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자동차 전기자동차에 이어 새로운 유형의 자동차로 관심을 끌고 있는 태양전지자동차는 아직 실용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그 전망은 태양처럼 밝다.
무공해자동차를 향한 인간의 노력은 수소자동차 전기자동차에 이어 태양전지자동차(일명 솔라카)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순전히 태양에너지만으로 도로를 질주하는 태양전지자동차가 세계각지에서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실용화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의 발전속도로 보아 멀지않은 장래에 솔라카가 다른 자동차들과 함께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다.
최근의 걸프전쟁이 제3차 오일쇼크를 예고하자 태양전지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한층 드높아졌다. 대다수의 대체에너지가 석유값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듯이 태양전지 자동차도 앞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더욱 활발히 연구 개발될 것이다.
더구나 태양전지자동차는 완전한 무공해 자동차다. 공기를 더럽히지 않고 소음도 없다.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석유는 대표적인 화석연료인데 지구온실효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세계각국은 배기가스의 양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지만 가솔린자동차는 계속해서 대기오염의 나팔수 역할을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소자동차 전기자동차 등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독일을 중심으로 개발 되고 있는 수소자동차는 그 시제품이 나오고 있으나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에는 크게 미흡하다. 또 전기자동차는 국내에서도 1975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최초의 연구용 전기자동차를 제작한 이래 자동차 메이커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중에 있는데 보완해야 할 문제점을 아직 많이 안고 있다.
원리는 전기자동차에서 따와
말하자면 태양전지자동차는 제3세대 무공해자동차인 셈이다. 그 기술적인 원리는 전기자동차에서 대부분 빌려 왔지만 힘의 근원을 무궁무진한 태양에너지에 의존한다는 점이 다르다.
전기자동차는 가솔린자동차의 연료탱크 대신에 배터리, 기화기 대신에 제어장치, 엔진 대신에 모터를 사용한다. 전기자동차가 주로 쓰고 있는 배터리는 납배터리 철-니켈 알칼리전지 니켈-아연전지 아연-염소전지 나트륨-황전지 등인데 이중 납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가장 낮고(40Wh/㎏), 나트륨-황전지의 에너지밀도가 제일 높다(2백 Wh/㎏).
한국동력자원연구소의 최병호연구원(태양에너지연구부)은 "최근 태양전지의 가격이 많이 떨어져(Wp 당 5~6달러 수준) 그 응용 분야가 급속히 확산되었다"고 전제한 뒤 "태양 전지자동차도 그 한 예"라고 지적했다.
태양전지자동차가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82년 말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자동차 기술자인 게리 퍼킨스가 최초의 발명자다. 그는 차체 중량이 1백25㎏인 태양전지차(7백20개의 태양전지를 장착)를 제조해 오스트레일리아의 서해안 도시인 퍼드에서 시드니까지 4천㎞의 거리를 달렸다. 이때 소요기간은 20일이었다.
선 레이서 호의 활약
그러나 1987년 미국의 GM사가 개발한 '선 레이서호'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본격적인 태양전지자동차시대의 개막을 알리게 된다. 딱정벌레 모양의 이 자동차는 길이 6m, 폭 2m, 높이 2m 크기로 구름이 없는 맑은 날엔 최고 시속 1백㎞를 냈다. 평균 시속도 70㎞에 달하는 '선 레이서'는 차량무게가 75㎏이었는데 운전사를 포함해 85㎏의 짐을 실을 수 있었다.
'선레이서'의 제작 당시 GM사 기술진의 최대고민은 효율이 큰 태양전지를 만드는 일이었다. 결국 자체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휴즈사의 스펙트로연구소에 의뢰했는데 이 연구소는 최초의 태양전지비행기인 '챌린저'호의 태양전지판을 만든 곳이다.
1981년에 제작된 챌린저호는 가로 6㎝, 세로 1.8㎝짜리 단결정(單結晶)실리콘 태양전지판 7천2백개를 이용,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까지 2백60㎞를 비행하는데 성공했다.
