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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의 독기를 다스린다

과일의 영양학

수분과 당분,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인 과일은 피로회복뿐 아니라 변비와 심장질환의 예방에도 기여하는 바 크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시원한 나무그늘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늘 이맘때가 되면 느티나무의 넉넉한 그늘에 둘러 앉아 평상이나 멍석을 깔고 수박 참외같은 신선한 과일을 나누며 더위를 달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여름의 더위속에서 시원함과 청량감을 주고 맛을 느끼게 하며 건강한 여름을 지내는데 도움을 주는 과일에 대해 알아보자.

비타민과 무기질의 보고

계절마다 생산되는 과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종류마다 맛과 영양가가 각기 다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과일에는 다량의 당류가 함유돼 있어 단맛을 낸다. 당류는 주로 당질이 소화됐을 때 얻어지는 포도당, 혹은 과당 등의 단당류로 존재하는데 피로할 때 과일을 섭취하게 되면 과일내의 당분은 소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 흡수돼 체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과일의 영량은 가식부(可食部, 먹을 수 있는 부분) 1백g중 50kcal 전후로서 같은 양의 채소보다 약간 높으나, 대부분의 과일은 단백질과 지방이 1% 이하로 매우 낮은 편이다.

과일은 무엇보다도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이들의 주요공급원이다. 특히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많으나 비타민 ${B}_{1}$, ${B}_{2}$는 별로 함유돼 있지 않다. 무기질로는 칼륨(K) 칼슘(Ca)이 많고 인(P) 철분(FE) 황(S) 등을 함유한다. 그러나 과일의 종류, 과일의 자란 기후, 햇빛의 조사정도, 성숙도, 저장온도와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다.

과일의 주성분인 수분은 80~95% 정도 함유돼 있어 체내수분의 주요 공급원이기도 하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에 활동하다 보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땀에 의한 수분 손실은 체액내에 용해되어 있던 나트륨(Na) 칼륨(K) 염소(Cl)등 무기성분을 비롯한 여러수용성 성분의 감소를 초래해 신체내에 불균형을 일으키게 된다.

이때 손실된 만큼의 수분을 보충하려는 생리적 욕구가 생기게 되는데, 이럴 때 냉수를 마시게 되면 갈증은 가시나 힘이 빠지고 피로를 느끼며 식욕이 감퇴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냉수가 체내에 들어가면 혈액이 묽어져 신장과 심장에 부담을 주며, 체내에서 무기성분 등의 균형이 무너져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땀으로 인한 갈증이 생겼을 때 과일을 먹으면 과일의 주성분인 수분섭취는 물론 단백질 당질 무기질 비타민류 등을 고루 섭취할 수 있어 신진대사의 급격한 변화를 막고 체내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갈증해소와 함께 영양적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뜻이다.
 

여름철 과일은 수분과 무기질 비타민을 고루 갖추고 있어 신진대사에 도움을 준다.


식욕을 돋우기도

과일에는 영양분 외에도 사과산 구연산 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있어서 신맛을 내고, 휘발성 화합물 등의 방향성 성분이 함유돼 있어 독특한 향과 청량감을 준다. 이들 성분은 식욕을 증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과일마다 함량의 차이는 있으나 섬유질(cellulose)과 펙틴(pectin)이 함유돼 있다. 이는 장벽을 자극해 변통을 원활히 하므로 변비를 예방하고 더 나아가 변비로 시작되는 여러가지 대장계통의 질병(장게실증 치질 직장암 등)을 막아준다.

특히 펙틴(pectin)은 장내 지방이나 담즙의 배설을 촉진해 혈중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각종 심장 및 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치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과일은 농업기술의 과학화에 따른 시설재배를 하기 때문에 계절식품의 의미가 희박해져 가고 있으나 여름철 과일의 대표주자로는 수박 참외 복숭아 포도 그리고 자두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과일은 수분함량이 많아 저장기간이 길어지거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품질의 저하는 물론 미생물의 해를 받기 쉬워 저장하기가 매우 어렵다.

과일류를 저장할 때는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미생물의 증식, 효소활성 및 식품성분 사이의 화학반응을 억제하거나 정지시켜 저장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수확시 중량의 5%정도 수분 감량이 일어나면 신선도 저하로 상품가치를 잃게 된다.

