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몸 담았던 재생에너지 변환 연구실에는 크게 두 가지 연구 테마가 있다. 먼저 기계 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 그중에서도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연구를 한다. 또 다른 분야는 전기, 화학, 재료 공학의 융복합체인 연료전지 연구다.
여기서 필자는 자동변속기 부품인 토크컨버터의 유체 해석과 모델링 그리고 동력전달계 시뮬레이션 해석에 대해 연구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주행 전략과 관련된 프로젝트도 수행하며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얻었다.
그중 ‘GPS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차량 주행 전력 개발’이란 주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중요한 연비 향상 요인 중 하나는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ing)이다. 간단히 말해 제동 시 나오는 운동 에너지를 회수해서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배터리의 충전된 에너지는 나중에 모터를 구동하는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GPS만으로 일상생황에서 접하는 일반 도로의 오르막, 내리막 정보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통합해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의 도로 정보를 알고 있다면 어떨까? 우리 연구실에서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 못지 않게 오르막과 내리막 정보를 미리 파악해 배터리의 충방전량을 최적 제어하는 연구를 했다.
이러한 자동차 관련 프로젝트는 주로 정부나 대기업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이어졌다. 워낙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회사 안에서도 여러 팀의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호흡을 맞췄다.
재생에너지 변환 연구실은 연구 분야의 폭이 넓다는 점, 훌륭한 지도교수가 있다는 점, 무엇보다 능력과 인간미까지 겸비된 구성원들이 모여 있다는 점이 바로 강점이다. 앞으로의 기대가 더욱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험실에서 동거동락하며 열띤 토론을 벌이고, 때로는 국제 학술대회에 함께 참가해 새로운 환경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왔다.
재생에너지 변환 연구를 비롯해 어느 분야나 엔지니어는 혼자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반드시 협업과 토론이 필요하다. 공학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알고 협동적인 관계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공학은 금융, 경제 부문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그릇이다. 관심의 폭을 넓히고 여러 방면에 두루 흥미를 갖고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