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 성인의 50%, 우리나라 성인의 30%는 UFO를 '외계인의 우주선'이라고 믿고 있다. 과연 UFO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연구는 어디까지 진전됐나?
독일 태생의 저명한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정신분석과 종교'(Psycoanalysis and Religion)에서 현대인의 정신적 혼란과 이에 수반된 광기를 지적하며 몇가지 대표적인 징후를 예로 들고 있다. 이중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거의 1년이상에 걸쳐서 비행접시의 출현이 보도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지만 미국 혹은 다른 나라들이 지닌 고도의 군사 무기라고 말한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그것들이 외계인이 보낸 우주선이라고 아주 심각하게 말한다."
프롬의 이와같은 지적은 2년후 미국에서 광란적인 비행접시 소동이 일어남으로써 아주 시의적절한 것이 됐는데, 실제로 1952년 한해 동안 미국의 1백48개 신문사가 1만6천여번의 비행접시 기사를 게재했던 것이다.
오늘날 미국 성인의 50%, 우리나라 성인의 30%가 비행접시는 외계인의 우주선이라고 믿고 있다고 갤럽 조사결과는 밝히고 있다. 정말로 비행접시는 외계로부터 날아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려면, 무엇보다도 UFO, 또는 비행접시라고 알려진 물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UFO(미확인 비행물체)란 무엇인가.
UFO 현상은 20세기 중반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늘과 땅에서 이상한 모양과 특성을 지닌 비행물체와 그 속에 타고 있는 유사 인간을 목격하고 때때로 이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UFO현상과 관련된 사람들은 크게 목격자 피랍자 접촉자의 세 부류로 구분된다.
낮에는 은빛 원반형, 밤에는 광구형
목격자는 경찰이나 군장교를 비롯해 비교적 항공 물체의 판별에 뛰어나고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신뢰성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멀리서 또는 비교적 가까이에서 UFO를 목격하고 여러가지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인데, 전세계에 잠재적인 수효가 매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어떤 체험담을 말하고 있는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주류를 이루었던 UFO목격 사례들은 주로 1㎞이상의 먼거리에 나타난 물체들에 관한 것으로, 낮에는 대개 은빛 원반형으로 밤에는 광구(光球)형태로 보고됐다. 미국 공군에서 1969년까지 20년간 UFO를 조사해온 '블루북 계획'(Project Blue Book)의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이 조사한 사례 1만2천여건 중 95%이상이 이러한 경우다. 이 보고서는 이들 대부분이 천문 기상현상인 것으로 판정하고 있다.
먼거리에서 목격된 UFO는 천문현상과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블루북 사례의 5% 정도와 소련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 보고서에 수록된 사례의 10여건 정도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아주 신뢰성있는 사람들이, 매우 이상한 체험을 한 경우에 해당되므로 확실한 UFO 범주로 구분 가능하다. 이와같이 가까운 거리에서 UFO를 조우한 경우엔 그 목격자들이 UFO로부터 추적을 당했거나, UFO의 접근에 의해 자동차의 엔진이 멈추고, 헤드라이트가 꺼지거나, 비행기의 통신이 두절되거나, UFO로부터의 광선이나 UFO의 근접에 의해 두통 무기력상태 불면증 심지어는 화상까지 입었다고 주장한다.
UFO가 가까이 접근해서 전기장치 및 엔진이 마비된 대표적인 사건은 1957년 11월 초에 미국의 레벨란드에서 발생했다. 하룻밤 사이에 레벨란드 경찰서에는 각기 떨어져 있는 곳에서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체험을 신고했는데,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자동차 크기만한 계란 모양의 광구가 그들 차에 다가오자 차의 엔진이 멎고 헤드라이트가 꺼져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물체가 차에서 멀어지자 엔진과 헤드라이트 불빛이 다시 켜지더라는 것이었다.
1976년 9월에는 이란 상공에서 매우 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의 국방담당 사무관인 미국 국방 정보부(Defense Intelligence Agency)에 보고한 문서가 최근 정보자유화법에 의해서 일반에게 공개됐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기록돼 있다.
