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중고등학교에서 현장학습의 부담은 큰 반면 교사들에게 재충 전의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행사가 어떤 형태로든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한가지 당부하자면 앞으로는 탐사 출발 전에 참가 교사들의 1차 모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얼굴도 익히고 탐사내용에 대한 예비지식을 조금이라도 갖는다면 훨씬 더 알찬 탐사가 될 것입니다.
신희-첫날 본 대암산 용늪의 장관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토사로 인한 용늪의 천이와 비로용담 끈끈이주걱 등을 직접 확인한 것이 저에게는 큰 소득이었습니다. 돌아가면 수목원등에 학생들과 함께 찾아가서 각 식물별 키 캐릭터(key character)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쌓아보고 싶군요.
이팽-용높은 수위(水位)등 자연환경의 변화나 인간의 간섭에 쉽게 영향을 받을만한 곳이 아닙니까. 용늪의 습성천이(濕性遷移)가 진행되어 부분적으로 육화(陸化)된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안태-민통선 지역은 개인이 와보기는 상당히 어려운 곳이지만 이번에 좋은 기회를 얻어 귀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토론식 학습과 과학캠프 등을 열고 있는데 학생들이 식물과 곤충의 이름을 너무 모르고 있더군요. 현장경험이 없기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교사들도 교과서적 이론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경우 오류나 맹점을 갖게 됩니다. 현장 연수라고 할까 이런 행사가 많아져야겠고 나아가 본격적인 학술 조사팀에 대학교수 뿐아니라 중고등학교 교사들도 폭넓게 참여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호-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식물이름이 너무 많았다는데 대한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표준명으로 제대로 알고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김광-지난 번 어느 신문에 참배암차지기 사진이 소개된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대우산 정상부근에서 그 꽃을 직접 확인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신문에는 '참배암차조기'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이교수님께 확인한 결과 '-차지기'가 정확한 표기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김상조-이번 탐사에서 얻은 경험을 제가 근무하는 실업계 학교 학생들에게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개량종 즉 품종화 말고 자생종들을 비교해서 장단점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자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더 갖게 되겠지요. 분류학을 떠나 길가나 주변의 식물이름 정도만이라도 제대로 안다면 저절로 흥미가 생기고 자연애호 사상도 싹트는게 아닐까요.
김원-저는 '경북중등과학연구회'라는 서클에서 다른 교사들과 활동을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논문을 발표하고 논문집을 만드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생물로 연구범위를 좁힌다면 활성화될 여지가 더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홍정-이곳에 오기 전에 도서관을 찾아가서 용늪의 자료를 찾아 봤으나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금강초롱 참배암차지기 토현산 등은 여기서 처음 본 것들입니다. 돌아가면 우선 남부지역과 중부고산지역의 식물을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강영_제주도에서 온 저로서는 이 탐사가 한반도 최남단과 남한 최북단의 비교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한라산과 대암산을 비교할 기회가 된 것이지요. 한라산이 식물의 종류에 있어서는 훨씬 다양하지만 비로용담등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홍현-강원도의 교사로서 강원도 식물을 전국의 여러 교사들에게 보여드릴 기회가 됐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내년 7월에 도교위에서 자연도감 '강원도의 자연-식물편'을 펴낼 예정입니다. 제가 대암산 부분을 맡고 있어서 몇차례 와 본 곳이기는 하지만 다시 이 탐사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이번 발견한 닻꽃도 이 도감에 새로 추가해야겠지요.
정병-제 고향은 묘향산 줄기인 평안북도의 운산입니다. 1·4후퇴 때 내려온 실향민이지요. 강원도의 높은 산 옥수수밭을 보니까 고향 생각이 납니다. 탐사 도중에 본 풀이나 나무도 어릴 때 본 것들이 많았습니다. 한 예로 야광나무라고 하는 것은 고향에서 '아광나무'라 불렀는데 가을이면 골짜기에 빨간색으로 꽉 들어차곤 했지요. 남쪽에 살면서도 꼭 한번 보고싶었는데 여기와서 그 나무를 봤습니다.
전영-저는 개인적으로 식충식물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과5종을 조사했는데 식충식물의 분포와 식생관계에서 대암산의 용늪을 빼고는 얘기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해서 작년에 대암산 조사를 신청했었죠. 성사가 되지 못하다가 이번 탐사로 그 원을 풀게되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채집한 북통발이 도감에 따라서는 개통발로도 나와있는데 돌아가서 다른 문헌까지 찾아 정확하게 알아보려고 합니다. 북통발이 맞다면 2과6종을 조사하게 되는 셈이죠.
김원-민통선지역이라서 그런지 매우 다양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더군요. 낮은 지역과 다른 점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제가 이번 기회에 발견했으면 하고 기대했던 호스타속(屬) 6종 중 한 종도 발견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2종 정도는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대신 난초과의 개불알꽃 산제비란 타래난초 등 3종을 확인한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홍정-지석리 야산에서 개느삼을 찾기 위해 보여주신 이교수님의 집념과 산을 타는 실력에 감탄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뒤쫓아가 개느삼을 찾았을 때의 희열감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이팽-식물분류에 대해서 저 개인적으로 부족함을 많이 느껴 왔는데 나름대로 넉넉한 경험을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토현삼 개느삼 등 한국특산종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소득이라고 하겠지요. 고등학교 교과서 중에는 우리나라 식물분류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이 없는데다가 한국특산종에 대해서는 제대로 소개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의 정리와 보호육성은 시급한 문제입니다.
이우-지금 원색식물도감이 제작 중에 있습니다. 3년 후 쯤이면 나올 것같은데 그 책에서는 가장 가까운 종끼리의 차이가 명확하게 비교될 뿐아니라 한국특산식물은 확인하기 쉽게 표시가 될 것입니다. 환경청 산하의 환경연구소에서도 특산식물에 관한 책자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호-도로변에 조경사업으로 치장해 놓은 사르비아 벤지 데이지 등의 화훼는 모두 외국꽃입니다. 제비동자꽃 체꽃 등 우리나라 꽃도 그보다 아름다운 것들이 많더군요. 그런 꽃들로 여러 곳이 꾸며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김상만_각 시도에서 오신 선생님들과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와 연구수준 정도를 보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와보기 어려운 곳을 살펴볼 수 있었던 것 또한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이 앞으로 일반인들에게 더 공개될 때 제대로 보존이 될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연을 훼손시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사람입니다. 심지어는 보호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훼손 내지는 멸종까지 시키는 실정이 아닙니까. 대암산 대우산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런 형식적인 법보다 한두명이라도 감독 관리를 하는 실질적인 방법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개느삼 발견지역만 해도 그저 방치되어 있는 마을 뒷산 아닙니까.
김광-전방에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산하에 피어있는 식물을 휴전선 넘어 백두산까지 자유롭게 다니며 보고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홍순-저는 오늘 아침 일찍 이곳 호텔의 정원 분수대 주변을 산책 하면서 '이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심은 식물이 몇 종이나 될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풀인데 나는 과연 그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는지 반성도 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탐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식물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쩌면 저의 생활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한편 선생님들의 진지한 태도와 활동을 바라보면서 우리 교육의 밝은 미래를 여는 분들이 여기에 계시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됐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탐사활동에 선생님들뿐 아니라 학생들도 함께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군요.
이우-선생님들이 대개는 교과서나 가지고 시간을 때우는 줄로만 알았는데 나름대로 열의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과 또 자연에 대한 정확한 시각을 보게 되어 대단히 흐뭇합니다.
이번 탐사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하면 역시 과학교사들의 과학적 활동에 대한 동기유발에 기여했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