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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시밀리 시대 개막

「대중화」와 「고급화」의 양면작전

일반 가정에 까지 널리 보급되고 있는 팩시밀리는 A4용지를 3초 내에 전송할 수 있는 G4급 또는 텔렉스PC와도 송수신이 가능한 MHS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H씨는 최근 한 잡지사로부터 공해실태에 관한 원고 청탁을 받았다. 여러 곳을 취재하던 중 얼마전에 공해 관련 한 연구소에서 전국적인 공해실태를 조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에 면식이 있는 연구원에게 전화를 했다. 연구소에서 조사한 자료는 근래에 나온 자료중 전국적인 조사라는 측면에서 훌륭한 자료가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연구소는 멀리 지방에 있어 그곳까지 취재하기는 어려워 팩시밀리를 이용해 자료를 요청했다. 그 연구원이 쾌히 승낙해 자료를 요청했다. 그 연구원이 쾌히 승낙해 어렵지 않게 유용한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H씨는 개인적으로 팩시밀리를 구입해 여러곳에서 자료협조를 받아 왔다.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할 취재였으나 요즘은 이처럼 팩시밀리를 아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더구나 사무실에서만 사용하던 팩시밀리가 이제는 가정에까지 보급돼 일반적인 가전제품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문서송수신에서 정보단말기로

이처럼 팩시밀리 보급이 개인에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선진 외국에서는 단순 문서송수신기가 아니라 정보단말기로까지 팩시밀리의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80년도 후반까지 그저 단순 문서전송기기로 밖에 취급되지 않던 팩시밀리는 생활정보 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의 기초자료 수집기능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홍콩에서는 '인포팩스'라 하여 팩시밀리정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팩시밀리에 부착된 전화를 걸면 곧바로 필요한 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그 이용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인포팩스에서 이용되고 있는 서비스 내용은 범용성이 있고 변화가 많은 정보들인데, 재정뉴스 경제지수 기상정보 기상도 항공정보(항공사별 운항시간표) 경마 등이 있다.

이처럼 팩시밀리는 단순한 문서 송수신기기로서만이 아니라 이제는 정보단말기로서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 이용형태에 따라 무한한 기능을 팩시밀리가 담당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지난해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 PC팩스가 최근 여러 기업에서 생산되고 있어 팩시밀리 문화는 그 영역이 한단계 넓어지고 있다.

PC팩스는 기존 퍼스널컴퓨터에 팩시밀리 기능을 부가한 것으로 팩시밀리에서 작성한 문서나 자료들을 수신측의 팩시밀리에 곧바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 팩시밀리는 전화회선의 상태에 따라 수신되므로 원고상태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PC 팩스는 이같은 해상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고려된 신기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컴퓨터에서 작성한 문서를 일단 프린트 한 뒤 이를 팩시밀리에 넣어 사용했으나 PC팩스를 이용하면 훨씬 선명한 문서를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PC팩스는 보다 선명하고 신속한 원고송수신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에게 더없이 좋은 기기인 셈이다.

1백50년의 역사

팩시밀리가 최초로 선보인 것은 1800년대 중반. 라틴어의 Facere와 Similis가 한데 어울려 나은 말로 '모사'의 뜻을 갖고 있는 팩시밀리는 1843년 영국의 알렉산더 베인이 내어놓은 아이디어가 근간이 됐다. 그후 5년뒤인 1848년 프레드릭 백웰(영국)에 의해 개량형 팩시밀리가 선을 보이고 1876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영국)이 전화원리를 이용한 현대식 팩시밀리의 근원을 이룩했다.

