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인간이 불을 발견해서 사용해 온 이래 양초처럼 간편한 등불을 발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에서 양초만큼이나 과학의 다양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소재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에다 촛불을 켜고 온가족이 모여 같이 관찰하면서 양초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문제

1 양초는 고체로 되어 있다. 그러나 양초가 타는 것을 관찰해 보면 고체 그대로 타는 것이 아니라 양초가 녹으면서 탄다. 또 타면서 그을음이 올라오는 것을 볼 때 액체가 그대로 타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타고 있는 양초의 연료는 어떤 상태인지에 관해 토론이 벌어졌다. 누구의 견해가 가장 합리적일까?
① 아람 : 초는 고체이니까 당연히 고체로 타는거야. 고체인 장작이 그대로 타듯이 말야.
② 보람 : 보면 알 수 있듯이 액체로 된 초가 심지에 끌려 올라가서 타는 거야.
③ 가람 : 초는 기체상태로 타는거야. 초를 태우다 끄면 흰 연기가 나오지. 거기다 불을 붙이면 불이 붙는다구.
④ 채림 : 초는 고체 액체 기체가 서로 싸우지 않고 차례로 타는 거야. 처음에는 고체, 그 다음엔 액체, 그리고 맨나중엔 기체가 타는거야.

2 늦은 밤, 길 위에서 여러 노점상들이 판을 벌이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도 고민이고 벌이가 시원치 않아도 고민이다. 게다가 바람이 불어 자꾸만 꺼지는 촛불도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그래서 다음 네 장수는 바람에도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촛불등피를 해 씌웠다. 가장 성능이 좋고 잘타는 것은?
① 호떡장수 : 곧게 뻗어있어야 기류가 잘 통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내 것이 제일 좋다.
② 군고구마장수 : 아니야. 오히려 아래 위로 기류가 잘 통하도록 해야 돼. 그리고 촛불의 모양과 비슷한 내 등피가 최고라니까.
③ 군밤장수 : 바람에 끄떡 없으려면 아래서 들어오는 바람을 잘 막아야 해. 그러니 내 것이 최고지.
④ 과일장수 : 뭐니뭐니해도 등피는 아래위가 훤하게 뚫려 있고 잡기도 편한 내 것이 좋다.


촛불등피 실험
 

3 정전이 되었을 때 초를 켜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의 모양은 무척 다양하지만 한결같이 심지를 가지고 있고 또 거기다 불을 붙이면 환한 불꽃을 일으키며 탄다. 그러나 파라핀에 직접 불을 붙이려고 해도 불이 붙지 않는다. 왜 심지가 없으면 불이 붙지 않을까? 다음 여러사람의 의견 중에서 합리적인 것을 고른다면?
① 달샘 : 내 생각엔 아마 심지가 녹은 양초를 흡수해 심지끝에서 불이 붙고 그 다음에 타는 것 같아. 마치 세숫대야에 잘못 걸쳐진 수건이 물을 흡수하는 것같이 심지가 흡수하는 게 아닐까?
② 아람 : 양초는 심지 그 자체가 타면서 불꽃이 생기는 거야. 초는 모양을 예쁘게 하기 위해 있는 것이고.
③ 칠뜨기 : 심지는 폭탄의 도화선같이 최초의 불꽃을 만들기 위해 있는 거야. 일단 심지에 불이 붙으면 그 다음에 촛물 위에서 타는 거야. 석유위에 불이 붙는 것처럼.
④ 한우리 : 글쎄, 그럴까? 심지는 원래부터 안타고 양초만 타. 왜냐하면 양초는 파라핀으로 만들었잖아. 안타는 심지는 잘라줘야 돼.


심지의 역할
 

4 파라핀을 녹여 양초를 만들었다. 그리고 무명실을 꼬아서 만든 것을 심지로 이용했다. 잘 타리라고 마음이 부풀어 있던 칠뜨기는 자꾸만 꺼지는 양초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다음은 친구들이 칠뜨기를 도우려고 해준 말들이다. 누구의 말을 들으면 성공할 수 있을까?
① 달샘 : 야! 포기해. 기어이 만들려면 공장에서 특수처리한 폭탄 심지처럼 만들어야 해.
② 아람 : 파라핀이 잘 안 녹아서 그래. 심지를 더 많이 꼬아서 두껍게 해 봐.
③ 한우리 : 너 세수 안했지. 손이 꼬질꼬질하니까 심지가 더러워져서 파라핀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거야. 심지를 양잿물에 삶아서 해 봐.
④ 새봄 : 어휴, 바보. 그냥 심지는 잘 안 타. 파라핀을 골고루 입혀야 타지.

정답

1 ③ 고체상태에서 타는 경우는 없다. 만약 액체상태에서 탄다면 초를 거꾸로 해서 액체상태의 초를 심지로 흘려보내면 더 잘 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초는 꺼지게 된다. 따라서 초는 기체상태에서 탄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결론을 보다 확실하게 알아보려면 간단한 실험을 해봐야 한다. 플라스크에 초를 넣고 끓이면 기체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유리관으로 유도, 그 끝에 불을 붙이면 불이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불이 붙고 있는 불꽃 속의 심지에 유리관을 넣어보면 기체가 나오는데 거기에도 불이 붙는다. 따라서 양초의 연료는 분명히 기체다


①삼각플라스크 속의 액체파라핀이 타고 있다. ②③촛불 속의 파라핀을 알루미늄호일로 만든 파라핀 유도관으로 유도, 불을 붙이고 있다.
 

2 ② 촛불이 바람에 흔들려 꺼지는 이유는 심지에 의해 기화된 파라핀이 날리기 때문이다. 그것을 막으려면 외부의 공기흐름도 막아야 하지만 상승기류를 잘 만들어 연료와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상승기류를 잘 만들어 주는 것이 군고구마장수의 불꽃모양이다.

3 ① 양초의 심지가 녹은 연료(파라핀)를 잘 흡수하지 못하면 스스로 타서 구부러진다. 그래서 양초가 나오기 전에 만들어진 등불을 계속해서 심지를 잘라주어야 했다. 양초는 구리줄로 만든 심지로도 불이 붙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보아 심지 사이로 난 작은 틈새에 생긴 모세관현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을 입증하기 위해 소금덩어리를 쟁반위에 두고 물들인 알코올을 바닥에 부어 놓으면 소금덩어리의 틈 사이로 알코올이 딸려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불도 붙일 수 있다.


소금덩어리에 알코올이 스며들어 불이 붙고 있다.
 

4 ③ 필자가 양초를 직접 만들면서 맞부딪친 문제 중 가장 해결하기 힘들었던 난제가 심지였다. 양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심지다. 심지가 녹은 파라핀을 잘 흡수하게 하려면 무명실로 꼬아 만든 심지를 양잿물로 삶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명실에 포함된 어떤 성분이 양초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현종오 교사

🎓️ 진로 추천

  • 화학·화학공학
  • 물리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