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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막대에서 전자주사 안테나로 진화

전파의 더듬이

현대는 엄청난 정보를 실어 나르는 전파의 홍수시대. 범람하는 전파속에서 유용한 전파만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안테나 기술이 필요하다.

전파(전자파)란 무엇인가. 전파를 발생시키는 안테나란 무엇인가.

알듯하면서도 막상 알기 쉽게 설명하기 힘든 것 중의 하나다. 와이어리스(wireless)마이크에 붙어 있는 쥐꼬리같은 안테나, 자동차 지붕에 붙어 있는 수직막대모양의 안테나, TV용 수신 안테나, 전화국 옥상에 흔히 보이는 접시 모양의 안테나, 아마추어 무선 종사자들이 건물옥상에 쳐놓은 도체선들로부터 우주 천문관측용 초대형 안테나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상의 안테나들이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전류를 전파로 바꿔준다

안테나는 다른쪽의 신호를 수신하거나 또는 이쪽의 정보를 다른쪽으로 송신하는데 사용된다. 안테나는 전파를 효과적으로 송수신하는 장치, 즉 고주파전류의 진동을 효과적으로 전파로 변환시키는 장치다. 그래서 흔히들 정보가 빠른 사람을 가리켜 사방에 안테나를 쳐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전기제품의 스위치를 넣으면 어떻든간에 전파를 복사(輻射)하게 된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전파를 복사하는 것은 안테나뿐이다. 여기서 전파를 발생시키는 현상을 특별히 복사(radiation)라 부르는데 그 뜻은 발생이라는 말과 같다.

안테나는 도체선이나 금속파이프, 도체판으로 만들어진다. 그 크기는 아무래도 괜찮은 것처럼 보이나 결코 그렇지 않다. 안테나는 공진(共振)현상을 이용함으로써 공간에서의 수많은 전파중에서 필요한 전파만을 끌어내고 또 공간에 필요한 전파만을 복사시킨다. 그러므로 안테나의 크기는 수신하려는 전파와(송신하려는 전파라도 마찬가지) 공진하도록 정확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TV 실내안테나를 비롯 각종 안테나가 길이를 조절하도록 된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안테나 없이도 TV화면이 잘 보인다든가 또는 아무리 높이 안테나를 설치해도 화면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전파의 세기가 관계되는 것으로 전파가 강한 곳에서는 수신기 속에 도선이 안테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또 전파의 세기가 약한 곳에서는 보다 지향성이 좋고 높은 안테나에 부스터(booster)라는 고주파 증폭회로가 요구되기도 한다.

전파의 동심원


(그림 1) 물속에 막대를 넣어 상하로 진동시키면 파동이 발생해 퍼진다.


연못의 표면으로부터 물속에 막대를 꽂아넣어 상하로 진동하면 막대를 중심으로 하는 동심원 모양으로 파동이 퍼져나간다(그림 1).
막대를 상하로 반복해 움직이는 것은 상하로의 진동에 해당되며 반복진동과정에서 본래의 위치로 되돌아 오기까지의 시간을 주기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1초 사이에 막대를 상하로 1회 왕복시켰다면 이때의 진동주기는 1초가 된다. 1초당 진동수를 주파수라고 부르며 단위는 헤르츠(㎐)다. 즉 주기=1/주파수의 관계가 있다(그림 2).
 

(그림 2) 막대의 진동수와 발생하는 파동의 파장관계.(2)는 (1)의 2배 진동수다.


한편 막대가 상하로 1회 진동할 때마다 1개의 파동이 발생하는데 파동의 마루와 마루 또는 골과 골 사이의 거리를 파장이라고 한다. 파동의 속도=진동수x파장의 관계가 있으므로 진동수, 즉 주파수가 높아지면 파장이 짧아지게 된다.

(그림 1)에서의 막대의 상하운동 대신 (그림 3)과 같이 상하의 두 도체막대에 교류전압을 A B 양단에 걸어주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교류전압은 시간에 따라 (+)와 (-)의 값을 갖는 전류를 발생하고 상하 두 도체막대에는 번갈아 가면서 (+)와 (-)의 전압이 걸리게 된다. 즉 전류크기에 해당되는 (+)와 (-)의 전하(electric charge)가 발생하게 되며 이 두 전하사이에는 소위 전기력선이 생기게 된다.

