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천리안 아트미디어 동호회는 멀티미디어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보물창고다.
PC통신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볼링 동호회니 게임동호회 등은 이름만 봐도 성격을 알 수 있겠지만 천리안 '아트 미디어 동호회'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모임인지 감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아트 미디어 동호회를 동호회원들은 대부분 '아미동'이라고 줄여 부르고 있으니, 이렇게 되면 더 더욱 그 뜻을 알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어지간한 통신인이라면 사용하는 통신망에 상관없이 천리안 아트미디어 동호회의 이름을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천리안 사용자라면 아트미디어 동호회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조금은 난해한(?) 이름을 가진 아미동은 윈도우와 멀티미디어, 그리고 광고라는 세가지를 중심으로 인접한 여러 분야를 다루고 있는 동호회다.
원래 아미동은 오디오 동호회라는 곳에서 출발했다. 오디오 동호회가 그 영역을 비디오 부분까지 넓히면서 AV 동호회가 됐고, AV 동호회의 관심사에 다시 광고와 멀티미디어가 추가돼 아트미디어라는 종합적인 성격의 동호회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후 또한번의 동호회 분회를 거쳐 현재의 위용을 갖추게 된 아미동은 AV 동호회에서 비디오 분야 운영자였던 박수민씨가 초대 시삽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장기 집권'하고 있다.
아트미디어 동호회가 창립한 1992년 3월경은 멀티미디어란 용어 자체가 생소할 만큼 환경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였다. 기껏해야 애드립을 비롯한 사운드카드가 막 선보이기 시작한 당시로는 CD-롬 등은 상상도 못할 시기였던 것이다. 당연히 이때의 아트미디어 동호회는 그다지 주목되지 않았다.
그러나 윈도우 3.1의 등장은 이 동호회가 통신인들 사이에 화젯거리로 등장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윈도우 3.1은 비록 기본적이긴 하지만 멀티미디어 환경을 제공했고, 수많은 윈도우용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윈도우를 멀티미디어 구현의 도구로 설정한 동호회 활동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던 것이다. 윈도우 열풍은 아트미디어 동호회를 외양적으로 1년에 20여배의 회원수 증가라는 폭발적인 성장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그 이후 아트미디어 동호회는 곧바로 천리안이 자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호회라는 인식과 함께 "국내의 윈도우 소프트웨어는 아미동에 가면 모두 구할 수 있다"는 말이 돌만큼의 공신력과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천리안의 공식적인 동호회 순위 집계 이후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1인당 사용시간이 가장 많은 동호회로도 1위를 기록할 만큼 천리안의 대표적인 동호회로 자리를 잡았다. 천리안 뿐만이 아니라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등의 통신 서비스에서도 아트미디어 동호회의 명성은 대단하다. '아트미디어 동호회의 인기 자료'라고 하면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
아트미디어 동호회는 국내 최초로 멀티미디어 저작도구인 '멀티미디어 툴북'을 다루기 위한 소모임을 만들어 불모지와 같았던 국내 멀티 미디어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근래에는 매크로미디어사의 디렉터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저작도구, C나 비주얼 베이식 등의 순수 프로그래밍, 워드프로세서 DTP 프리젠테이션 그래픽 사운드 등 윈도우 분야별 소모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광고분야 역시 천리안 유일의 광고 전문 동호회로서의 전문성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동호회 차원에서 CD-롬 타이틀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렇게 아트미디어 동호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공되는 '프로그램의 질'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 양질의 자료를 찾아내 이의 성능을 상세히 알아본 뒤 제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트 미디어 동호회는 직접 사용해보고 선별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메뉴얼 수준의 자세하고 친절한 자료 설명을 곁들여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뉴스나 신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전세계의 각종 뉴스를 직접 번역하여 빠르게 제공하는 부지런함도 이 동호회가 가진 장점이다.
이제는 1만3천여명의 회원수를 가지고 있는 아트미디어 동호회. 컴퓨터 업계나 사용자들에게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동호회이지만 이같은 외형보다 시삽 박수민씨가 더 내놓고 싶어하는 동호회의 자랑거리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바로 회원들간의 따뜻한 정이다. 딱딱하고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는 컴퓨터를 통해 만났음에도 회원간의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컴퓨터 역시 사람이 만지는 기계라는 것을 서로 일깨워준다는 것. 동호회의 오프라인 모임에는 매번 70명 이상의 회원들이 참가해 일대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그래서 회원들은 아미동을 다음과 같이 풀어 말한다. '아름답고 미더운 동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