택하므로 파일이름을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읽고 있는 편지를 프린터에 인쇄할 수 있고 삭제도 한다. 도스 파일이름 대신 문서의 제목으로 글을 쓸 수 있다. 메일 머지를 사용하면 전화번호부에 있는 이름 주소 우편번호 등 작성하고 있는 문서에 옮겨진다.
델타에는 데이터베이스 기능외에 일정관리, 디스켓관리, 계산기, 명함관리, 우편번호찾기, 세계의 시간, 전광판, 음악연주, 가계부, 케텔이나 PC서브의 자료부록을 테이터파일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 들어있다. 한마디로 PC사용자가 원하는 초보적인 모든 것이 델타프로그램속에 녹아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