이 전기력선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림 1)에서와 같은 파동의 물결에 비유될 수 있으며 시간에 따라서 (그림3)의 (d)와 같이 전 공간으로 전기력선인 파동의 물결이 퍼지게 된다. 전 공간으로 전파의 파동이 퍼져 나가려면 자기력선이라는 자기작용이 있어야 되는데, 교류전류에 의해 발생되는 전기력선을 감싸는 자기력선이 발생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림 3) 교류전압에 의해 두 도체막대에 발생하는 전기력선


안테나의 원조, 헤르츠 공진기

19세기 전반은 전기학과 자기학의 이론과 법칙이 연달아 발견된 시대였다.

1864년에 영국의 J. 맥스웰은 이때까지 여러사람에 의해 연구된 결과를 체계화시켜 혁신적인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즉 그때까지의 전기학과 자기학의 여러 법칙을 하나의 수식(맥스웰 방정식)으로 표현했다. 이 방정식의 의미는 그때까지 서로 독립된 것으로 인식됐던 전기와 자기현상이 한 현상의 또다른 표현임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이들 전자기 현상에서 그는 전계(전기력선)와 자계(자기력선)의 상호작용에 의해 전해지는 파동이 발생되는 것을 예측했다. 그것이 바로 전파였다.

1884년 영국의 J. 포인팅은 전파에너지의 흐름을 제시하는 정리를 발표해 맥스웰의 이론을 뒷받침했다.

같은 해 독일의 H. 헤르츠는 불꽃방전을 이용해 고주파의 전기진동을 측정하는 루프형 수신장치를 만들어 전파를 포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헤르츠는 또 송파장치 유도코일의 출력단자 갭(gap) 부근에 평평한 도체판이나 구형도체를 연결해 수파(受波) 되는 불꽃의 강약을 관찰했다. 수파장치의 도체 루프의 크기를 변화시키면 수파된 불꽃이 두드러지게 강해지는 도체 루프의 길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루프의 공진현상'이라 부르는데, 헤르츠는 이 현상을 전파의 수파능력을 높이는데 이용했다. 이 때문에 헤르츠의 실험에 사용된 수파기를 가리켜 헤르츠공진기, 또는 헤르츠쌍극자(dipole)라 부른다.

헤르츠가 이 실험을 통해 발견한 것은 m크기 단위의 파장인 초단파였다. 헤르츠는 전파의 파장을 계산하기도 했다.

전파의 존재를 확인한 헤르츠는 전파가 빛과 같은 성질을 가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포물면거울에 파장 66㎝의 전파를 반사시키고 포물면거울의 초점 위치에 직선형 쌍극자를 설치해 전파의 수파(수신)실험을 했다.

영국의 O.J. 로지는 1890년에 이미 원형도파 관개구라고 불리는 전파실험장치를 만들었다.
인도의 J. 보즈는 1897년에 벌써 5㎜ 파장의 전파를 발생시켰으며 전파 흡수에 관한 연구도 했다.

도버 횡단에서 우주통신으로

1896년 영국의 G. 마르코니는 모르스부호를 접지 안테나를 사용해 전파로 보냈으며, 1896년에는 도버해협의 횡단통신에 성공했다. 그러는동안 통신거리와 관련돼 안테나에서 중요한 것은 용량체(콘덴서)와 길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마르코니의 실험이 성공을 거둔뒤 실용무선국이 곳곳에서 많이 생겨나게 되면서 전파통신에 혼신(상대국 이외의 다른 신호도 동시에 섞여 드는 것)의 문제가 제기됐다.

전파에 관계되는 공진현상은 헤르츠가 처음 확인했고 로지는 공진개념을 이용해 1898년 공진안테나, 즉 원뿔형의 구조로 안테나를 만들었다. 이는 콘덴서와 코일로 구성되는 공진회로를 갖추고 있다. 독일의 F. 브라운은 안테나회로의 동조회로(공진회로)를 고안했다.

마르코니가 전파를 이용하여 대서양횡단통신에 성공한 이래 각종 장파대(㎞ 파장대) 안테나가 고안되고 1898년에는 미국의 E.톰슨이 2소자 배열안테나를, 1901년 미국의 J. 스톤이 3소자배열 지향성 안테나를 제안했다.