이어 1907년 독일의 콘(Korn)이 그림전송시스템을 실용화하고, 1925년 AT&T(벨연구소)사가 유선사진 전송시험에 성공한 이래, 팩시밀리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주로 기상도 전송이나 신문보도용으로 선을 보였다. 이처럼 영국의 알렉산더 베인(Alexander Bain)이 1843년에 팩스의 기본 기능을 특허로 등록한 이후 수차례의 변신끝에 지금의 G3급 팩시밀리가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실용화는 1925년 미국 AT&T사의 벨연구소에서 개발한 G1 팩시밀리로 7백자 표준원고 1장을 6분에 전송하는 팩시밀리였다. 그 이후 기술 혁신으로 전송시간을 6분에서 3분으로 단축시킨 G2팩스가 등장했다. 요즘 이용되고 있는 팩스는 이보다 2분을 단축시킨 1분대의 전송시간인 G3팩스다. 이처럼 팩시밀리의 변화는 시간단축에 초점을 둬 G1팩스는 '6분기', G2팩스는 '3분기', G3팩스는 '1분기'라고 불린다. 최근에는 G4팩스가 등장했는데 A4원고를 3초대에 전송함과 동시에 전송상태도 일반 복사기 상태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려 그 효용성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팩스로 상세한 건축도면까지 전송할 수 있다.
 

(표1) G1에서 G4까지의 팩시밀리 통신방식


팩시밀리의 혁명, MHS

그러나 90년대 접어들면서 팩시밀리는 또 한차례의 기술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메시지 핸들링 시스템(Message Handling System)으로 일컬어지는 최첨단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통신단말기인 텔렉스 팩시밀리 퍼스널컴퓨터 등을 한데 묶어 동일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통신기술의 혁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MHS 서비스는 서로 다른 전자사서함간에 상호접속을 할 수 있도록 하는 CCITT(국제전신전화자문위원회)의 X.400계열 권고안에 따른 것이다. 팩시밀리텔렉스 PC 등 각종 통신단말기들은 이 권고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전자사서함간의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게 됐으며 각종 통신망(PSTN 텔렉스 PSDN)에 관계없이 상호 정보교환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MHS는 지난해 한국데이타통신에서 첫선을 보였다. 데이콤 메일 400이란 이름으로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데 아직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이용자가 가입해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는 X.400 MHS를 채택해 이미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 조만간 세계는 어디에서나 팩시밀리에서 텔렉스로, 텔렉스에서 PC로 정보전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통신체계상 컴퓨터통신(PC통신)은 공중정보통신망인 데이콤네트가 담당해 왔으며, 텔렉스는 한국전기통신공사의 텔렉스망에, 팩시밀리는 전화와 함께 전화망에 연결돼 있어 각각의 통신망안에서 같은 종류의 단말기끼리 정보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최근 데이콤에 의해 선보인 메시지 핸들링 시스템은 PC 팩시밀리 텔렉스 등 서로 다른 종류의 단말기 간에도 통신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또한 한국전기통신사는 데이콤에 이어 전자통신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라 이와 동일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팩시밀리는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에 따르면, 텔렉스가 1분에 3백자를 보낼 수 있는데 반해 메일 400을 이용하면 1분에 3천자 이상을 보낼 수 있다. 또한 텔렉스의 경우 서울에서 뉴욕에 영문5천자당 3만5천원이 소용되는 데 비해 데이콤 메일 400을 이용하면 3천6백50원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메일 400은 아직 이들 세가지 단말기의 완전한 상호연동이 불가능하다. 현재 PC에서 텔렉스와 팩시밀리까지, 그리고 텔렉스에서 PC까지는 메시지 교환이 가능한 반면 팩시밀리에서 PC로의 쌍방향통신은 불가능하다. 즉 팩시밀리의 문자정보를 PC가 다시 받아들여 읽을 수 있는 기술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표3).
 

(표3) 데이콤 메일 400서비스의 단말기별 상호 통신 가능 형태


국내의 보급현황

이렇듯 현대사회에서 필요불가결한 팩시밀리의 국내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고작 10여년 정도다. 기록에 따르면 공식적인 국내 팩시밀리 역사는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KTA) 검사기준 대수로 2백대 정도를 보급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듬해 82년에는 신도리코가 2백대, 대우통신이 50대, 대영전자 58대, 롯데산업이 1백6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 3백34대에 이르렀다.

초기 이들 제품의 가격은 몇백만원을 호가했으나 보급형이 86년도엔 3백만원대로, 요즘은 50만원대로 떨어져 80년대 초반에 비하면 1/10정도 하락한 셈이다.

