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어러겔을 분사하면 1백g짜리 동전쯤은 쉽게 끌어 올 수 있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의 아론 헌트는 그것을 '사랑스런 구름'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은 고체연기라고 하지만.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에어러겔(aerogel)은 실험실에서 생겨 난 것 중 가장 기이한 형태의 하나다.
그것은 쉽게 다룰 수 있도록 얼려진 짙은 안개조각처럼 생겼다. 사람에 따라서는 엷은 거미줄처럼 보기도 한다. 무게는 거의 없다. 실제로 가장 가벼운 에어러겔은 공기 밀도의 4배에 불과하다. 그것은 1㎤당 5㎎의 무게가 나감을 뜻한다. 하지만 이 에어러겔은 분명히 고체고 힘이 '장사'기 때문에 자신의 무게의 수백배를 지탱할 수 있다.
비록 그들이 60여년 전에 발견되긴 했지만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된 것은 최근에 이르러서다. 실제로 지금까지 에어러겔은 연구실의 호기심거리 이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
물리학자들은 이미 원자보다 작은 입자들을 찾는데 에어러겔을 쓰고 있다. 또 천문학자들은 외계에서 먼지를 조금 수집해오는데 이것을 사용할 작정이다. 눈을 우리 주변으로 돌리면 냉장고와 이중창문의 절연체로 활약할 에어러겔을 곧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의 로렌스 리버모어연구소에서는 최근 99.8%가 기체인 에어러겔을 탄생시켰다. 이것은 종전의 것보다 밀도가 10분의 1로 작아진 '초미니멈'급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이 에어러겔은 만지면 솜사탕 같이 손가락에 달라붙는다.
극도로 응측된 실리카(silica)로 돼 있는 이 '솜사탕'은 투명하고 다공성이 무척 크다. 어찌보면 진주 목걸이를 흩뜨려놓은 것 같은 이 에어러겔은 대기와 같은 방식으로 빛을 산란시킨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는 파란색으로 밝은 곳에서는 노르스름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 에어러겔을 분사하면 1백g 짜리 동전쯤은 쉽게 끌어당길 수 있다. 실리카의 망사구조가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성질을 이용,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의 먼지를 아무런 손상없이 잡아채는 작업을 이 새로운 에어러겔에 맡길 작정이다.
실리카 에어러겔이 우주왕복선이나 무인 우주탐험선에 동승, 우주의 먼지를 붙잡아오면 그것은 중요한 실험대상이 된다. 특히 태양계의 기원과 본질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지구 외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정해 줄 것이다. 우주먼지로부터 추출한 원소중 과학자들의 관심을 가장 집중시키는 것은 탄소다. 왜냐하면이 원소가 모든 생명의 기원이 되기 때문이다.
먼지를 재빨리 포획할 뿐 아니라 먼지에 어떤 충격도 가하지 않아 손상되지 않고 멀쩡한 실험재료를 얻게 해 주는 이 에어러겔은 규소와 산소분자의 결합체다. 또 공기 중을 날 때는 마치 에어러졸(aerosol)과 같은 모양으로 날아간다.
한편 산업계에서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에어러겔의 성질은 그것의 놀라운 절연능력이다. 실제로 그것의 복잡한 골격은 열이 빠져나가는데 용이한 경로를 제공하지 않는다. 많은 열이 이동하기에는 실리카 사슬이 너무 가늘고 너무 꼬불거린다. 그리고 미소한 구멍들도 뜨거운 공기의 흐름을 차단한다.
헌트에 따르면 0.5인치 두께의 실리카 에어러겔은 3.5인치 두께의 유리섬유만큼이나 절연성이 좋다고 한다. 그는 "실리카에어러겔이 존재하는 고체절연체중 가장 우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에어러겔은 냉장고 제조회사에 공급되고 있다. 현재 냉장 냉동고의 절연체로사용하고 있는 CFC가 지구의 생명체를 지켜주는 오존층을 파괴하기 때문에 그 대체물질로서의 가능성을 타진 받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