1976년 9월 19일 새벽 테헤란 상공에 별이 나타나서 이상한 동작을 하자 이란 공군의 작전 부사령관 요세피는 이를 조사하기 위해 F-4를 출격시켰다. F-4기는 테헤란 북쪽 64㎞ 지점에 떠있는 밝은 광채를 내는 보잉 707 급유 비행기만한 UFO를 목격하고 접근했는데, 갑자기 계기판이 마비되고 모든 통신 장비가 마비돼 버렸다는 것이다. F-4기의 조종사가 접근을 포기하고 멀리 물러나자 놀랍게도 계기판과 통신장비가 다시 작동됐다.
몇몇 대기 과학자들은 이와같은 현상이 이른바 구전현상(ball lightning)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스크바 항공대학의 지젤교수는 1968년 2월호 소비에트라이프지에서 구전현상은 폭풍에 동반돼 나타나는 현상이며, 항공역학적으로 그 크기가 25㎝ 이상을 넘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UFO라고 부르는 것은 구전현상과는 그 특성이 너무나도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1966년부터 18개월 동안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물리학과 교수 에드워드 콘돈은 자동차에 강한 자기장의 변화를 주어 자동차 엔진을 정지시키고, 헤드라이트를 꺼뜨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파를 사용하여 엔진과 헤드라이트를 꺼뜨리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한번 꺼져버린 헤드라이트는 영영 다시 작동되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전자기적인 방법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UFO 현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물리법칙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일까.
물리법칙에 위배
미국의 물리학자 마르코비츠박사는 1967년 사이언스지에 기고한 UFO에 있어서의 물리학과 형이상학(Physics and Metaphysics of UFO)이란 논문에서 UFO현상이 대체로 기존의 물리법칙과 모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몇몇 경우에는 한두가지 기본적인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특성을 나타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이러한 사례들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하든지, 아니면 현 물리법칙을 의심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이 현재의 물리법칙을 고수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논설 말미에 물리법칙은 새로운 사실의 발견에 의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말로 UFO현상이 새로운 물리 법칙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기존의 물리법칙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을 목격자들이 잘못 인식한 것일까.
UFO는 갑자기 나타났다가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UFO가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물질이 순간적으로 그 자리에서 소멸했거나, 아니면 빛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일은 질량보존의 법칙이나 특수상대성이론에 위반되는 것이다.
UFO는 종종 마치 중량이 없는 듯이 물결치면서 지그재그로 불규칙적인 운행을 한다. 이는 뉴턴의 가속도 법칙을 위반하는듯 하다. 이와같은 대표적인 예로 1949년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비밀 미사일 실험장에서 여러명의 로켓 과학자들이 목격한 사건을 들 수 있다. 당시 기구실험을 하고 있던 과학자들은 은빛의 UFO가 마하 30이상의 속도로 난폭하게 지그재그 선회비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 목격내용은 1950년 월간지 '트루'에 소개돼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기사에서 맥롤린은 이와같은 비행은 지구상의 기존 비행물체로서는 흉내도 낼 수 없으며, 따라서 그것을 외계에서 날아온 반중력 우주선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UFO현상을 기존의 물리법칙의 테두리 안에서 설명하려는 시도로서 잭 엡스타인은 1976년 3월호 '피직스 투데이'(Physics Today)지에 기고한 '반물질 (Antimatter)UFO'라는 제목의 글에서 UFO는 반물질이 대기중에서 수분동안 초고속으로 진행하며 계속적으로 물질과 반응해 붕괴 소멸작용을 일으켜서 소용돌이 운동을 하며 다량의 빛을 내는 것이 아닌가하고 제안했다. 이 설명으로 UFO의 불규칙한 운동, 순간소멸, 예각회전 등을 설명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상공에 많은 UFO가 출몰하는데, 만일 그것들이 모두 반물질에 의한 현상이라면 무슨 이유로 반물질들이 그렇게 빈번히 생성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학계로부터 명쾌한 답변이 나오고 있지 않다.
미국 해군 병기연구소의 브루스 메케비 박사는 1976년 4월호 '피직스 투데이'지에서 엡스타인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쓰고 있다. 그는 믿을만한 세사람의 목격 보고를 인용해 대낮에 이들이 본 물체가 지그재그 운동을 하다가 수직으로 올라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만일 이 물체가 반물질로 이루어진 유성이라면, 반물질 역시 질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으로 점차 아래로 하강하다가 소멸할 것이지만, 목격된 UFO는 수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같은 이론에 모순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UFO현상이란 목격자들의 잘못된 감각이 만들어낸 허구의 산물인가. 그렇지 않다. UFO현상은 물리적인 뚜렷한 기반을 갖고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사건은 그 대표적인 예다.