GM사의 요청을 받은 스펙트로연구소는 실리콘태양전지판의 효율을 한단계 높이는데 연구의 초점을 맞추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구팀은 실리콘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성능이 월등히 좋은 갈륨 아세나이드라는 신소재를 태양전지의 소재로 사용했다.
그랬더니 태양에너지의 전기전환율이 종전보다 25%나 높아졌다.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현장시험을 한 결과 8㎡짜리 태양전지판으로 1천5백50W의 전기를 얻어냈다.
또 GM사는 '선레이서'의 무게를 줄이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체 중량이 가벼울수록 작은 힘으로 더 멀리 더 빨리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 경량합금을 차체의 소재로 사용했고 전기모터도 초미니로 만들었다. 무게가 5㎏밖에 나가지 않는 초소형 전기모터지만 작다고 깔보면 안된다.
92%에 이르는 에너지효율을 갖고 있는데 다 순간출력이 10마력,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힘이 4마력이나 되었다. 5㎏짜리 모터가 4두마차가 끄는 힘을 가볍게 낸 것이다.
이 '선레이서'는 그뒤 각종 세계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1987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실시된 제1회 월드솔라카 챌린지에서 이 자동차는 시속 68㎞의 속도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속 68㎞를 내는데 소요된 전력은 1천80W.
최근에는 세계 여러 곳에서 태양자동차 경주대회(솔라카 랠리라고 한다)가 열려 매스컴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대회의 개최목적은 지난해 10월 일본 고베에서 열렸던 90아사히 솔라카랠리의 슬로건에서 잘 나타난다. '솔라카와 태양에너지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초의 솔라카랠리는 1985년 여름 스위스에서 열렸던 투르 드 솔(Tour de sol)이다. 콘스탄스호수에서 제네바까지 3백68㎞를 달리는 이 경주에는 첫 회에 68대의 자동차가 참가했다. 지난 해 여름에 열렸던 6회 투르 드 솔에는 약 1백대가 출전했는데 우승은 스위스의 '비엘의 정신'호가 차지했다. 스위스의 여름을 더욱 싱그럽게 하는 이 대회의 특징은 솔라카와 전기자동차가 함께 경쟁을 벌인다는 사실.
2관왕이 된 「비엘의 정신」
규모나 권위면에서 세계최대를 자랑하는 솔라카 랠리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개최되는 월드 솔라카 챌린지. 자국민인 퍼킨스가 세계 최초로 솔라카를 제작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의 사업가인 한스 스톨 스트립이 1987년에 이 대회를 출범시켰다. 호주대륙을 남북으로 횡단하는 총연장 3천47㎞(세계 최장) 코스에서 각축을 벌이게 되는데 솔라카 관계자들에게는 축구의 '월드컵'에 비견될 정도다.
이 대회는 3년마다 개최돼 다른 솔라카 랠리(보통 1년마다 열린다)와 비교되기도 한다. 주최측은 참가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시간을 주기 위해 3년의 간격을 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1987년에 제1회 대회(7개국 25개팀 참가)가 열린 이래 예정대로 지난 해 11월에는 제2회 대회가 개최됐다. 9개국 39개팀이 참가한 2회대회에서는 일반의 예상을 깨고 스위스의 '비엘의 정신'호가 가장 앞섰다. '비엘의 정신'호는 투르 드 솔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으므로 작년 2관왕이 된 셈이다.
호주의 북부 해안도시 다윈에서 남부 애들레이드시에 이르는 스튜어트고속도로를 질주하기 위해 월드 솔라카 챌린지에 참가한 솔라카의 면면을 살피면 세계의 태양전지자동차 개발현황을 엿볼 수 있다.