이와 같이 과일류는 저장성이 낮고 생산되는 계절이 한정돼 있어 잼 주스 젤리 정과(正果) 등으로 가공하여 저장함으로써 계절적으로 고르게 각종 과일에 함유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공 도중 비타민 C가 파괴되기 쉬우므로 절단 또는 마쇄한 후 공기중에 오래둔다든가, 물에 오래 넣고 끓이거나 고온에서 처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러면 여름철의 주요 과일인 수박 참외 포도에 관해 재배사와 그의 이용 및 영양·생리적인 측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수박, 이뇨(利尿) 작용에 특효

수박은 박과에 속하는 일년생 덩굴풀로서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이집트에서는 이미 기원전 2650년 경에 재배됐다고 전해진다.
지중해 동쪽 연안 팔레스타인을 거쳐 인도 중국으로 전래됐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450년에 심었다고 기록되어 있다(연산군 일기). 사임당 신씨(思任堂申氏 1504~1551)의 그림에서도 수박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16세기만 해도 널리 알려져 사랑받았던 것 같다.

현재 전 세계의 수박 생산량은 1천6백만t이나 되며 아시아와 유럽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고 주요 산지로는 지중해 연안, 소련 남부, 중국 남부, 미국, 브라질 등이다.

수박은 시원한 화채뿐만 아니라 속껍질로 깍두기나 꿀을 잰 정과(正果)도 만들며, 단물을 내 고아서 물엿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씨로는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수박은 92~94% 정도가 수분이며 단맛을 내는 5~7%의 당질을 함유하고 있다. 당질중에는 과당이 70%, 포도당이 20%로 구성돼 있어 체내에 쉽게 흡수 이용된다. 그러나 수백 1백g을 먹어도 열량은 21kcal밖에 내지 않는 저열량 식품이기도 하다.

수박에는 비타민의 함량이 매우 적은 편. 과육내 비타민 함량은 1밸g당 5mg정도이나 비타민 A는 45IU(International Unit, IU는 1백g당 0.3㎍정도)가 포함돼 있다. 또한 미량이나마 칼슘(Ca) 인(P) 철분(FE) 등의 무기질도 포함돼 있다.

수박은 더위 속에서 신경을 안정시키고 갈증을 풀어주며 더위를 가시게 해준다고 전래되고 있는 대표적인 여름과일로서 이뇨작용에 특효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수박의 과육을 긁어 즙을 내 달여서 물두부같이 만든 수박탕을 복용하면 신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이는 통리제(通利劑)로서 이뇨의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염증을 없애고 해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약용식물사전에는 "수박은 이뇨의 효과가 크며 각기병 신장병 방광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쓰여 있고, 본초(本草)에는 "수박의 성질은 한(寒)한고 맛도 감담(甘淡)하며 독도 없다. 번갈(煩渴)과 서독(署毒)을 없애고 소변을 이롭게 하며 혈병(血病)과 구창(口瘡)을 다스린다"고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뜨거운 햇빛을 받아 메스껍거나 토하려 할때 수박을 먹으면 효력이 있다. 이는 수박에 1% 가량 들어있는 단백질에, 다른 식품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투룰린(citurullin)이라는 특수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어 이뇨작용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뇨작용은 몸속에 생긴 피로소(疲勞素) 또는 독소를 배설시킴으로써 여름철에 무기력해지기 쉬운 체내에 활력을 주며 혈압을 내리고 신장기능을 돕는다.

입과 코의 부스럼을 다스리는 참외

참외는 박과에 속하는 1년생 덩굴식물로서 인도가 원산지. 야생종이 개량돼 오래전부터 재배돼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부터 재배했으며 5세기 경에 현대품종이 기본형이 생겼다고 한다. 원산지로부터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일본 등지에 퍼져 오랫동안 재배돼 오는 사이에 동양계 참외가 분화됐다.

참외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요즘 가장 흔한 것은 노란바탕에 이랑을 이룬듯이 선이 있인 은천 참외가 주종이다. 색깔이 유난히 노랗고 선이 없는 감 참외나 보통 개구리 참외라고 불렸던 성환 참외는 1950년대까지 재배됐으나 모양과 맛이 뛰어난 은천 참외에 밀려나 최근에는 보기가 힘들다.