또한 팩시밀리 공급업체도 금성사 대우통신 동양시스템산업 롯데캐논 삼성전자 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현대전자 등 모두 10여개에 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내놓은 제품은 최고 5백만원대에서 최저 50만원의 수준까지 다양하게 나왔는데 일반적으로 50만~60만원대의 소형기와 1백만~1백30만원인 중형기, 1백80만~5백만원인 대형기로 구분하고 있다.

이중 소형기로 불리는 1백만원대 미만의 제품들은 소규모 사업장이나 가정에서 설치하여 쓰는 보급형기종으로 A4규격의 원고를 송수신할수 있는 수준이다. 중형기는 B4규모까지 송수신이 가능한 팩시밀리로 자동커팅 기능 정도가 추가된다.

고가인 대형기는 보통용지까지 이용이 가능한데 1회에 여러곳에 같은 내용을 보낼 수 있는 순차동보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 팩시밀리로 대규모 사업장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팩시밀리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그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89년 체신부에서는 팩시밀리를 일반 공중전화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그 활용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복사점이나 일반 문구점에 공중용 팩시밀리를 설치하여 시내 지방 어디에서나 필요에 따라 일반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한번의 조작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문서송신이 가능해짐에 따라(동보기능) '팩시밀리공해'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광고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팩시밀리번호를 입수해 임의로 선전용문서를 송신함으로써 팩시밀리 통신의 정체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다.
꼭 필요한 정보가 흘러야 할 곳에 원하지도 않은 불필요한 정보가 자리잡고 있는 이 현상은 팩시밀리의 대중화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표2) 국내 팩시밀리 제품들


팩시밀리 활용가이드 -전송원리는 흑백의 구분
 

(그림 1) 팩시밀리의 전송원리


과연 팩시밀리는 어떤 원리에 의해 문서를 전달하는가. 기본적인 원리는 (그림1)과 같다. 팩시밀리내에 있는 스캐너가 그림 또는 글자를 읽어들여 선상에 있는 부분이 흑인지 백인지를 가려내 이것을 신호로 바꾸고 전화회선을 통해 상대방의 팩시밀리로 보낸다. 이때 상대방의 팩시밀리는 보내져온 신호를 받아 이것이 흑인지 백인지를 판단해 다시 원형으로 복원시키는 것이다.

수신측의 팩시밀리는 읽은 내용을 '감열지'라는 특수용지에 인쇄해내는데, 최근에 나온 고가의 팩시밀리는 보통용지에 인쇄할 수 있는 기종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팩시밀리는 아직도 대부분 감열지를 쓰고 있는데, 이 감열지는 열을 받으면 흑색으로 변한다. 따라서 상온에서 그냥 내버려두면 변색할 우려가 있어 보관의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팩시밀리 중에는 일반용지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이것은 보통용지에 잉크 필름 또는 토너를 장착시켜 인쇄하기때문에 수신한 용지에 글씨를 써넣거나 결재를 위한 날인을 해도 괜찮다. 또한 보통용지를 사용하면 변색이 없어 보존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팩스를 이용할 때 전화를 걸듯이 지정된 한곳에 팩스를 보낸다. 대부분의 팩스는 애초 제작 당시부터 순차동보기능과 중계동보기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저가형 팩스는 이러한 기능이 없는 것도 있다. 여기서 순차동보기능이란 같은 원고를 여러곳에 보내고자 할 때 사전에 지정된 수신측에 한번의 버튼 조작으로 자동송신이 실행되는 것을 말한다.

중계 동보기능은 지사 등이 있는 경우 각 지역의 중계국에 중계동보를 지시하면 무인으로 지역별 다수의 수신처에 원고를 전송할 수 있다.

최근 가정용으로 보급되는 팩시밀리가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에는 안내전화와 접속할 수 있는 기종이 개발되고 있다. (그림 2)에서와 같이 자동응답기능을 갖춘 전화기와 팩시밀리를 동시에 연결해 놓으면 팩시밀리를 통해 어떤 문서를 보내고자 했을 때 부재중이라도 수신할 수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팩시밀리는 원고농도와 화질을 선택할 수 있다. 작은 글씨나 섬세한 그림을 전송할 경우 고화질(fine)을 선택하면 전송속도가 떨어진다.
 

(그림 2) 부재중 안내와의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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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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