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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바람과 바다의 협주곡-풍파

바람이 강해질수록 바다는 거칠어진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작은 연못에서 생기는 파도의 높이는 얼마 되지않으며 바람이 불기시작했을때 처음 일어나는 파도는 파장이 몇㎝정도밖에 되지않는 잔잔한 물결이다.

 

풍파가 발달하는 세가지 조건
 

바람 때문에 일어나는 파도의 크기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풍동수조(風洞水槽)실험으로 살펴보자.
 

다음 그림과 사진은 풍동수조를 나타낸것이다. 길이 66m 폭 1.5m 깊이 1.3m의 수조 위에 풍동이 마련되어있다. 수면위로 풍속 3m/sec~30m/sec 의 바람이 불도록 되어 있다. 사진 ①②③은 바람이 나오는 입구에서 18m되는 곳에서의 파도 모양을 각각 풍속 2.5m/sec, 5.0m/sec, i0.0m/sec로 나타낸것이다. 풍속이 증가함에 따라 일어나는 파도의 높이와 파장(주기)이 함께 커지는 것을 알수 있다.
 

사진 ⓐⓑⓒⓓ는 풍속 7.5m/sec 의 조건을 기초로 충분히 긴 시간동안 바람을 불게했을때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각각 2m, 10m, 18m, 26m 의 위치에서의 파도 상태를 나타낸다. 이 사진에서 알수 있듯이 충분히 시간이 지나도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가까운 곳의 파도는 파고나 파장이 모두 작고 그 이상 발달하지 않는다는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바람이 부는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파고와 파장이 모두 증가함을 알수 있다. 파도는 바람에서 에너지를 받아 성장해가지만 파도 자신이 바람과 같은 방향으로 나가기 때문에 바람이 부는 곳에서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되는 파도는 파도가 그 거리를 진행 하는데 필요한 시간만큼 바람에서 에너지를 얻게되고 그거리가 증가됨에 따라 파도의 에너지가 증가되고 있다.
 

작은 연못에서 큰 파도가 일어나지 않는것은 파도가 바람으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받기 전에 저쪽 가장자리에 닿아 부서져버리기 때문이다. 또 거리가 길어도 바람이 불기시작한뒤의 시간이 짧으면 역시 파도는 발달할 수가 없다. 즉 풍파의 파고 파장 등을 결정하는 요소는 풍속과 거리 시간의 세가지 이다.
 

따라서 기상도에서 대양위를 부는 풍속의 크기나 거리시간이 추정되면 필요한 지점에서의 파고나 파장주기를 상당히 정밀하게 예보할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


바람이 나오는 입구에서 18m되는 곳에서의 파도모양을 2.5m/sec,5.0m/sec,10.0m/sec로 나타낸것
 

풍속수조실험과 풍동수조의 구조
 

풍속 7.5m/sec의조건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각각 2m,10m,18m,26m의 위치에서의 파도상태


부서지는 파도와 말아 붙이는 파도

먼 대양에서 바람에 의해 생긴 파도는 해안에 가까와지면 차츰 해저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여 진행속도가 느려진다. 그와 함께 파도의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거리, 즉 파장이 짧아지고 파고도 높아져 간다. 파도 모양의 기울기(파고의파장에 대한 비)가 증대해가면 이윽고 불안정하게 되어 파도 봉우리의 뾰족해진 곳에서 파도가 부서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해안 가까이서 부서지는 파도가 밀려오는 해안의파도(Surf)이다. 연안에 밀려오는 파도가 부서지는 모양은 파도의 성질이나 해저의 지형에 따라 여러가지로 변한다. 그러나 대개는 해저의 기울기가 큰 해안에서는 파도의 전면이 직립한 벽같이되어 끝내는 위쪽 봉우리 부분이 말아 붙이는 것같은 모양으로 벽 앞쪽으로 내던져진다. 이런 파도를 말아 붙이는 파도라한다.
 

해저의 기울기가 작고 얕은 해안에서는 수심이 얕아짐에 따라 파고가 증대되면서 파도 전면의 기울기가 커지고 뒤면의 기울기가 작아져 파도는 전후비대칭이 되어간다. 그러나 해안선이 길고 얕은 해안에서는 이런 비대칭이 그렇게 극단의 모양이 되지않고 파도의 뾰족한 봉우리 부분만이 허물어져 버린다.이럴때 파도는 허물어지면서 상당한 거리를 진행하게되어 폭 넓은 쇄파대(碎波帶)가 형성된다. 이런 파도를 부서지는 파도라한다.

