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글과 그림을 동시에 처리하고 DTP(탁상용출판)시장에도 도전한다.

워드프로세서는 누구나 한번쯤 사용해 본 소프트웨어로 컴퓨터 문외한을 포함해 엄청난 잠재고객층을 갖고 있는 분야다. 현재 국내에는 10여종에 달하는 워드프로세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업무에 맞는 워드프로세서를 구입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셈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의 목적에 맞는 워드프로세서를 선택하는 일은 온전히 사용자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글만을 입력할 것인가, 아니면 글과 그림까지 처리할 것인가의 선택기준과 더불어 입력 출력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출력되기전 모양을 잡아볼 수 있는 조판작업까지 워드프로세서에 맡길 것인가를 선택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한글2000'으로 일반인에 알려지기 시작한 한컴퓨터연구소는 이후 '쪽박사' '사임당' 등 그래픽 워드프로세서를 발표한 바 있고, 이외에도 폰트 제작프로그램인 '글꼴박사', 현수막 제작 등 큰 글자를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인 '걸개박사'를 주요 상품으로 내놓았다. 최근에는 옴니테크에 매직카드라는 하드웨어를 사용해 글자꼴이 미려하게 출력되는 프로그램인 '붓글씨'를 공급한 바 있다.

금년 1월에 선보인 그래픽 워드프로세서 사임당은 그래픽 모드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텍스트 모드에서 돌아가는 여타 워드프로세서와 비교되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장점으로는 글과 그림을 동시에 처리하기 수월하다는 점과 소프트웨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제한된 폰트외에 다양한 글자모양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래픽 모드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과 메모리를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도 지적할 수 있다.

그래픽 모드를 기반으로 하는 사임당은 AT이상의 시스템에서 운영되며, 3.5MB의 메모리를 차지한다.
 

그리스어 히브리어 추가

사임당의 대표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는 다단편집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것으로 최대 4단까지 편집이 가능하므로 회지 주보 사보 등 간이 DTP(탁상용 출판)용으로 적합한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영문의 w와 i같이 문자폭이 서로 다른 폰트를 가변문자폭(VWF, Variable Width Font)이라는 기능으로 지원함으로써 엉성한 글자꼴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기본 폰트로는 시스템체(샘물체)를 비롯해, 명조체 고딕체 굴림명조 그리고 한양대 김정수 교수가 제작한 새한글 본체 새한글 멋체 새한글 꽃체가 있고, 김영석씨가 제작한 파도체 등 다양한 한글폰트를 지원하고 있다. 사임당이 지원하는 외국어는 옛한글(한글 포함)을 비롯해 일본어(히라가나 가타카나), 러시아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나라 국어를 유럽어라는 한 항목으로 조합해 사용할 수 있게 해서 모두 18개 국어가 가능한 셈이다. 여기에 1.2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그리스어 히브리어가 추가됐는데, 이는 사임당 사용자중 신학을 전공하는 이형규씨가 제작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이 두문자를 지원하게 되어 성서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업무성격상 도표와 선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임당은 선그리기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즉 선 항목에 4가지 선의 굵기, 8가지 선의 종류가 메뉴로 마련돼 있고, 선그리기를 실행하면 다시 선의 윤곽 및 모양을 결정할 8가지 선의 종류가 마련돼 선그리는 속도를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에는 이 기능의 폭을 넓히기 위해 로터스 123와도 호환성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사임당은 특히 다른 프로그램에는 없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파일관리와 함께 메일머지 책만들기 등 인쇄에 관계된 전용 유틸리티를 제공하고 있다. 사임당 책꽂이(sdesk)를 이용하면 여러 개의 파일로 이루어진 것을 하나로 통합해 인쇄할 수 있는 책만들기라는 항목이 있어 메모리 제약에 따른 장문 글편집의 불편함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배려해 놓고 있다. 특히 메일머지 기능은 같은 내용의 서신을 수신인과 약간의 문구만 바꾸어 인쇄하므로 작업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디베이스 파일을 직접 읽어 메일머지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임당은 글과 그림을 동시에 지원하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마우스를 지원하며, 스캐너로 그림이나 사진과 같은 이미지 그래픽을 불러들일 수 있는 등 그래픽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블럭내의 숫자를 연산자를 이용해 계산할 수 있으며, 계산치를 클립보드(clipboard)에 저장해 본문에 직접 삽입가능하다. 이렇게 작성된 도표에 블럭을 잡아 8가지 그래프중 하나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그래프를 그려주는 기능과 국내에서는 최대규모인 5만자가 등록되어 있는 한자사전을 제공하고 있다.

한컴퓨터연구소는 휴렛팩커드 프린터용으로 사임당 특별 버전을 휴렛팩커드에 이미 납품했으며, IBM OS/2용 워드프로세서도 제작중이다. 이와 함께 92년 초에는 컬러지원 XMS(연장메모리) 지원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2.0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