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시장규모,
■성장산업에서 사활역할
■자원문제 해결의 단서
■희귀 자원을 대체
신소재는 기술혁신의 방아쇠라고 한다. 재료과학기술이 신소재를 창출하고, 신소재는 다시 새로운 기술을 낳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대변하는 첨단과학에서도 신소재는 불가결한 요소이다.
1천억 달러의 시장
인류와 소재의 관계는 현재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그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때 인류는 나무와 돌 점토 식물섬유 혹은 동물의 가죽과같은 자연물질을 사용해 왔다. 철과 유리의 제조는 그런 과정이 가장 높은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물질의 구조에 대한 물리적 생물학적 이해가 깊어져 우리는 각각의 필요에 대응한 물질을 원자수준에서 만들어낼 기초지식과 생산기술을 손에 넣고 있다.
신소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시장규모의 거대함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연간 신소재의 매상고는 7백억달러에 달한다. 일본의 경우 신소재시장은 90년에 2백50억달러, 2000년에는 3백6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신소재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시장에 나오는 일은 드물고, 항공기 우주선 전자디바이스 자동차 등 복잡하거나 거대한 기계에 포함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만큼 신소재의 개발은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다. 특히 성장산업에서는 신소재의 개발여부에 그 기업의 사활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다.
신소재는 오늘날 세계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자원문제를 해결할 단서를 제공한다. 동(銅)의 예를 들어보자. 기존 광물재료로서 동은 여전히 중요한 물질이다. 저품위의 동광석이 아직도 채굴되고 있으며, 일부의 동제품은 재생시켜 쓰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신소재의 출현에 의해 그 위치는 흔들리고 있다. 전도성(傳導性)에 있어서의 동의 지위는 알루미늄과 고분자물질에 의해 위협받고 있으며, 정보통신분야에서는 광섬유에 완전히 굴복했다.
현재는 공급과잉으로 일시적으로 관심이 엷어졌지만 언젠가는 올 석유부족사태에도 신소재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원자력, 핵융합, 태양에너지 등 주요한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데 신소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매년 전세계적으로 4천억kwh의 전력이 송전(送電)과정에서 손실된다. 이 손실은 대부분 고전압을 가정용과 공장용의 전압으로 낮추는 변압기에서 일어난다. 변압기속의 강한 자장으로 유도된 2차 전류가 전기저항이 큰 철판을 가열시켜 쓸데 없는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신소재는 여기서도 역할을 한다. 즉 아모퍼스합금으로 만든 변압기는 전력손실을 75%나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는 매년 1천억kwh의 전기를 절약하는 셈이다. 나아가 초전도합금을 쓰면 이 손실을 거의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신소재에는 크롬 망간 코발트 플라티나 등 전략적인 물질이 필요하다. 이들은 부존량에도 한계가 있을뿐더러 분포도 한정돼있어 많은 나라들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구자들은 새로운 금속에 의한 합금, 파인세라믹스, 고분자재료, 복합재료 등의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그런 기술로 만든 신물질은 인공적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게다가 신물질은 현재의 물질보다도 고성능이며 코스트면에서도 유리한 경우가 많다.
자동차 산업과 신소재
신소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고도기술에 수반한 시장 경쟁력, 생산성, 자금의 효율적 운용이다. 그 가장 현저한 예가 자동차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나날이 국제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적정한 가격으로 얼마나 다양한 기능의 제품을 시장에 내는가가 관건이다. 신소재는 여기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코스트감소, 다품종소량생산, 성능향상에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의 철제 범퍼의 금형 (金型)을 만드는데는 2백만달러가 드는데 비해 플라스틱의 경우엔 25만달러면 된다. 이미 포드는 '에스코트'에 플라스틱 범퍼를 채용하고 있고 GM은 '폰티악'과 '피에로'에 플라스틱 차체를 쓰고 있다. 플라스틱은 부식에 강하며 또 비중이 철의 7분의 1에 불과해 연료절약에도 기여한다.