생화학적 변화 뚜렷
1981년 2월 8일 오후 5시경 프랑스 니스에 살고 있는 몽시르 콜리니라는 사람이 자기집 앞마당에서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지막히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에 콜리니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이리저리 살폈다. 정원의 후미진 곳에 있는 테라스쪽을 향해 다가오는 이상한 물체가 보이는 것이었다. 그 물체는 계란 형태로 생겼는데, 곧 지면에 착륙했다. 그는 물체가 착륙한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작은 부속건물 뒤쪽에 몸을 숨기고 그 동작을 관찰했다. 1분이 채 못되어 그 물체는 갑자기 떠오르더니 낮은 휘파람소리를 내면서 맨처음 날아왔던 방향으로 되돌아 갔다. 그 물체가 사라진 후 콜리니씨는 즉시 착륙지점으로 뛰어갔고, 거기서 둥근 착륙 흔적과 왕관형태로 눌린 자국을 발견했다.
다음날 신고를 받고 나온 경찰관들은 GEPAN(프랑스 미확인 대기현상 연구그룹)의 지침서대로 이 지점에서 흙과 식물표본을 채집하여 GEPAN으로 보냈다. GEPAN은 다시 프랑스의 5개 연구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표본들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특히 생화학적인 변화는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이 사건의 중대성을 깨달은 GEPAN은 목격자의 신빙성을 조사하기 위해 인간행동과학 연구소의 전문가를 동원했고, 지면의 자국을 조사하기 위해 물리화학 연구소들의 지원을 받았으며, 주변 식물들의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생화학 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목격자인 콜리니를 조사한 결과, 그는 심리학적으로 아무런 결함이 없으며 오히려 그의 목격보고와 물리적 증거들 사이에는 많은 일치점이 있었다. 또한 그 당시 니스 상공을 날던 민간 또는 군 비행체에 대한 면밀한 조사 결과 그 시각에는 비행기가 콜리니씨 집 근처를 지나간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지면에 찍힌 자국의 물리 화학적 조사 결과, 그곳이 3백~6백℃ 정도의 열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착륙 흔적 근처의 양생 자주개자리(alfalfa)를 표본 채집해 엽록소와 카로틴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 착륙 흔적 10m 밖에서 채집된 표준 샘플보다 엽록소가 약30~50%나 미달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식물에서 50%가량의 엽록소를 제거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쉬운 것은 10만 rad 정도의 감마선을 쐬주는 일인데, 채집된 식물에서는 유의할 만한 양의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았다. 전자기장 아래에서 엽록소의 감소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과연 어떤 조건하에서 이와같은 다량의 엽록소 감소가 가능한지에 대해서 아직 누구도 만족할 만한 답변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인간을 닮을 확률 0
UFO현상에 있어서 또하나의 문제점은 여러 목격자들 진술에서 각각 조금씩 다른 특징의 UFO가 묘사된다는 사실이다.
UFO의 형태는 접시형때 뿐만 아니라 구형 타원형 원통형 계란형 원뿔형 사각형 물방울형 시가형 등 매우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비슷한 유형이라고해도 세세한 특징에 있어서 똑같이 묘사된 UFO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UFO 사진들중 어느 한쌍도 똑같은 것이 없다. 이런 문제는 일부 목격자들이 묘사하는 외계인들의 모습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림에서 보듯이 UFO안에서 나타난 인간을 닮은 존재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와같은 사실을 놓고, 어떤 이들은 UFO가 저멀리 다른 은하계에서 오기도 하지만 화성 금성 토성 등 여기저기에서 떼지어 몰려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주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사고는 터무니 없다고 일축한다.
