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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기능 지도」 가능할까?

말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뇌의 변화 기록

양전자 발광 단층 촬영장치 등을 활용해 두뇌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뇌의 세세한 움직임을 영상으로 담는 일이 가능할까, 말을 하고 색을 인식하고 팔을 움직일 때 뇌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활동하는가를 리얼타임(realtime )으로 잡아 낼 수 있다면 '과학 최후의 프런티어'라 불리는 뇌연구는 급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뇌의 기능 지도(地圖)'에 관련된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분야는 양전자발광단층촬영과 핵자기공명촬영을 사용해, 인식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장면을 슬라이드로 표현해주는 장치.

이제까지 뇌의 구조와 관련된 지식은 대부분 동물실험을 통해 얻어졌다. 그러나 사람의 뇌는 동물보다는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동물실험결과를 그대로 적용시키기는 어려움이 많았다.

87년 런던대학의 신경생물학자 세미어 제키는 뉴욕신경과학연구소가 개최한 연구발표회에서, 양전자발광단층장치로 뇌를 촬영할 때 환자의 머리를 어떻게 고정시키는가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개최된 '인간 뇌의 기능성 지도제작'과 관련된 연구발표회에서는 양전자발광단층장치주사(走査)법 핵자기공명단층촬영법 등 각종의 방법을 동원해, 사람이 말하고 정신을 집중할 때 뇌의 어느부분이 활동하는가를 슬라이드로 찍어내는 방법이 발표됐다.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의 주요 테마의 하나는 이제까지 동물실험 결과 얻어진 지식을 인간에 적용했을 때 어느 정도 들어맞는지를 알아 보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는 벵골 원숭이의 시각(視覺)에 관련된 대뇌피질영역의 작용도를 컴퓨터로 데이터베이스화 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지하철 노선도'로 부를만큼 복잡하다. 시각에는 대뇌의 32개 영역이 관련하고 있으며 이들 영역을 연결하는 3백5개의 회로가 확인됐다. 하지만 이와같은 지식을 사람의 뇌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 이유는 인간의 뇌와 원숭이 뇌는 차원이 다르며 사람의 뇌를 조절하는 기술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뇌수술을 받은 환자의 신경활동을 전기적으로 기록한다고 해도 그것은 특정영역만을 기록할뿐이다.

현재까지 양전자발광단층촬영은 뇌전체 활동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핵자기공명촬영으로 뇌의 구조를 아는 것은 가능하지만 활동과 관련된 정보는 얻지 못한다. 또한 전파(電波)기록법과 자파(磁波)기록법은 극히 부분적인 신경활동을 측정할뿐이다.

이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비교해 새로운 정보를 얻는 연구가 워싱턴대학과 런던의 한 병원에서 행해져 시각과 운동피질의 관계가 한층 분명해지고 있다.

존스 홉킨스대학 정신·뇌 연구소 그룹에서는 양전자발광단층장치를 이용해 말하고 읽는 각각의 언어를 뇌가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연구해, 언어처리에는 대뇌피질이 아닌 다른 영역이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간헐적으로 전기 쇼크를 주면 측두엽의 피의 흐름이 증가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현재 이처럼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인간의 뇌연구가 사람이 말을 하고, 감정이 변할 때 어떤 부분들이 협동해 작동되는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까지 발전하려면 좀더 시간이 걸려야 할 것이다.
 

현재는 뇌의 구조를 밝히는 수준
 

199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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