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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망원경을 선택하나?

하늘로 열린 창

관측대상에 따라 망원경 선택은 달라진다. 그러나 망원경 하나로 다목적 천체관측을 하려면 f/6이나 f/7정도의 구경 8~10인치 급 반사식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최초로 천체 관측에 망원경을 사용한 이후 망원경은 우주로 향한 인간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모든 아마추어 천체관측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망원경의 확보다. 망원경을 처음 사려는 사람들은 어떤 망원경을 선택해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들 질문의 대부분은 '가장 좋은 망원경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가장 좋은 망원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몇 종류의 망원경이 있지만 관측대상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 장초점 망원경은 행성관측에 유리하고 단초점 망원경은 딥스카이(deep-sky, 성운 성단 은하 등) 관측에 적당하다. 실제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아마추어들은 두 세대의 망원경을 가지고 있다.

망원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율이 아니고 구경과 f수다. 구경은 집광력과 분해능을 결정한다. 6인치 구경의 망원경은 3인치 구경의 망원경보다 더 세밀하게 잘 볼 수 있다. f수 또한 중요한데 이것은 시야의 넓이와 밝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천체 사진촬영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굴절과 반사의 장단점

망원경은 기본적으로 두가지 형식을 가지고 있다.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이 그것이다. 오늘날에는 이 둘을 조합한 반사굴절형도 등장했다.

굴절망원경은 20세기 초까지 망원경의 왕좌에 군림했다. 갈릴레이가 목성의 4대 위성과 태양 흑점, 금성의 위상변화와 달의 크레이터를 발견한 것은 구경 42㎜ 배율 9배의 굴절망원경이었다. 뉴턴의 잘못된 판단으로 굴절망원경은 색수차를 없앨 수 없다고 알려져 인기를 잃었으나, 18세기 중반 체스터 무어와 존 돌랜드가 아크로마틱렌즈(색수차 제거 렌즈)를 발명함으로써 19세기 말까지 대부분의 천문대에서 굴절망원경이 사용됐다. 알반 클라크가 제작한 여키스 천문대의 1m 굴절망원경은 아직도 가장 우수한 망원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방식은 경통내 공기가 차단돼 있어 상이 안정돼있고 반사식 사경처럼 주경 전면에서 빛을 가리는 것이 없기 때문에 콘트라스트가 좋다. 그러나 굴절망원경은 색수차의 위험때문에 보통 장초점(f/10~f/15)으로 만들어진다. 그래도 f수에 비해 시야가 넓다. 큰 구경의 굴절망원경은 아직도 달과 행성 그리고 이중성 관측분야에서 거의 독보적인 존재다.

굴절망원경의 단점은 값이 너무 비싸다는 점. 또 장초점이기 때문에 경통이 길어 무겁고, 천정을 보기 위해 반드시 천정프리즘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가격은 4인치 굴절망원경이 10인치 슈미트-카세그레인 망원경와 12~16인치의 뉴턴식 반사망원경과 비슷하다. 유명한 천체관측자 웹(Webb)은 4인치 굴절은 7~8인치급의 잘 만들어진 반사와 같은 성능을 보인다고 말했다.
 

굴절망원경


반사망원경은 20세기 중반 이후 아마추어들과 천문대에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굴절을 망원경의 정상에서 밀어냈다. 뉴턴과 카세그레인의 성공적인 제작 이후, 윌리엄 허셀은 자신이 만든 6인치 구경으로 천왕성을 발견했으며, 곧이어 1.25m 구경이라는 당시로는 상상키 어려운 규모의 반사망원경을 제작했다. 19세기 중반에는 로드 로스경에 의한 1.8m구경과 17m초점의 대형망원경들이 제작됐다. 그러나 당시까지 모든 반사경들이 청동제의 금속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허셀의 1.25m 구경망원경 조차 오늘날의 8~10인치 반사망원경보다 성능이 좋지 못했다. 따라서 굴절보다 인기가 떨어졌으나 푸코 진자로 유명한 푸코가 유리 반사경을 발명하고 리비히가 은코팅 방법을 개발하면서 대형천문대에서 굴절을 내몰았다.
 

뉴턴식반사망원경

 

반사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색수차가 없어 중심상이 예리하다는 것과, 한면의 연마로 큰 구경을 쉽게 만들 수 있어 값이 매우 싸다는 점이다. 초점거리도 아주 짧게 만들 수 있어 가볍고, 밝은 상으로 은하와 성운, 구상성단 등을 관측할 수 있다.

단점은 경통 앞이 열려져 있어 공기흐름에 따라 상이 불안정하고 광축 조정이 번거롭다는 점이다. 또 반사경면 코팅을 자주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또 초점거리가 짧아 2차경(사경)이 커지면 광손실이 일어나며 콘트라스트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사식은 자작(自作)이 가능하고 대구경 망원경의 매력을 충족시켜주는 훌륭한 망원경 임이 틀림없다.

천체 사진에 적합한 기종

톰 존슨이 2백㎜ f/10의 셀레스트론이라는 이름의 슈미트-카세그레인 타입 망원경을 선보인 후 아마추어들의 관심은 반사굴절시스템에 모아졌다. 이 방식은 천체사진 촬영에 적합한 광학계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30년 슈미트가 새로운 카메라를 제작했으나 전면 보정판 제작의 어려움 때문에 막스토브가 독자적으로 슈미트의 보정판과 같은 효과를 가지는 만곡이 심한 메니스커스 렌즈(한쪽은 볼록, 다른 한쪽은 오목렌즈)를 발견함으로써 막스토브 타입이 자리잡았다.