칼 세이건은 그의 저서 '코스모스'에서 외계인이 인간의 모습을 닮았을 확률은 거의 0이라고 말하고 있다. 생물학자 심프슨도 외계의 생명체가 인간을 닮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저멀리 우주의 어느 한 별에서 진화한 외계인이 인간의 모습을 닮았을 확률이 이처럼 0에 가까운데, 여러 곳에서 온 외계인들이 모두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 우주생물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멀쩡하고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사람들이 왜 이토록 다양한 UFO와 외계인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이 문제는 UFO현상에 대한 종교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UFO현상의 종교적인 특성은 곧이어 살펴볼 피랍자(abductee)사례나 접촉자(contactee)사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UFO연구가들이 피랍자 사례를 UFO 현상에서 제외시키려고 했고, 오늘날에도 이러한 주장이 타당성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분명히 UFO와 관련된 요소이므로 소개해 본다.
두려움과 즐거움의 양면성
피랍자란 UFO외계인에게 납치되어 갔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대개 불면증과 그밖의 자각증세에 시달리다가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최면요법을 받게 되고, 이 가운데서 그들이 이른바 난쟁이 외계인들에게 납치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그들이 털어놓는 체험담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평상시 멀쩡하던 사람들이 한적한 도로상에서 차 엔진이 멎는 사고를 당하거나 그들의 침실에서 침입자를 맞이하고는 마비 상태에서 둥근 UFO속으로 끌려들어간다. 그들은 그 속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다음 차나 침실로 되돌아와서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들의 체험은 매우 무섭고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매혹적인 것이기도 하다. 신학자인 루돌프 오토가 말하는 타자(other)에 의한 양면가치(ambivalence)의 누미노제(Das Numinose)의 체험을 하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체험이 무엇인지를 몇가지 사례로부터 알아보자.
1961년 9월 19일 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휴가를 즐기고 돌아오고 있던 힐 부부는 고속도로 상을 질주하고 있었다. 거의 자정 무렵에 그들은 하늘에 떠있는 이상한 광점을 목격했다. 쌍안경으로 이를 살피던 부부가 그 모습을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차를 멈춘 순간, 광점은 그들에게로 아무 소리도 없이 가까이 접근해 왔다. 이 UFO는 차의 왼쪽 상공에 멈추었는데 그 모습은 원반형이었다. 차 바깥으로 나온 바니 힐은 쌍안경으로 UFO의 옆면을 통해 원반속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거기에는 빛나는 검은색 유니폼에 부리같은 것이 달린 모자를 쓴 대여섯명의 휴머노이드(humanoid)들이 보였다. 바니 힐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그의 머리속에는이 휴머노이드들이 마치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독일 병정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두 부부는 휴머노이드들에 의해서 UFO 내부로 끌려들어갔으며, 거기서 그들은 조사실같은 곳으로 안내돼 조사를 받았다. 그들은 온몸을 손으로 더듬었으며, 피부표피의 샘플을 채취하기도 했다. 베티 힐은 지도자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물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별자리 지도를 보여주었다.
베티 힐의 체험에 있어서 두드러진 특성은 그녀가 극도로 불안스러운 감정과 함께 이상한 매력의 감정도 느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우주선에서 떠나올 때 자신도 모르게 지도자에게 그녀의 체험이 매우 즐거웠다고 말했고, 그들이 다시 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외계인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트랩을 내려 왔으며, 무사히 차있는 곳 까지 올 수 있었다.
이들의 조사를 마친 보스턴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사이먼박사는 이들의 이야기가 환상이며, 이는 먼저 베티 힐이 꿈을 꾼 다음 그의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마치 동일한 체험을 한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체험은 오늘날에도 세계 각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정확한 그 진상은 오리무중이다.
