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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밤하늘 광기어린 늑대별과 귀여운 애완견

올 2월은 우리민족의 가장 큰 명절중의 하나인 설날이 있다. 오랜만에 가족친지들이 고향집에 모여 재미있는 이야기 꽃을 피우는 밤, 고향의 밤하늘은 이집 저집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 소리와 함께 찬란한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잠시 자리를 피해 나온 고향집 앞마당에서는 바둑이가 짖어대고 하늘에는 뭇별들과 은하수가 차갑게 빛난다. 간혹 하늘을 그으며 지나가는 별똥별은 어린이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우리를 설레게 한다. 자, 이제 2월의 밤하늘을 여행해 보도록하자. 그저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하늘도 아름답겠지만 조금 추운 것을 각오하고 대문밖 논밭 사잇길까지 나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난히도 별이 많은 밤에는 그동안 알고 있었던 별자리 조차도 찾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그렇지만 큰곰자리의 북두칠성이 제법 높이 올라와 있고 겨울의 왕자 오리온이 그 위용을 자랑하므로 이 두별자리를 먼저 찾아 감각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철의 대삼각형

남쪽하늘에서 당당한 위세를 떨치는 오리온자리의 삼태성을 연결한 선을 밑으로 계속 연장해보면 청백색의 차가운 빛을 발하는 밝은 별을 찾을 수 있는데, 이 별이 바로 항성(스스로 빛을 내는 별)중에서 가장 밝다는(-1.6등) 큰개자리의 α별 시리우스(Sirius)다. 다시 이 시리우스에서 약간 동쪽으로 비스듬히 고개를 올려보면 흰색의 밝은 작은개자리의 α별 프로키온(Procyon)을 찾을 수 있다. 이 두별과 오리온자리의 α별 베텔기우스를 연결하면 큰 삼각형이 되는데 이것을 '겨울철의 대삼각형'이라고 부른다.
 

겨울철의 대삼각형

 

그리스 신화속의 큰개와 작은개, 이 두별자리는 오리온이 사냥할 때 데리고 다니던 개들이라고 전해지는데, 몽둥이를 치켜들고 사냥을 하고 있는 오리온의 뒤에서 주인의 적을 향해 짖어대고 있는 두마리의 개를 연상하면 아주 재미있다. 이 겨울철 대삼각형의 세 별들은 밝기와 더불어 그 색깔이 주는 이미지도 독특한데, 이중 시리우스는 광기 서린 청백색의 빛 때문에 사냥개라기 보다는 무서운 투견이나 늑대라는 느낌을 준다. 옛날 중국에서는 이별을 천랑성(天狼星, 하늘의 늑대별)이라고 불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흰색의 프로키온은 작고 귀여운 애완견의 느낌을 준다.

시리우스의 남쪽 4° 근방에는 쌍안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는 유명한 산개성단(M41, 5등급)이 있는데, 공해가 적은 시골하늘에서는 쌍안경으로 관찰하면 불규칙적으로 모인 별의 무리가 성운과 섞인듯이 보인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와 작은개 자리의 프로키온을 연결한후, 다시 프로키온에서 이선과 직각방향으로 약간 머리를 위로 올리면 두개의 밝은별이 정답게 떠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중 위쪽의 별이 쌍둥이 자리의 α별 카스토르(Castor)이고 아래쪽별이 β별 폴룩스(Pollux)이다. 이 쌍둥이자리의 전체적인 모양은 찌그러진 Ω자 모양이다.

이 별자리가 흥미를 끄는 이유는 α별 카스토르(1.6등)가 β별 폴룩스(1.2등)보다 어둡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신화속에서 조차 카스토르가 형이라고 전해지는데 이 사실은 두별이 밝기순으로 명명된후 카스토르가 어두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우리말에 우애있는 형제를 상징하는 '형님먼저 아우먼저'를 생각하면 더욱 그럴듯 하다. 신화속의 이야기를 듣고보면 그 사실이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 쌍둥이자리는 태양과 행성의 길목인 황도 12궁에 속하는 별자리인데, 천왕성과 명왕성이 발견된 별자리로 유명하다. 특히 천왕성은 카스토르쪽에서 명왕성은 폴룩스쪽에서 발견됐으니 정다운 이 형제는, 우리 인류에게 태양계를 확장시키는 일에도 나란히 공로를 세운 셈이다. 또 이 별자리에는 유명한 산개성단 M35(5등급)가 있는데 쌍안경으로도 성운상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겨울철의 대삼각형의 위용에 가려 자칫 소홀히 다뤄지는 중요한 별자리가 있다. 이것이 바로 겨울의 대삼각형 안쪽에 위치한 어두운 별자리 외뿔소 자리다.

비록 가장 밝은 α별이 3.9등급의 어두운 별자리여서 도시의 하늘에서는 잘보이지 않지만,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촬영에 열을 올리는 유명한 '장미성운'과 산개성단 M50 등 중요한 관측대상들이 있는 별자리이므로 꼭 찾아보도록 하자. 기타 문의 사항은 한국아마추어천문협회(790-0340)로 문의 바람.

시리우스와 그 반성(伴星)

가장 밝은 항성 시리우스는 태양에서 가까운 별로도 유명하다(약 9광년). 이러한 이유로 시리우스는 천문학자들의 흥미있는 관측대상이 되어왔다. 그런데 1862년 미국의 망원경제작자 알반 클라크는 18인치 굴절망원경을 제작해 그것을 시험하기 위해 시리우스를 관찰했는데 약 20년전 독일인 베셀이 예언했던 어두운 반성(伴星)을 발견했다. 이 반성은 지름이 지구의 약 3배밖에 되지 않으나 질량은 태양과 비슷해 밀도가 태양의 약3만배나 되는 백색왜성이다. 이 반성의 밝기는 8.7등급이며 8인치 이상의 망원경이면 관측 가능하다.
 

시리우스와 그 반성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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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정규성 학술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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