방향성 통신 안테나의 특성을 지향성이라 부르는데, 이는 전파를 통신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복사하기 때문에 전력이 효율적으로 이용되며 통신의 비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지향성안테나의 사용은 전파탐지의 기술개발로 이어져 1907년에는 방향탐지 안테나가 개발됐다.
전파통신의 이용이 증가되고 전파의 수요가 증대되면서 무선전신, 무선전화 뿐 아니라 방송에까지 전파의 이용이 확대됐다. 더짧은 파장대의 전파 활용을 생각하면서 각종 파장대의 전파 특성이 조사되고 여기에 적합한 안테나의 개발로 이어진다.

1922년 마르코니에 의한 2m 파장용 포물면반사경 안테나, 전리층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단파배열 안테나, 1926년에는 오늘날 TV 수신용 안테나로 유명한 일본의 '야기(八木)·우다(宇田)' 안테나가 완성된다.

1930년대로 접어들면서 마이크로파(파장 ㎝) 안테나의 개발로 이어졌으며 오늘날의 위성통신과 우주통신이 탄생한다.

마이크로파의 파장은 짧고 그 성질은 빛에 가깝다. 그래서 마이크로파의 안테나는 광학계통의 망원경과 꼭같은 원리로 만들 수 있다. 다만 반사거울 대신에 포물면반사기와 대물계의 초점 위치에 마이크로파를 발생 또는 수신하는 작은 안테나를 두기만 하면 된다. 마이크로파안테나는 장파 중파 단파 초단파용의 선형안테나(도체선으로 구성되는 안테나)에 대해서 개구안테나(aperture antenna)라 불린다. 위성통신 우주통신에 사용되는 카세그레인안테나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림 4) 헤르츠가 제작한 실험장치(1888)


어레이가 최근 추세

전파에는 전계와 자계가 있다. 전계를 수신하든 자계를 수신하든간에 동일한 전파라면 동일한 정보를 끌어낼 수 있다. 그래서 안테나에서는 크게 나누어 두 종류의 안테나가 있다. 다이폴안테나(dipole antenna)로 대표되는 전계를 수신하는 것과 루프안테나나 슬롯 안테나(slot antenna)로 대표되는 자계를 수파하는 형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그림5).

전계수신용 안테나로는 자계를 수신할 수 없다. 또한 자계수신용 안테나로는 전계를 수신할 수 없다.
다이폴형이나 루프형 안테나는 장파 중파에서부터 극초단파의 주파수에 이용되고 슬롯형 안테나는 극초단파나 마이크로파의 주파수에 이용되고 있다.

안테나의 설치방법은 전파의 편파 특성과 관계가 있다. 전파의 전계가 지면에 대하여 수직인 전파를 수직편파라 하며, 수직으로 세운 수직안테나는 수직편파의 전계를 발생시키거나 또는 수신할 수 있다. 또 지면에 대해 평행인 전계의 전파를 수평편파라 부르는데 수평으로 장치된 안테나는 수평편파의 전파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수신할 수 있다.

자동차에 장치한 무선전화용 안테나, TV안테나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본의 위성방송을 수신하기 위해서 접시형 파라볼라 안테나를 설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위성방송은 수직편파도 아니고 수평편파도 아닌 원편파(circular polarization)를 사용하기 때문에 선형안테나로는 수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리적인 측면에서 안테나의 분류 외에 안테나의 형태별 분류를 살펴보면 개구면안테나 선형안테나(linear antenna) 어레이안테나(array antenna)로 분류할 수 있다.

반사망원경과 같은 광학기기의 원리를 전파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빛과 같은 파장의 짧은 전파를 발생시킬 필요가 있다. 10㎝ 이하의 전파를 발진하는 진공관(마그네트론 클라이스트론 등)이나 다이오드 등이 개발되면서 비로소 파라볼라안테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파장이 10㎝라면 지름이 1m인 안테나는 10파장이고 지름이 10m인 경우라면 1백파장이 된다. TV 방송의 전파의 파장은 대략 3m이므로 10파장에서는 30m가 된다. 안테나로서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지름이 10파장의 파라볼라안테나(파라볼라반사면)가 필요하고 1백파장 정도가 되면 광학기기와 마찬가지의 성능을 발휘한다. 때문에 TV 방송 정도의 낮은 주파수가 되면 여기서 말하는 개구면안테나는 너무 커서 제작이 어렵다.