커뮤니언 이라는 책으로 소개된 또 하나의 납치사건은 미국 출판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1985년 12월 26일 밤에 일어났다. 잠을 자던 휘틀리 스트라이버는 이상한 기척에 잠을 깼고, 침실문이 살며시 열리며, 눈이 유난히 큰 난쟁이가 자신을 노려보는 것을 목격했다. 스트라이버는 마비상태에서 여러명의 난쟁이에게 들려서 밖으로 옮겨졌다. 그는 모두 네종류의 난쟁이를 목격했다. 그의 침실문을 기웃거렸던 존재는 마치 로봇처럼 생겼고, 그 뒤를 따라서 파란 옷을 입은 뚱뚱한 난쟁이가 쫓아 들어왔다. 스트라이버가 어딘가로 끌려가서 방처럼 생긴곳으로 들어갔을때 나머지 두 형태의 난쟁이를 보았다. 한 존재는 1백50㎝정도의 키에 마치 곤충류를 연상시키는 갸날픈 몸매와 매우 검고 빛나는 커다란 눈을 갖고 있었다. 나머지 한 종류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마치 단추를 연상시키는 둥그런 눈을 갖고 있었다. 스트라이버는 이들을 목격하고 부지불식간에 훌륭한 군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자신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곧 둥근 방으로 옮겨졌고, 난쟁이들은 그의 머리에 꼬챙이를 쑤셔넣으려고 했다. 스트라이버는 극심한 공포를 느껴 소리쳤다. 그러자 가냘픈 몸매에 매우 커다란 눈을 가진 난쟁이가 그에게 다가와서 어떻게 하면 진정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그는 그녀에게 그녀의 냄새를 맡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런 요구를 하고선 그가 왜 난쟁이를 여성이라고 생각했는지 이상해 했고, 왜 그와 같은 요구를 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그 난쟁이는 승낙했고, 스트라이버는 그녀에게서 나는 향내를 맡으면서 이 모든 상황이 결코 꿈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그 다음 그의 머리는 쾅하는 충격을 받았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몇명의 의사들로부터 최면요법을 받게 됐다. 스트라이버의 체험에서도 마찬가지로 납치자에 대해서 공포심과 혐오감을 갖는 동시에 매력 또한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과 주로 대화한 납치자를 여성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녀의 냄새를 맡고자 했다. 그는 그녀의 눈이 커다랗고 반짝이는 데에 커다른 경외심을 가졌다. 여기에는 사랑의 감정과 함께 절대자에 복종하는 종교적 뉘앙스가 짙게 깔려있다.
1967년 한 가족앞에 UFO와 그 탑승자가 나타나서는 가족이 보는 앞에서 중년 부인을 납치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족들(일곱 자녀와 친정부모)은 일종의 마비상태에서 탑승자들의 감시를 받고 있었고, 앤드리슨 부인은 이상한 곳에 끌려가서 둥근 방과 원통형 방을 거치면서 불사조와 개구리형인간들의 형상을 보고 여러가지 황홀한 체험을 했다. 이 사건은 목격과 피랍이 동시에 이루어진 경우이며 피랍 사례중 매우 신뢰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12개월에 걸쳐 물리학자 항공기술자 전기기술자 통신과학전문가 최면요법전문가 정신병리학자들로 구성된 UFO전문연구팀에 의해 철저히 조사가 이루어졌다.
세밀한 성격분석테스트와 두차례에 걸친 거짓말탐지기 테스트, 정신병리검사, 14회에 걸친 최면요법에서 모녀가 세세한 부분까지 똑같은 UFO 체험을 털어놓았으며, 격렬한 생리적 반응을 보였다. 이 결과는 세권의 책으로 출판됐는데, 자신들의 체험이 실제로 발생했다고 믿고 있는 가족들의 정신상태가 모두 신뢰할만하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불치병을 고치기도
UFO 연구가 브래드 스타이거는 납치에 의한 기적 같은 치유사례를 전문적으로 조사해 최근 'UFO피랍자들'(The UFO Abdu tees)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는 이 책에서 25년간의 연구를 통해 수백명의 피랍사례를 조사한 결과, 그중 많은 경우에서 UFO탑승자로부터 기적적인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1980년대 초 미국 한 농가의 부인은 그녀의 손이 붓고, 진물이 흐르는 부상을 당했다. 다친 손을 의사에게 보여주었더니 그는 항생제를 바르고, 붕대로 감싸주고서 한달정도 치료받아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평원에서 밝게 빛나는 계란형태의 물체가 날아와서는 그녀 앞에 착륙하는 것을 목격했다. 다음으로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최신식 의료설비로 가득찬 매우 밝은 방에 자신이 누워있었다는 사실이다.
잠시후 마스크를 착용한 세명의 작은 사람들이 나타나더니 그녀를 둘러싸고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의식 상태에 빠졌으며, 잠시후 평원에 누워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의 다친 손이 말끔히 나아 있었다는 것이다.