 

해양에서의 파도측정
 

해양에서의 파도 계측은 고정점에서 얻을 수 없어 곤란한점이 많다. 최근에는 해면에 뛰운 부이(buoy)의 상하운동을 속에 설치한 가속도계로 측정하여 수면의 승강으로 환산하기도한다.또 상하의 가속도 외에 부이의 경사를 재거나 세개의 원형 부이를 써서 각각의 경사차이에서 해면 곡률의시간변화를 재서 파도에너지의 주파수별 진행방향별 분포를 구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다음 페이지 사진에서 보이는 세개의 원형 부이가 있는 파고계는 그 모양에서 글로벌리프(Global leaf)형 파고계라 한다.
 

관측사상 최대의 파도는 1933년2월6일 미해군의 탱거 라마포(Ramapo)에서 측정한 것으로 파고가 37m를 넘었다한다. 이때의 기상도에 의하면 캄차카에서 뉴욕까지 거의 같은 정도의 바람이 불어 대양에서는 초속 30m를 넘는 바람이 7일간이나 계속 불었다한다.
 

이때는 물론 글로벌 리프형과 같은 파고계는 없었다. 라마포에서 측정한것은 그림에처럼 선교에서 수평선을 내다보는 시선이 마스트망대와 일직선이 되었을때 파도의 봉우리가 시선을 넘어선 정도였다. 이때의 선체 기울기 선체길이등과 시선의 비율등으로 추정하여 계산한 것이다. 이 방법은 당시의 측정방법으로서는 정밀도가 대단히 높은 것이었다.


①수면위로 전해지는 파도의 빠르기
 

파장이 2㎝가 채 되지 않는 잔잔한 파도는 표면장력이 복원력이지만 흔히 볼수있는 파도는 중력이 복원력이서 중력파라한다. 수심h가 파장L 의 1/4보다 크면 중력파의 파도속도c는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않으며 주기T 또는 파장만의 함수(c= $\sqrt{gL}$/2π=gT/2π,이때g는 중력의 가속도, π는 원주율)가 된다. 이때 물입자의 운동은 원궤도를 그리며 그 움직임은 표면 가까이에만 한정되므로 표면 파도라 한다.
 

수심이 파장의 1/20 보다 얕을 때는 물입자의 움직임은 편평한 타원에서 수평왕복 운동이 된다. 이때의 파도속도는 주기나 파장에의하지 않고 수심만의 함수(c= $\sqrt{gL}$)가 된다. 이런 파도를 천해파 또는 장파라한다.
 

수심이 파장의 1/4과 1/20 사이에 있는 파도는 중간파라하여 파도속도를 나타내는 식은 주기(파장)와 수심 양쪽이 관계된 복잡한것이 된다. 그러나 주기가 10초인 물결이라도 그파장이 약 1백60m이므로 40㎝보다 깊은곳, 즉 보통 바다에서는 풍파는 표면파로 보이게 된다. 한편 주기가 10분인 해일의 파장은 난바다에서 1백20㎞, 주기가 12시간인 조석의 파도에서는 파장이 난바다에서 9천㎞까지나 되므로 이런 파도는 지구상의 바다의 어디에서나 천해파로 보이게된다. 따라서 연안 가까이에서의 풍파나 물결의 모양을 생각할때를 빼고는 중간파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②바다 파도의 신비한 성질
-바이올린음을 파도로 보내면
 