노란 단내나는 맛으로 사랑받아온 참외는 화채 이외에도 쇠고기 파 고추장을 같이 버무려 끓여 먹는 지짐, 또는 간장에 담가 장아찌를 만들어 반찬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참외는 수분을 90~93% 정도, 당질은 5~7% 함유하고 있어 단맛을 내고 가식부 1백g당 약 30kcal의 열량을 낸다. 또한 비타민 A와 C의 함량이 많아 1백g당 종류에 따라 1백~3천4백IU의 비타민 A와 약 10~35mg의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으며 칼슘(Ca) 인(P) 철분(Fe) 등 무기질도 미량 함유돼 있다.

참외의 약용효과를 살펴보자. 본초(本草)에는 "참외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갈증을 멎게 하고 번열(煩熱)을 없애며 소변이 잘 통하고 입 코의 부스럼을 다스린다. 많이 먹으면 냉병이 통하고 속을 해치며 수족이 무기력해진다. 습열(濕熱)로 생기는 병과 기허(氣虛)한 사람은 더욱 꺼려야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또한 "참외 꼭지는 전신부종을 치료하는데 쓰이며, 충독(蟲毒)과 황달 등 모든 과독(果毒)을 다스려 토하게 하는 주약이다"라고 기록돼 있어 맛과 더불어 갈증해소 해독 등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과다한 섭취는 오히려 몸을 무기력하게 할 수도 있다.

비교적 열량이 많은 포도

포도는 포도과의 낙엽성 덩굴식물로서 유럽종과 미국종으로 크게 나뉜다. 유럽종의 원산지는 근동(近東)이나 중앙아시아. 이미 신석기시대에 야생종이 이용되기 시작했으며 BC2000~1500년경부터 서아시아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재배돼 포도주 양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에서는 BC3000년쯤부터 포도주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점차 지중해 여러나라에 전파돼 남유럽계 포도의 바탕이 됐다. 중국에는 한나라 무제때 서역에 파견된 장건에 의해 유입돼 우리나라까지 전파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미국종의 포도는 신대륙발견 후 다른 나라에 전파됐다. 이탈리아 프랑스 체코 미국 등의 지방에서 많은 양을 생산하여 거의 전세계에서 재배된다.

포도는 생식(生食) 포도주 주스 잼 젤리로 많이 이용되며, 건과를 만들기에 적당한 과일로서 건조하면 탄수화물과 무기질이 농축돼 맛이 좋아진다.

수분은 85~86% 정도, 포도당은 17% 정도 함유돼 있고 가식부 1백g당 40~50kcal의 열량을 낸다. 건포도에는 70% 정도의 포도당이 함유돼 있으며 가식부 1백g당 2백80kcal 정도의 열량을 내, 지친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은 팬토텐산(pantothenicacid) 이노시톨(Inositol) 비타민 ${B}_{1}$과 C를 소량 함유하고 있으며 무기질로는 칼슘과 인의 함량이 많은 편이다. 소량의 철분도 들어 있다.

현재 시중에 시판되는 재래포도와 거봉의 영양적인 면을 비교해보면 거봉에 단맛은 많으나 칼슘과 인, 비타민 ${B}_{1}$과 C, 무기질 함량은 재래포도보다 훨씬 적게 함유돼 있다.

포도에는 특히 펙틴의 함량이 많아 잼과 젤리로 가공하는데 주역할을 하며 장내에서 담즙과 중성지방의 배설을 촉진하여 심장혈관계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과식하면 뚱보가 될 수도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과일은 종류마다 각기 함량의 차이는 있으나 주성분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어 체내에 수분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의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어 청량감과 식욕증진의 효과를 갖고 있어, 채소류의 섭취를 꺼리며 체구에 비하여 활동량이 많은 어린이들에게 권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피로회복과 변비 및 심장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많은 장점을 갖고 있어 다양한 과일의 섭취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것도 과식하면 몸에 이롭지 않다. 특히 과일 중의 당분은 몸에 축적되면 지방으로 변해 살이 찌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설재배보다는 노지(露地)재배 과일이 비타민과 무기질의 함량이 많고 단맛이 더하며 과육의 질감도 뛰어나 노지재배 과일의 섭취를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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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나혜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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