플라스틱은 예상외로 부가가치가 큰 소재이다. 테프론은 1㎏당 46달러이며 듀퐁사의 내고온(耐高溫)플라스틱 '베스펠'은 1㎏에 6천달러나 한다. 이런 경향은 이미 성숙한 소재산업, 예컨대 수요의 피크가 넘어선 철강업계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의 수요가 소모품의 교환에 그쳐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소재의 도입에 따라 자동차의 중량은 대폭 줄어들었다. 74년이래 미국 자동차의 중량은 15%(2백50㎏)나 감소했다. 잃어버린 중량은 대부분 철제품의 것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어서 92년에는 현재보다 27% 경량화할 것으로 보인다. 알루미늄의 사용량은 증가했다. 75년이후 자동차 1대당 61㎏이 증가하였다. 또 종래의 탄소강판은 HLSA합금(고강도저합금강)으로 대체되었다. 현재 자동차 1대당 HLSA합금을 1백35㎏사용하고 있는데, 이로써 이 자동차의 전 사용기간에 걸쳐 약 1천1백40ℓ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경제적인 장래성과 기술향상의 필연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신소재분야가운데 가장 중요한 3가지는 세라믹스, 복합재료 그리고 반도체재료이다.
가장 유망한 3분야
파인세라믹스는 가볍고 내마모성과 내열성이 뛰어나가 때문에 연료의 효율 향상, 생산성 증대, 휘귀자원의 대체에 크게 기여한다. 앞으로 20~25년 후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예컨대 제트엔진에 쓰면 최고 작동온도를 현재의 1천℃에서 1천5백℃로 높일 수 있다. 엔진의 작동온도를 30℃ 올리면 엔진의 추진력은 20% 상승한다. 파인세라믹스의 주요 시장제품은 절삭공구, 터보차저의 회전자, 기계의 시일(seal)부품, 자동차의 밸브가이드 등 다양하다. 결점은 약하며 제조비가 비싸다는 점. 현재 이 분야의 연구가 정력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복합재료는 신소재중 가장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20년 전부터 만들어진 섬유강화복합재료(FRP). 플라스틱을 기지(基地)재료로 한것이 주종이지만 그밖에 금속, 세라믹스 등을 채용한 것도 있다. 특징은 탄력성, 강도, 피로(病勞)한도를 향상시키고 파괴강도를 개선시킨다는 점. 세라믹스를 기지재료로 쓰면 내열 충격성도 향상된다.
항공기의 제조에서 복합재료는 특히 진가를 발휘한다. NASA는 기업과 공동으로 FRP를 기체에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며, 이미 DC10, 보잉727, 로키드L1011에 복합 재료가 쓰이고 있다. 보잉757과 767기의 제어날개는 탄소에폭시복합재료로 만들어졌는데 중량을 3백80㎏줄였고 연간 연료소비량을 40만ℓ 절약했다고 한다.
반도체재료는 신소재중 경제적으로 가장 중시되는 분야이다. 그만큼 첨단소재에의 욕구가 크고 시장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84년 미국 전자시장의 매상액은 1천7백20억 달러에 달했다. 사실 전자산업의 사활을 결정하는 것은 신소재를 얼마나 값싸고 신뢰성있는 형태로 제조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IC의 미세구조는 1억분의 1㎝이하의 가늘기로 제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원자 몇 개의 차원에서 제어가 가능하게될 것이다.
어떤 과학기술의 성과에서도 나타나는 것이지만 신소재의 개발에도 역기능이 있다. 우선 일부 개발도상국의 경우 원유가의 하락에 겹쳐 천연자원의 판로가 막혀 경제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가봉, 자이레, 잠비아, 브라질, 칠레, 페루 등이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다음에 심각한 공해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신소재의 생산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나오며 세라믹스의 경우엔 초미세분말이 나와 폐종양을 일으킨다. FRP공장의 플라스틱 증기도 유해하다. 고분자 재료, 특히 고분자 복합재료산업에서는 특히 폐기물처분이 문제가 될 것이다. 신소재의 혜택과 역기능사이의 균형잡힌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