스타이거가 조사한 다른 자료에는 1978년 브라질의 80세된 노인이 은빛의 둥근 UFO에 피랍된 후, 두달 동안 새 치아들이 돋아났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UFO조우사례에서 현대 의료진이 치료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선천적인 기형이 치유된 사례도 있다. 버트렘이라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간이 컸는데, UFO와 조우한 후에 간의 크기가 정상인의 그것과 똑같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몇년전 핀란드에서 스키를 타고 있었는데, 계란형의 UFO에서 내뿜는 백색 광선을 쪼이고 기적이 발생했다고 한다.
하반신 불구자가 걷게된 사례도 있다. 신경마비 증세로 휠체어 생활을 하던 리차드씨는 1982년 미시건주에서 산책중에 휠체어와 함께 약30m 길이의 어뢰형 UFO에 빨려 들어갔다 나온 후 모든 증상이 치유됐다고 한다. UFO의 조사실에서 한 외계인이 그녀의 몸위로 막대기형태의 물체를 반복해서 움직여 주었다. 다음날 아침 깨어나 보니 그때까지의 통증이 말끔히 가셨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이 모두 사실이라고는 생각치 않으며 또 이야기들의 진실성을 독자들에게 보장할 의무감도 느끼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UFO사례에는 우리가 기성 종교에서 구하고자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담겨있다는 사실이다. 소원성취의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독실한 신앙인은 신으로부터 치유의 은사를 구해왔다. 이제 첨단 우주 과학 시대가 도래하자 기적치유의 담당자로서 UFO와 외계인들이 일익을 맡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전환이 소원성취를 구하는 대상을 외계인으로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
접촉자들이란 피랍자들과는 달리 매우 우호적이고, 협조적인 우주의 형제들(Space Brothers)로부터 인류 구원의 사명을 부여받고 일종의 신흥 종교 운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대체로 이들은 산간벽지에 살고 있는 보잘 것없는 학력의 소유자들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외계인들과 접촉하기 시작하면서 뛰어난 언변과 문장력을 발휘하며 강연회와 저술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들의 철학은 나름대로 심오한 경지에 도달했으며, 기존의 성자와 같은 대열에 자신을 끌어올림으로써 새로운 유형의 종교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성은 그들의 철학 세계가 결코 지식층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과학 윤리 사회 심리 전반에 걸쳐 새로운 체계의 학문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결코 지식인의 이해를 구하고 있지 않다. 그들의 목표는 보다 하부 구조에 있는 다수의 대중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와같은 대표적인 인물들로 조지 아담스키, 클로드 보리롱, 빌리 마이어 등이 있으며, 이들의 이야기는 국내에 UFO와 우주법칙(고려원), 우주인을 맞이하자(김영사), 그대 반짝이는 별을 보거든(시어사)과 같은 책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자연현상? 심리현상?
지금까지 UFO현상의 전반적인 모습을 조망해 보았다. 이제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UFO현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이 현상은 물리적이면서 동시에 비물리적인 현상을 보인다. 과학자들은 물리적인 부분을 자연현상으로, 비물리적인 부분을 심리현상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이렇게 따로 따로 분리해서 취급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영국 뉴캐슬 대학의 이론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는 UFO현상은 현대과학과 미신이 뒤섞여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만일 이처럼 UFO현상의 핵심이 미신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과학과 미신이 동일한 수준의 지식이라는 과학철학자 파이어 아벤트의 주장을 지지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화이트 헤드는 과학이 질서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말한다.미신이나 신화 역시 질서에 대한 믿음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어느 것이 과학이고 어느 것이 신화인지는 그 시대의 과학 패러다임에 의해 선택 결정된다. 연금술이나 점성술은 중세의 과학으로 행세했지만, 오늘날에는 한낱 미신으로 전락해 버렸다.
UFO현상은 오늘날 대부분의 정상 과학자들(normal scientists)에 의해 미신의 취급을 받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UFO현상에는 현재의 물리법칙에 어긋나는 특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의 패러다임하에서 과학으로 인정받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하이네크 박사는 UFO현상이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 UFO현상은 우리가 종교적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부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 UFO현상을 명쾌히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으로의 혁신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동시에 종교적 혁신도 의미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