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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위 우리나라는 32위 처녀 출전한 북한은 19위를 차지했는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nternational Mathematical Olympiad, 약칭 IMO)는 세계 각국의 중등학생들이 수학재능을 겨루는 경시대회다. IMO의 규약에 따르면 그 주된 목적을 '대학교육을 받기 이전의 학생들 중에서 수학적 재능이 있는 학생을 발굴하고, 국제친선을 도모하며, 각국의 교육체제와 영재 교육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데 두고 있다.

참가자격은 매년 7월 1일 현재 만 20세 미만으로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중등학생(중·고등학생 )에게 주어진다. 참가인원은 경시자(학생) 6명(이내)과 단장 부단장으로 구성된다. 단장은 국제심판(jury)으로 출제회의의 일원으로 참가하고 부단장은 참가학생들의 생활을 돌보는 것을 주임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 8명에 대한 체재비는 주최국에서 부담하지만, 참가국의 경비부담으로 다수의 관찰자(observer)를 참가시 킬 수 있다.

●-두개의 한국어판 문제

IMO는 1959년 소련 체코 폴란드 동독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등 7개국이 참가, 루마니아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되었다. 1980년에 유일하게 개최되지 못한 적이 있으나 그 이후에는 지금까지 매년 빠짐없이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제29회 호주대회 때부터 참가했다.

북경에서 열린 1990년도 제31회 IMO는 7월 7일부터 7월 19일까지 13일간 54개국 3백8명의 학생이 수학실력을 겨루었다. 올 대회에는 북한 일본 마카오 바레인 등 4개국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시험문제는 각국에서 미리 출제한 1백8문제중 주최국(중국)위원회에서 1차로 28문제를 뽑았다. 이 28문제를 놓고, 참가국 대표 54명으로 구성된 문제선정 회의에서 3일간(9회)의 토의를 거친 뒤에 최종적으로 여섯 문제가 선정되었다.

이렇게 선정된 문제는 IMO가 규정한 국제언어인 영어 불어 독어 노어 스페인어 등 5개국 언어로 다듬어진다. 학생들은 모두 자기 모국어로 시험을 치게 된다.

올해에는 북한이 참가, 우리와 같은 언어로 된 문제가 제시됐지만 몇가지 용어가 차이가 나고 표현이 달라 두 개의 한국어판 문제가 나오게 되었다. 45년간의 분단의 아픔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배점은 한 문제에 7점씩이 주어졌다. 모두 여섯 문제니까 만점은 42점이었다. 시험이 완료된 후 각국의 단장과 부단장이 1차로 채점하고, 이 채점결과를 주최국의 채점조정위원단(각 문제마다 조별로 구성돼 있다)에 설명해야 한다. 양측이 합의해 일치된 견해에 도달했을 때 점수를 매기게 돼 있다.

이번 대회의 참가학생 3백8명중 42점 만점을 받은 학생은 중국 2명, 소련 1명, 프랑스 1명 등 4명이었다.

시상은 전체 참가학생의 2분의 1 범위 안에서 한다. 금상은 전체 학생의 12분의 1 이내, 은상은 12분의 2 이내, 동상은 12분의 3 이내로 돼 있다.

올해에는 34점이상 받은 학생이 금상 수상자였는데 모두 23명이었다. 은상은 23점 이상으로 56명, 동상은 16점 이상으로 76명이 상을 받았다. 총 입상자는 1백55명. 동상 이상 입상하지 못한 학생중 한 문제 이상 만점(7점)받은 문제가 있으면 명예상을 준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기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푼 학생이 있으면 심판위원회에서 심의, 통과되면 특별명예상을 수여한다. 금년에는 이에 해당하는 학생이 없었다. 또 주최국의 학생생활관리단에서 선발하는 인기상이 있는데 금년에는 42점 만점을 받은 소련의 미모의 여학생 말리니코바(Evgenia Malinnikova) 양이 받았다.

IMO에 출제되는 문제는 대략 다음과 같은 분야에 한정돼 있다.

첫째 기하학(평균기하학 입체기하학 해석기하학 벡터 삼각함수), 둘째 대수학(방정식 수의 성질 정수론), 셋째 해석학(함수방정식 수열과 급수), 넷째 조합학(순열 조합 경우의 수 이항정리 확률), 다섯째 부등식(대수부등식 삼각부등식 기하부등식), 여섯째 초등적인 수학적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다.

이를 우리나라 고교의 교과과정과 비교해 보자. 우리가 중점적으로 배우는 미적분학과 통계가 제외돼 있고 우리의 교과과정에 없는 정수론이 포함돼 있다.

