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은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한 흑인여성이라는 학설이 3년 전에 발표돼 인류학계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브논쟁'이라 불리는 이 논쟁은 주로 인간 세포속의 미토콘드리아에서 DNA를 추출, 연구 분석한 유전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것. 이들은 '적어도 1백만년 전에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 각지에서 서서히 현대인으로 진화해 왔다'는 기존 진화론을 뒤엎었다. 그 후 분자생물학자들은 '아담은 언제 어디서 왔을까'라는 의문을 쫓기 시작했다. 만약 아담이 이브와 동시대인임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화석을 무기로 한 진화론자들의 반격을 막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전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모계를 통해 유전되는데 반해 Y성염색체는 남성을 통해서만 유전되는데 착안했다. 영국 암 연구센터의 나단 앨리스는 10개의 민족으로부터 57개 Y염색체와 60개 X염색체를 추출해 유전자변화를 조사했다. 그러나 Y염색체는 DNA의 반복성이 강하고 미토콘드리아보다 변이도가 낮으며 균일성이 높다는 사실 이외에 아무런 진전도 보지 못했다.
Y염색체의 데이터는 '이브학설'에 모순되지는 않지만 그것을 보강 시켜줄만한 아무런 내용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