현재 이와 같은 반사굴절식은 극단적으로 짧은 초점의 구면 거울과 보정판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큰 망원경이라도 작은 상자속에 넣을 수 있다.

이 방식의 망원경들은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몇몇 회사들이 상업적으로 많이 제작해 싼 값에 쉽게 구할 수 있다.

반사굴절의 장점은 슈미트-카세그레인 타입과 막스토브 타입에 따라 약간씩 다르나, 둘다 사용하기 쉽고 이동하기 편리하다. 8인치 크기의 반사나 굴절은 혼자서 운반하기에 너무 무겁고 다루기 힘드나 반사굴절은 혼자서도 충분히 다룰 수 있다. 또 밀폐형이기 때문에 안정된 상을 보여주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액세서리들도 많이 만드어져 있어 사진 촬영에 적합하다. 한편 막스토브 타입은 가격이 매우 비싸나 시야 전체를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전면 차단표면이 넓어 콘트라스트가 떨어지고 상이 깨끗하지 못하다. f수도 큰편이어서 산개성단이나 은하관측에는 부적당하다. 막스토브 타입은 이런 단점이 적으나 가격이 굴절보다 두배 이상 비싸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것을 선택할까?

이상과 같이 망원경은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 달 행성과 근접한 이중성 등을 높은 배율로 선명하게 분해해 보려면 장초점의 반사나 굴절(f/6~f/12)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희미한 혜성 성단 은하들과 성운 등은 일반적으로 낮은 배율과 넓은 시야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상력이 조금 뒤져도 되는데, 이런 천체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f/6이하의 단초점 반사망원경이 가장 좋다.

만약 특별한 관심 분야없이 망원경 하나로 다목적 용도로 사용하려면 f/6이나 f/7정도의 구경 8인치에서 10인치급의 반사나 슈미트-카세그레인이 제일 무난하다.

망원경 선택에 있어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마운트다. 경위대식은 비싸지 않고 상하·좌우로 간편하게 조작되나 사진촬영에 필요한 추적장치가 없기 때문에 정밀한 관측에는 사용할 수 없다. 존 톰슨에 의해 근래에 등장한 돕소니언 마운트는 단순하고 비용이 들지않아 80년대 이후 대구경 반사망원경 제작을 하나의 유행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것도 별을 추적하기에는 많은 기술적 어려움이 따른다. 독일에서 처음 사용된 독일식 적도의는 천구의 북극을 향한 적경축과 적위축으로 구성돼 있다. 이 방식은 경통이 긴 굴절과 반사망원경에 종종 이용되며 균형(balance)맞추기 등이 용이해 천체 사진용에 많이 이용된다. 단점은 추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겁고 세팅이 복잡하다. 포크식 적도의는 U자형의 굽쇠에 경통을 고정시킨 방식으로, 최근 슈미트-카세그레인망원경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목표하는 천체를 쉽게 시야속으로 넣을 수 있고 무게도 가벼우나 진동과 균형 맞추기가 독일식보다 어렵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천체의 종류별로 망원경을 선택해보면 달과 행성에 관심이 많은 초보자는 4인치 구경의 굴절망원경(f/10~f/15)이나 6인치 반사망원경(f/8정도)이 좋다. 그리고 마운트도 경위대식이면 족하나, 딥스카이 천체들의 안시 관측은 10인치에서 20인치 정도의 f/4.5~f/5의 반사망원경에 돕소니언 마운트가 경제적이다.

구경 12인치 이상의 반사망원경은 사진 이상의 놀라운 현장감과 박력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용 망원경을 원한다면, 독일식 적도의 마운트에 1백㎜급의 단초점(5백~7백㎜) 굴절망원경을 장착하거나 6인치나 8인치 f/4.5내외의 반사 경통을 마련하면 좋다. 또 최근 제작된 미드사나 셀레스트론사의 8인치 슈미트-카세그레인 f/6.3도 만족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망원경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과 일본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종류의 망원경들을 수입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세금 때문에 비용이 엄청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직접 망원경을 만드는 것이나, 이것은 숙련된 기술과 시간을 요구한다. 망원경을 원하는 이들은 먼저 주변의 천문 서클에 가입해 조언을 듣는 것이 경제적 손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곳에는 열악한 한국의 현실 속에서 놀라운 투지와 인내로 버텨온 의지의 한국인들이 당신에게 모든 정보를 재미있게 이야기해 줄 것이다.
 

1백52mm뉴턴식반사망원경. 초점거리 8백~1천2백mm독일식 적도의


f수(f number)

렌즈의 밝기를 나타내는 수치. 렌즈의 초점거리를 망원경의 유효구경으로 나눈 값이다. f수가 1이면 사람눈이 사물을 보는 밝기다. f수가 커지면 렌즈는 어두워지며 반대로 f수가 줄어들면 렌즈는 밝아진다. 망원경의 경우는 f수가 고정돼 있으나 카메라는 변화가능하다. 조리개를 좁혀서 f수를 2배, 3배로 하면 상의 밝기는 1/4, 1/9로 줄어든다. 카메라 필름 면이 받는 빛의 양은 f수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f수의 역수를 구경비라 한다.

색수차(chromatic aberration)

파장이 다른 빛은 매질을 통과할 때 굴절률이 다르다. 따라서 렌즈를 통과한 가시광선은 파장이 긴 빨간색과 파장이 짧은 보라색으로 분산된다. 결국 렌즈를 한번 통과한 상은 제대로 초점이 잡히지 않고 어른거리게 되는데 이를 색수차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렌즈를 몇개 결합시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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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교육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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