금년에 출제된 문제는 대체로 다음 영역에 속한다.

1번 문제는 평면기하에 관한 문제고 2번 문제는 조합·기하, 3번은 정수에 관한 문제다. 또 4번은 함수방정식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는 문제고, 5번은 정수론 및 게임이론 그리고 6번은 기하학적 조합을 묻는 문제다.

참가학생의 문항별 평균점수를 보면 대략 그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나이 어린 북한대표들
 

(표1) 제31회 IMO 국가별 성적


IMO의 참가자격이 만 20세 미만의 중고등학생으로 돼 있으나 각 나라마다 학제가 다르기 때문에 참가학생들의 연령분포는 다양하다.

모든 사회주의 국가와 대부분의 서방국가는 새 학년이 9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고교과정을 5, 6월경에 수료하게 된다. 따라서 대학입학 직전의 20세 가까운 학생이 있는가 하면 초급학년이지만 나이 어린 영재들도 있다. 참가신청서에는 생년월일과 학교 및 학년을 기재하게 돼 있으나 이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체적인 통계를 알 길이 없고 다만 주최국 임원들의 입을 통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봄에 신학기가 시작되므로 다른 나라에 비해 참가학생들의 나이가 6개월 정도 어린 편이다. 고등학교 2학년 3명, 3학년 3명이 참가한 우리나라 대표팀은 평균 연령 17세로 전체적으로 봐서 중간에 속해 있다.

이번에 처음 참가한 북한은 초·중등과정이 10년(4년 3년 3년으로 나뉜다.)이므로 다른 나라 보다 2년이 짧은 셈이다. 실제로 북한팀은 54개 참가국중 평균연령이 15, 16세로 가장 어렸다. 특히 북한은 최고 영재학교인 평양제일고등중학교에서만 6명이 참가, 유일한 단일 고등학교 출전국이 되었다.

특기할 일은 이번 대회에 10세의 한 어린 국민학교 학생(국가 미상)이 번외로 출전한 사실이다. 그러나 성적이 나빴던지 결과에 대한 공식 발표가 없었다.

13일간의 전대회기간중 시험일인 이틀을 제외하고는 모두 견학과 관광으로 일정이 짜여졌다.

작년 서독대회 때는 주로 도서관 공장 민속촌 등의 견학과 2차대전 때 폐허가 된 도시의 복구상황을 보여 주는 도시관광으로 일정이 채워져 있었으나, 이번 중국대회에서는 명조와 청조시대의 고적관광으로 일관 했다. 당초에는 아시안게임의 메인 스타디움 관광이 예정되었으나 공사진행이 늦어서 인지 취소되었다.

IMO에 대비하는 각국의 선발·훈련 제도는 제각기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국가관리제도하에서 선수를 양성하고 있고 서방국가에서는 민간단체가 이를 담당하고 있다.

IMO 문제는 출제 범위가 우리나라의 교과과정과 많은 차이가 있으나, 한번 도전해 보고자 하는 학생은 다음의 몇가지 참고사항에 유의해 공부하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첫째로 중 2, 3학년 때 배우는 평면 논증기하학의 내용과 증명법을 철저히 익혀야 한다. 그 다음 고교에서 배우는 입체기하 해석기하 벡터를 익히면 기하학분야는 자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대수학 분야에는 정수론이란 과목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교과과정에는 없고 대학교 1, 2학년때 배우게 된다. 그러므로 이 분야는 따로 교사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약수 배수 방정식은 고교과정에서 심화학습을 하면 된다.

또 해석학 분야에서는 수열(특히 점화공식) 이항정리 함수방정식 등 미적분학을 제외한 분야와 순열 조합 확률(통계 제외) 등을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이외에 삼각함수 삼각부등식 대수부등식 등은 고교과정에서 약간의 심화학습만 거치면 풀 수 있는 문제 들을 다루고 있다.

끝으로 어려운 공식은 쓰지 않으나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깊이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체계화해 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둘째로는 체력과 정신적인 지구력을 키워야 한다. 1, 2분 이내에 해결해야 하는 선다형문제 풀이에 익숙해진 우리 학생들의 가장 큰 약점은 장시간 생각하는 지구력의 부족이다. 특히 IMO에 출전하면 하루에 3문제를 4시간 30분 동안 풀도록 돼 있다. 그것도 이틀이나 계속된다. 따라서 오랫동안 꾸준히 생각하고 차분하게 정리해 나가면서 정확한 결론을 유도할 수 있는 끈기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한 것이다.
 

(표2) 문항별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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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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