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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영장류는 향기로 배우자 선택

시각 발달하자 기능 점차 상실

고대 영장류는 마치 곤충처럼 특정한 냄새로 배우자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 미시간대 지안쯔히 조지 장 박사는 2천3백만년 전 인간으로 진화하기 전의 영장류에게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6월 16일자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넷판을 통해 밝혔다.

많은 동물들은 배우자를 찾기 위해 페로몬이라는 특수한 분자를 분비한다. 페로몬 분자는 독특한 냄새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동물들은 이 냄새로 짝짓기 대상을 찾는다. 연구팀은 페로몬을 감지하는데 관여하는 ‘TRP2 유전자’의 흔적을 현대 인간에서 찾았다.

인간의 TRP2 유전자는 염기서열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 현재 아무 기능도 갖고 있지 않은 ‘가짜유전자’(pseudogene)다. 오랜 진화과정을 거쳐온 개코원숭이, 침팬지, 고릴라와 같은 원숭이류에서도 마찬가지다.

TRP2 유전자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2천3백만년 전 기능이 없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점은 고대 영장류가 모든 색깔을 구별해낼 수 있을 정도로 시각이 발달한 시기와 일치한다. 즉 시각적으로 색깔을 구별하는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페로몬을 감지하는 유전자가 그 기능을 점점 상실했다는 것이다.

페로몬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으려면 배우자가 충분히 가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각은 다채로운 피부색을 구분할 수 있어 페로몬 냄새보다 성적 욕구를 좀더 자극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장 박사는 “배우자를 찾을 때 후각보다 시각이 멀리서도 색깔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대 영장류에 비해 현대인에게서 색맹이 더 흔히 나타난다. 현대인보다 고대 영장류가 배우자의 외모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고대 영장류는 색깔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서 페로몬을 감 지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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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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