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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원자핵의 12개 핵자가 기본단위?

가속기 실험으로 정체 드러내는 원자핵 구조

방사능붕괴의 결과 생성된 알파입자의 존재가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됐다.
 

소립자를 충돌시키는 가속기실험
 

원자핵은 우리가 이제까지 생각한던 것 이상으로 복잡할 가능성이 있다. 핵자(核子)로 불리는 원자핵 속의 양성자와 중성자는 지금까지 껍질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클러스터(cluster) 중에 배열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 된 것이다.

영국 버밍검 요크 옥스포드 등 각대학의 물리학자들은 원자핵내의 클러스터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소립자물리학 연구에는 일반적으로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실험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립자를 충돌시켜 원자의 기본골격이 되는 새로운 소립자의 존재를 실증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 소립자가 어떻게 결합하여 물질을 형성하는가 하는 문제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연구에 사용되는 핵구조장치(NSF)는 이온빔을 창출해 그것을 표적으로 입자를 가속한후 이것을 계속 충돌시켜 여기(勵起)상태의 원자핵을 만들어 낸다. 과잉된 에너지는 이러한 여기원자핵을 파괴한다. 이렇게 충돌에 의한 방사능 파괴생성물을 연구함으로써 여기 원자핵의 진동, 회전상태를 계산할 수 있다. 원자핵분해의 연구는 19세기 방사능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방사능붕괴의 한 형태로서 불안정한 원자핵이 알파입자(헬륨 원자핵)을 방출하는 타입이 있다. 두개의 양성자와 두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이 소립자의 존재는 원자핵내에 어떤 새로운 내부구조가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알파 클러스터의 조사로부터 원자핵구조 연구를 시작했다. 그들은 원자핵내에서 알파입자와 비슷한 입자클러스터를 탐색하여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가령 산소원자 핵(${0}_{16}$)은 탄소원자핵(${C}_{12}$)과 알파입자의 조합으로 보여진다. 플루오르원자핵(${F}_{18}$)은 질소원자핵(${N}_{14}$)과 알파입자의 조합이고, 네온은 산소원자핵과 그 주변을 도는 알파입자의 조합이라는 것이다.

이 현상은 이때까지 핵물리학이 남겨두었던 미해결문제, 즉 탄소원자핵이 충돌할 때 관측되는 특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연구소에서 행해진 이러한 실험을 통해 과학자들은 원자핵의 상태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탄소원자핵을 충돌시키면 어느 순간 서로 다른 궤도를 도는 두개의 원자핵을 가진 수명이 짧은 중간체가 만들어진다. 이 중간체는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와 비슷한 점이 있어 '원자핵분자'라 명명됐다.

원자핵분자의 수명은 ${10}^{-20}$초. 핵자가 원자핵을 가로지르는 시간이 ${10}^{-23}$초임을 생각하면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다. 원자핵분자의 이러한 비교적 긴 수명은 이들 분자가 원자핵구조의 기본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두개의 탄소원자핵이 서로 통과하는데는 ${10}^{-20}$초도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가속기 실험으로 에너지의 존재를 알 수 있을 뿐, 운동방향을 가진 입자를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원자핵 분자 분해물의 측정 결과 ${C}_{12}$의 12개 핵자는 원자핵구조의 기본단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더욱 큰 원자핵을 가속시키고 이것을 충돌시켜 분해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했다.

버밍검과 옥스포드의 과학자들은 마그네슘원자(${Mg}_{24}$)로 눈을 돌렸다. 만약 12개의 핵자가 기본 단위를 구성한다면 마그네슘원자 핵은 두개의 탄소원자핵을 결합한 원자핵분자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야할 것이다. NSF에서의 실험은 바로 이것을 증명했다. 충돌한 마그네슘 원자핵은 대칭분열을 일으켜 두개의 탄소원자핵으로 된다. 여기서 여기된 마그네슘원자 핵은 두개의 탄소원자핵의 합병으로 만들어진 원자핵분자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과학자들은 앞으로도 가속기실험을 통해 원자핵의 비밀을 계속 밝혀갈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알아낸 가장 확실한 사실은 원자핵에 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1991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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