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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목덜미에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

제25회 기상사진전 수상작

“먹구름 한 장이 머리 위에 와 있다. 갑자기 사면이 소란스러워진 것 같다. 바람이 우수수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삽시간에 주위가 보랏빛으로 변했다. 산을 내려오는데 떡갈나무 잎에서 빗방울 듣는 소리가 난다. 굵은 빗방울이었다. 목덜미가 선뜩선뜩했다. 그러자 대번에 눈 앞을 가로막는 빗줄기….”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서 비는 소년과 소녀의 보랏빛 낭만이었다. 머리카락으로 뚝뚝 흘러내리는 빗방울은 흑백사진 속의 추억 마냥 따뜻했고, 새근거리는 숨소리는 빗소리와 섞여 달콤한 변주곡이 됐다. 그러나 짙은 먹구름이 입김을 내뿜는 곳이 회색빛 도시일 때는 상황이 다르다. 아슬아슬하게 솟은 빌딩숲 사이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면 도시는 숨죽인 짐승처럼 고요해진다. 들리는 것은 오직 빗소리이며 오가는 인적도 뚝 끊긴다.
 

수km의 좁은 지역에 집중 포화를 퍼붓던 비의 습격은 1~2시간이면 이내 잠잠해진다. 국지성호우를 뿌리는 비구름은 불안정한 대기 속에서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사라진다. 기상청이 개최한 제25회 기상사진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용호 씨의 ‘국지성호우’는 바로 이 짧은 순간을 포착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환경경영연구소 조석준 센터장은 “디지털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올해는 출품작의 수가 1750점을 웃돌아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는데, 최종적으로 50점을 입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들은 3월 24~29일 서울 경복궁 지하철역에 있는 메트로미술관에서 대중과 만났으며 기상청(www.kma.go.kr)과 동아사이언스(www.dongaScience.com)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대구 우방랜드에서 경산 방향으로 국지성호우가 내리는 순간을 포착했다.
촬영 당시 대구는 구름이 다소 낀 비교적 맑은 날씨였지만 대구의 남동쪽에 위치한 경산에는 시간당 56mm의 국지성호우가 내렸다. 여름철에 자주 내리는 국지성호우는 일기예측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강력한 변수다.
 

최우수상 〉국지성호우^이용호·2007년 8월 21일·대구


나선모양으로 솟구친 선녀의 날개 같다. 채운은 여러 빛깔로 아롱진 고운 구름을 뜻한다. 권층운이나 권적운, 고적운 안에 분포한 얼음입자나 과냉각된 물방울에 의해 태양광선이 굴절되며 복숭아색이나 푸른색으로 빛난다.
 

우수상 〉 채운^고수경·2008년 2월 1일·경북 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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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신방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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