1회대회 우승차인 미국 GM사의 '선레이서'(Sunraycer)는 평균 시속 68㎞로 달려 6일만에 골인점에 도착했다. 햇볕이 한참 쨍쨍 내리쬘 때는 시속 84㎞를 내기도 했다. 이 자동차의 집광능력은 당시로서는 놀라운 것이었다. 사실 1백만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제작한 '선레이서'가 대단한 능력을 보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선 집광능력이 다른 경쟁차들에 비해 1.5배나 컸으니 처음부터 독주에 독주를 거듭해 나갔다. 대회는 싱겁게도 선레이서의 원맨쇼로 끝나고 말았다. 선레이서가 1위로 골인한 순간 2위차는 1천40㎞나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선레이서호는 2회대회에는 출전 하지 않았다. GM사는 대신 미국내 세개 대학팀(매릴랜드대 미시건대 웨스턴 워싱턴대)을 후원, 그들에게 선레이서의 독주비결을 전수해 주었다.
2회대회에서 예상밖의 우승을 차지한 스위스의 '비엘의 정신'팀은 능숙한 경기운영이 특히 돋보였다. 이 자동차의 인기는 대단해서 대회에 참가할 때 5만3천여명의 비엘시민들이 1프랑씩 기부금을 내 승리를 기원하기도 했다. 차의 무게는 고려하지 않고 한계용량까지 태양전지를 가득 실은 뒤 날씨 변화에 따라 속도를 가감한 것이 우승의 비결이었다.
기록은 46시간 23분, 평균시속은 65㎞였다. 이는 1회 대회 때의 기록보다 1시간 29분 처진 기록이다.
아무튼 '비엘의 정신'의 개가는 돈으로 솔라카 랠리의 우승을 살 수 없음을 입증했다. 모든 기록경기가 다 그렇듯이 솔라카 경기 역시 경기운영 능력이 우승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실제로 '비엘의 정신'제작비는 일본의 혼다사가 지원한 '드림'호 제작비용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비엘의 정신'도 제작비가 80만달러나 들었으므로 결코 값싼 차는 아니다.
겉보기에 바퀴벌레 모양인 이 차의 길이는 5.6㎞, 높이는 1m, 무게는 1백75㎏이 나간다. 차체를 강화탄소섬유로 경량화했고 달릴때는 세개의 경주용 자전거바퀴가 회전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레이저로 홈을 판 특수 태양전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태양전지의 효율은 보통 태양전지보다 3배 가량 높다. 3천여㎞에 이르는 전구간을 달리는데 단지 휘발유 5ℓ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사용했으니 실로 경이로운 연비(?)를 보여준 셈이다.
'비엘의 정신'은 경기시작 이후 줄곧 1위를 고수해 2위인 '드림'호를 4백㎞ 차로 따돌리고 결승테이프를 끊었지만 기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회 대회는 화창한 날씨 속에서 치뤄졌으나 2회 대회는 시종 흐린 날씨 속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참가팀은 날씨를 정확히 예측해 적합한 태양전지를 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실제로 날씨에 알맞는 배터리 사용이 우승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
일본팀의 와신상담
경주가 열리기 전에 가장 관심을 끈 팀은 11대의 태양전지자동차를 출전시킨 일본팀이었다. 태양전지기술의 최고 선진국임을 자부하는 일본은 지난 대회 때 큰 망신을 감내 해야 했다. 참가한 솔라카중 단 한대도 10등 안에 들지 못했던 것.
1회대회에서 꼴찌를 한 일본의 한 태양전지자동차는 무려 30일간이나 홀로 고독한 경주를 계속해야 했다. 그 동안 비자허용기간이 지나버려 새로 비자를 발급받아 출국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와신상담. 2회대회를 앞둔 일본팀의 각오는 대단한 것이었다. 자동차메이커인 닛산과 혼다사가 충분한 지원을 하고 일본의 앞선 기술력을 총동원,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자신감을 공공연히 펼쳐 보이기도 했다.
대회 전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차는 혼다의 '드림'호. 실제 경주에서는 비록 2위(54시간 59분, 평균시속 54㎞)에 머물렀지만 이 자동차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은 크게 돋보였다. 차체를 케블러와 카본 블랙으로 만들어 경량화에도 성공했으나 태양전지의 힘이 약한 것이 단점으로 드러났다.
