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의 뒤를 이을 차세대미사일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에린트와 애로우를 개발하고 있다.
걸프전 초반 미사일요격 미사일로 각광받은 패트리어트에 대한 비밀이 차츰 밝혀지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패트리어트가 '스커트사냥꾼'이란 별칭을 얻었지만 이보다는 훨씬 정교한 무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즉 패트리어트의 실전시험은 그 상대가 너무나 빈약한 스커드미사일이었기 때문에 재대로 된 테스트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커드미사일은 정확성이 떨어지고 속도도 최신무기에 비해 뒤진다. 로켓의 추진부분이 지나치게 큰 점도 손쉬운 요격대상이 되게 한다. 무엇보다도 전폭기의 도움없이 미사일만의 단독 공격이기 때문에 방어하는 쪽에서는 레이더교란없이 표적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현재까지 이라크가 발사한 스커드를 전부 합쳐도 다국적군 전폭기 한대 분량의 폭탄에도 미치지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스커드 공격은 군사적이기보다 정치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얘기다.
패트리어트는 원래 미사일요격용이 아니라 비행기요격용으로 설계됐다. 패트리어트의 내부 컴퓨터프로그램은 날아오는 미사일과 같이 각이 큰 물체를 레이더가 잡을 수 없도록 짜여졌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패트리어트의 제작회사인 레이시온사에 의해 1987년 변경됐다. 레이시온사는 이 미사일에 새로운 탄두를 붙이고 미사일요격용으로 적합하게 개조했다. 패트리어트는 표적에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근접한 지점에서 폭발하도록 설계돼있다. 레이시온사는 패트리어트가 표적에 더욱 근접해서 폭발하도록 전자장치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다국적군은 스커드미사일 한대당 두대씩의 패트리어트를 발사했다. 스커드는 공군의 도움없이 외롭게 날아오므로 다국적군은 레이더의 폭을 좁히고 부담없이 패트리어트를 명중시킬 수 있었다. 사우디인들은 전쟁초기 공포에 떨었지만 나중에는 공습경보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와 화려한 밤하늘의 장관을 구경했다. 이것이 패트리어트 성공의 비결이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의 레이더시스템은 접시처럼 빙글빙글 도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 고정된 작은 안테나들의 집합으로 구성돼있다. 이 안테나들은 스커드가 날아오는 방향으로 각도를 좁히고 패트리어트가 발사되면 끊임없이 이 미사일에 표적에 대한 정보를 보낸다.
에린트와 애로우
미국과 이스라엘은 현재보다 성능이 뛰어난 방공미사일을 개발중이다. 미국이 이미 설계를 마친 차세대미사일의 이름은 에린트(ERINT, Extended Range Interceptor). 이 미사일은 스스로의 레이더시스템으로 표적을 추적한다. 또 현재의 패트리어트 발사대는 한꺼번에 4대만 발사할 수 있지만 이 미사일은 1백 67대까지 장치할 수 있다. 에린트의 성능시험은 오는 93년으로 잡혀져있다.
이스라엘은 추적거리가 긴 요격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이 장거리유도 미사일의 이름은 애로우(Arrow). 이미 지난해 성능시험을 마쳤다. 음속의 10배나 되는 속도를 지닌 이 미사일은 30km 거리에 있는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패트리어트의 성공 이후 레이시온사는 주문이 밀려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주식은 최근 5달러나 급등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패트리어트가 스커드를 상대로 나름대로의 성능을 다 발휘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