해면으로 전해지는 파도(표면파)는 음파와비교하면 훨씬 복잡하고 신비한 성질을 가지고있다. 음파의성질을 나타내는 것으로는 크기 높이 음색의 3요소가 있다. 이 3요소를 파도에 비기어보면 파도 주파수(또는 주기)파도모양이 되겠으나 파도모양에 문제가 있다.예를들면 바이올린의 음은 그림에서처럼 기본적인 진동위에 훨씬 짧은 여러가지 주기를 가진 작은 물결이 겹쳐져있어 바이올린 특유의 음을 내고있다. 음파는 주기에 의하지않고 거의 일정한 빠르기로 나가므로 음의 물결은 흐르는 동안에 변화하는 일이없다. 즉 바이올린음은 멀리서 들어도 가까이서 들어도 바이올린 음인것이다.만약 이런 파형을 바다의 파도로 보내면 어떻게 될까. 이미 설명한것과 같이 수면으로 전해지는 파도의 빠르기는 주기에따라 변하므로 비교적 주기가 긴 기본진동을 구성하는 정현파(正弦波)는 빠르게 전파되어가는데 비하여 음색을 낳는 짧은 여러가지 흐름의 전파는 느리고 거기다 각각의 주기에 따라 별도로 나아간다.따라서 파도모양은 시간과 함께 점점 변형되어가 음색을듣는 사람이 바이올린에서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멀리 떨어져서 들으면 기본진동의 정현파만이 우선 전해지므로 바이올린의 음이 아니고 피아노 음이라고 느끼게된다.
 

달리 예를든다면 만약 음파의 파속이 물의 파도처럼 주기에 따라 다르게 된다면 교실의 맨 앞쪽에 앉은 사람과 뒤쪽에 앉은 사람이 같은 강의를 달리 듣게된다. 이렇게 파속이 주기(파장)에 따라 다른 파도는 복잡한 성질을 가지며 분산성(分散性)파도라 한다.
 

③처음 일어날때의 파도
 

연못에 바람이 불기시작했을때 파장이 불과 몇㎝의 잔잔한 파도가 먼저 일어난다는것은 풍동실험사진에서도 나타난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파장이 짧은 잔물결에는 복원력으로서 중력외에 표면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표면장력파란 중력파와는 반대로 파장이 짧을수록 파속이 빠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중력과 표면장력 양쪽의 복원력을 고려했을 때의 파속과 파장과의 관계는 파장 1.72㎝의 곳에서 최소의 파속 23.2㎝/sec이며 이보다 짧은 파장에서는 파장이 짧을수록 긴파장에서는 파장이 길수록 파속이 빨라진다.
 

이렇게 수면으로 전해지는 파도의 파속에 최소치가 있는것은 그보다 작은 풍속일 경우는 바람으로부터 파도에 에너지가 전달되지 않고 풍파도 발생하지않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장 일어나기 쉬운 파도, 즉 최초에발생하는 파도는 그 파속이 최소치를 나타내는 1.72㎝정도의 파장을 가진 잔물결이다.
 

발생초기의 파장이 짧고 느린 파도는 봉우리선이 짧아 위에서 볼때 물이 마름모꼴로 부풀어 오른 집단 처럼 보인다. 그것은 이런 파도가 바람에 따라 좌우로 일정한 각도로 빗나간 두 방향으로 발달하는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긴 통나무(파도)를 사람(바람)이 밀어굴리는 상태를 생각해보자. 만약 통나무가 구르는 빠르기가 사람보다 빠르면 통나무의 운동은 사람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을 수 없다. 통나무가 사랑으로부터 에너지를 계속 받으려면 통나무가 구르는 빠르기와 사람이 그 방향으로 나가는 빠르기가 일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사람의 빠르기가 통나무의 빠르기와 일치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람이 통나무를 밀면서 통나무와 같은 방향으로 옆으로 비켜 걷는다면 사람은 통나무보다 빠르게 걸으면서 통나무를 계속 밀어갈수가있다. 즉 그런 조건아래서 통나무가 구르는 방향과 사람이 나가는 방향이 이루는 각도는 양자의 속도의 비에 의해 정해진다.
 

사람이 옆으로 비켜 걷는 방향은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같으므로 일정방향으로 어떤 빠르기로 걷는 사람(바람)에 대해 어떤 고유의 구르기 속도를 가진 통나무(파도)의 구르는 방향은 좌우대칭으로 두가지가 있게되며 이렇게 하여 서로 교차하는 두개의 파도가 겹쳐진것이 바로 바람이 부는방향으로 나가는것처럼 보이는 마름모꼴의 파도를 만들게 된다.
 

풍파는 일반적으로 모양을 바꾸면서 나가는 대단히 복잡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것은 대양위를 불고있는 바람이 한결같지 않은것과 함께, 바람이 한결같아도 일어나는 파도가 각각 그 파장에 따라 여러가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것도 그 원인이다. 이런 바다 파도의 복잡성은 통계 수리학자들도 연구대상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1987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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