닛산이 후원한 '혹산'(Hoxan)도 당초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결과는 4위. 차체중량이 1백50㎏인 이 세바퀴차는 최고 속도가 시속 1백㎞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대회에서는 시속 49㎞를 내는데 그쳤다. 차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초경량 탄소합금 소재를 활용하고 있는데, 전기모터는 그 중량이 랩톱컴퓨터의 무게와 비슷한 3.6㎏에 불과하다.
또 모터의 자석 소재로 네오디뮴 철 보론 합금을 사용하는 등 항공기용 소재를 도입하기도 했다. 단결정 실리콘으로 만든 이 차의 태양전지판은 에너지 변환(광-전기)율이 19.3%에 이른다.
미국의 8개팀도 주목을 끌었는데 특히 지난해 여름 GM이 주최한 선 레이스대회에서 1, 2, 3위를 차지한 미시건대 웨스턴 워싱턴대 매릴랜드대 팀의 활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결과는 미시건대팀이 3위, 웨스턴 워싱턴대팀이 5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월드 솔라카 챌린지는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펼쳐지는데 특별한 규제나 규칙이 없다. 대회의 한 관계자는 "인간이 처음 하늘을 날려고 시도했을 때에도 규칙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까다로운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기술혁신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다만 태양전지판의 크기는 범위를 정해 놓고 있다. 가로X세로X높이가 4mX2mX1m의 공간에 들어가도록 했고 길이는 6m까지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태양전지판은 8㎡이내로 제한돼 있는 셈이다. 또 태양전지판으로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것은 하루에 두번만 가능하다. 경기전 2시간, 그리고 경기 후 2시간 동안. 작년 대회에는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스위스 서독 덴마크 파키스탄 등이 참가했는데, 이 나라들이 현재 한발 앞서 태양전지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솔라카 선도국들이다.
미국의 GM사가 주최하고 주로 미국의 대학팀이 출전하는 'GM선레이스'도 꽤 알려진 장거리 경기다. 스노(눈)벨트지역인 북부 미시건에서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남부 플로리다까지 장장 2천6백여㎞를 달리는 이 대회에서는 미국 대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때로는 수준미달의 자동차가 출전하기도 하고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차들이 등장해 화제를 뿌리기도 한다. 이 대회를 후원하는 GM사의 돈 런클 부사장은 선레이스를 통해 태양전지차의 마찰력 감소, 태양전지의 효율 증대, 새로운 공기역학적 기술축적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총연장 2백98㎞를 질주하는 '아메리칸 솔라컵'이 매년 개최되고 있고, 캐나다에서는 '캐나디언컵'대회가 6백30㎞ 도로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 고베에서도 아사히솔라카 랠리가 열리고 있다. 지난 해에는 제2회 대회가 개최되었는데, 모두 14대의 솔라카가 참가했다. 이 대회의 특징은 도로경기가 아니고 트랙경기라는 점이다. 1.7㎞의 트랙을 세바퀴 도는 '미니'경주인데 경기규칙 또한 매우 간단하다. 주행도중 배터리를 교환하는 일만 금지돼 있는 것이다.
성적은 주행성적 뿐 아니라 제작기술 디자인 등판능력 등을 종합해 매긴다.
작년 대회의 우승차는 CSK-시몽이 내놓은 '시몽90'. 모터사이클형 3륜차인 시몽90의 제원은 길이 5백30㎝, 너비 2백㎝, 높이 1백㎝. 정격출력은 7백W인데 최고시속은 80㎞ 이상이라고 한다. 차체의 중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탄소섬유소재를 사용했고,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태양전지판을 둥글고 뾰족하게 만들었다.
비록 그랑프리는 놓쳤지만 금상을 받은 '라라1호'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사와 아사히그룹이 공동제작한 이 솔라카는 일반도로에도 곧 적용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1억엔의 제작비가 든 이 차의 소재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펄프.