위성방송통신에서는 13㎓(기가헤르츠, ${10}^{9}$㎐)의 전파가 사용되므로 그 파장은 2.5㎝가 되고 10파장이라면 25㎝ 정도의 크기면 된다.
선형안테나는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도체선 또는 도체 막대로 구성되는 안테나로서 가정의 무선전화안테나, 아마추어무선용으로 길게 늘어뜨린 안테나 등 수없이 많다.

헤르츠가 전파의 존재를 확인한 실험에서 도체막대에 고주파전류를 흘려보내 안테나로 활용한 것도 선형안테나다.

TV수신용 안테나를 보면 여러개의 도체막대소자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어레이안테나의 한 예다. 이렇게 여러 안테나소자를 배열시키면 안테나의 이득이 높아지고 지향성이 좋아진다. 어레이안테나는 같은 형상의 안테나가 정연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배열되어 있는 개개의 안테나를 소자안테나, 간단히 소자라고 하고 배열간격을 소자간격이라 부른다.

개구면안테나는 전파빔의 방향을 바꾸려면 안테나를 회전시켜야 되겠지만, 어레이안테나는 스위치를 작동시켜 빠른 속도로 전환이 가능하다.
 

(그림 5) 가장 기본적인 세 종류의 안테나


하이테크 시대의 안테나

(그림 6) 마이크로 스트립 선로


독자중에는 휴대용 전화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테나의 소형화 문제다. 손목시계의 크기 정도인 휴대용 전화기에 적합한 안테나는 어떤 것일까.

소형안테나로 마이크로스트립안테나가 실용화되고 있다. 기판이라고 불리는 도체판 위에 1㎜ 정도의 얇은 절연체가 있고 그위에 도체의 띠(스트립)을 만드는 구조를 마이크로스트립선로라고 부른다(그림 6).

스트립의 폭이 넓으면 주파수 대역폭도 넓어지고 동시에 전파의 복사도 쉬워진다.
마이크로스트립 안테나는 평면모양으로 대량의 소형소자 안테나를 필요한만큼 연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조적으로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어 첨단안테나로 주목되고 있다.

한편 한개의 안테나로 각기 다른 정보의 전파를 여러지역 커버한다든가, 여러개의 위성으로부터의 각기 다른 전파신호를 한개의 안테나로서 담당하게 하는 멀티빔안테나도 있다(그림 7). 귀중한 자원인 주파수의 효과적인 이용면에서도, 각 지역에 따로따로의 신호 전파를 보냄으로써 정보 전송량이 증대하는 것을 방지하는 측면에서도 멀티빔안테나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는 TV방송이나 자동차전화 등에서 이미 실용화돼 가고 있다.

독자 여러분은 흔히 앰프니 증폭기니 메가폰이니 하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안테나는 송신기의 최종증폭기로서 또는 수신시의 최고의 고주파 증폭기로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때의 안테나는 증폭 이득(gain)을 얻게 된다. 안테나의 이득이 0.5㏈(데시벨) 증가했다면 증폭도가 1.1배 커졌음을 의미하게 된다. 즉 이득이 10% 커졌다는 말이 된다. 이것을 레이더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득이 10% 증가했다면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약 5% 정도 증가한 셈이다. 이를테면 탐지거리가 1백㎞인 레이더라면 이득이 0.5㏈ 더큰 안테나를 사용함으로써 탐지거리는 1백5㎞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득이 크려면 개구면이 큰 대형안테나가 필요한데 안테나를 빠른 속도로 회전하려면 대형으로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전류나 전압의 위상을 전자장치를 이용해 고속으로 바꾸는 기능을 갖는 안테나를 전자주사안테나(electronic scanning antenna) 또는 페이즈드 어레이(phased array) 안테나라 부르는데, 전파빔의 방향을 컴퓨터로 제어하기가 편리한 페이즈드 어레이안테나는 미래의 최첨단안테나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그림 7) 멀티 빔 안테나와 복사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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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주창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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