또 이 대회에서 신소재상을 받은 일본의 '서든 크로스 2'호는 재료공학자들의 세심한 주목을 받았다. 신소재인 아모퍼스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전지를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아모퍼스실리콘 태양전지는 국내에서도 이미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솔라카는 현재 대학이나 기업연구소 취미 단체에서 주로 제작하고 있다. 초기에는 아마추어들의 취미거리에 지나지 않았으나 이제는 자동차메이커들의 관심이 높아져 수준 높은 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솔리카의 대부분은 3,4개의 바퀴를 가진 1인용 차인데 차위나 옆에 넓은 태양전지판을 부착하고 있다. 또 이 차들은 자체 중량을 줄이기 위해 탄소섬유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을 차체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솔라카의 성능은 차체에 실은 태양전지판의 집광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태양전지판에서 햇빛을 전기로 바꾼 다음 그 힘으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양전지의 에너지효율은 솔라카 연구자들에게 늘 지상과제가 된다. 보통의 태양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약 12%에 불과하다. 물론 12%의 에너지효율을 가진 태양전지라 할지라도 이것들을 모아 8㎡짜리 태양전지판을 만들면 약 1천W, 또는 1.33마력의 힘을 발생시킬 수 있다. 현재 태양전지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작업이 세계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호주의 뉴 사우스 웨일즈대학 전자공학과 마틴 그린교수는 최근 에너지효율을 24%까지 향상시켰다고 주장했다. 규소(silicon)와 은(銀)을 기본소재로 삼아 태양전지를 만들었더니 에너지효율이 크게 높아 졌다는 것. 일본도 이 분야를 집중연구하고 있는데 일본의 솔라카에 장착된 태양전지의 에너지효율은 20% 수준이다.
또 배터리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실 낮에 에너지를 모아두었다가 밤에 사용하려면 배터리의 덩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거워진 배터리를 달고 다니면 가뜩이나 힘이 부족한 솔라카는 곧 멈추고 말 것이다. 이 모순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태양자동차 연구자들은 배터리의 경량화와 고성능화를 꾀하고 있는데, 종래의 납배터리 대신 보다 가벼운 은-아연 배터리의 채택이 늘고 있다.
주변환경은 좋은 편
아무튼 솔라카는 아직 실용화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대낮에만 동력을 얻을 수 있고 밤에는 맥을 못 춘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약점이다. 힘도 크게 달리는 형편이다. 게다가 가격이 너무 고가여서 일반인은 구입할 엄두도 내기 어렵다. 보통 솔라카 한대의 제작비용이 25만~2백40만달러에 달하니 그 금액이면 고급 승용차 몇대를 사고도 남을 정도다.
그렇다고 태양전지자동차의 도로출현이 요원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공해문제 국제원유 수급문제 등에 얽혀 가솔린자동차가 운행을 제한받게 되면 그 첫번째 대안으로 태양자동차가 떠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GM 도요타 닛산 등 세계굴지의 자동차회사가 솔라카랠리 참가차를 집중지원하고 있다고 결론지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뿐만 아니라 풍동 등을 이용한 공기역학적 연구, 재료공학 일렉트로닉스 컴퓨터 타이어 등 관련된 전분야가 현재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므로 그 주변환경은 매우 좋은 편이다.
솔라카는 한국에서도 이미 1987년에 제작 됐다. 발명가인 이준석씨가 개발한 이 국산 솔라카는 솔라카 랠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날개를 편 새모양, 물고기 모양의 차와는 그 외관부터 크게 다르다. 국산 솔라카 1호는 실제로 일반자동차와 똑같은 외형을 보이고 있다. 이 자동차의 시속은 35~40㎞이고, 제작비는 4백50만~5백만원 들었다고 한다.
세계가 솔라카시대를 향해 달리고 있다면 우리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더 심하게 말하는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단계라고 단언할 정도다. 우리의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애써 이 분야를 외면하는 형국이고, 정부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그나마 일부 발명가들이 연구의 씨를 심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계속해서 눈을 감고 있어도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해 태양에너지 관련자들은 "이제는 우리도 그럴듯한 솔라카 한대를 제작해 세계적인 랠리에 참가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솔라카의 제작과정은 태양에너지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으므로 꼭 태양전지자동차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한번 연구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