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회전하는 물체의 무게는 줄어드는가?

새로운 중력이론이 필요

비행접시의 운행원리도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후반기 두명의 일본인 과학자들은 놀라운 실험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자이로스코프(회전축이 공간의 임의의 방향을 취할 수 있게 되어 있는 팽이의 일종)를 한 방향으로만 회전시키면 무게가 줄어든다는 것과 반대방향으로 회전시키면 무게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만약 일본에서의 이 실험결과가 정확한 것이라면 과학이론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중력의 작용에 관한 일반론들을 뒤집는 결과가 될 것이다. 또 비행접시가 날아가는 원리를 밝혀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실험은 일본 도코후 대학의 하야사카 히데요, 다케우치 사카에 두 연구원에 의해 실시됐다. 화학천칭의 지렛대위에 자이로스코프를 놓고 전기력으로 로터(回轉子)를 돌렸다. 시계방향으로 자이로스코프가 회전할 때 무게가 줄어들었는데 손실된 무게는 실제 무게의 50만분의 1에 불과했다. 또 회전속도가 빨라질수록 무게가 더 많이 줄어든다는 것도 알아냈다.

회전효과에 대한 실험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도 이러한 가능성을 예측했었다. 리니어모터카를 발명한 에릭 레이드웨이트는 70년대 런던 임페리얼대학에서 자이로스코프의 특수성에 대한 수많은 관찰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야사카도 거의 10년간 이 연구에 매달렸다. 그래서 1978년에는 도코후대학 기술논문집에 자이로스코프에 대한 기초적 실험결과를 싣기도 했다.

이번 연구결과 미국의 '피지컬리뷰 레터즈'지에 실리기까지는 18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과학 학술지에서는 매우 예외적인 지연이었는데, 그만큼 이 결과에 과학계의 관심이 집중했고 또한 의문점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전하는 물체의 무게변화
 

실험결과 훌륭하나 아직 이론은…

우선 이 현상을 설명해 줄 이론이 없다는 것. 일반적인 뉴톤의 중력이론을 수정해 적용한다해도 줄어든 무게의 크기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또 자이로스코프의 회전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물리적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 외에는 밝혀진 바가 없는 것도 문제다.

실험과정상 전기력과 자장의 영향으로 각 요소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 화학천칭의 역학적 작용여부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수없이 제기되는 의문들에 답하기 위해 하야사카와 다케우치 두 연구원은 이 실험을 거듭 되풀이했다. 첫째로 '통계적 결과'를 추구하는 것인데 원하는 현상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얻도록 유도, 반복 실험하는 것이다. 또 실험장치들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몇 번씩 자이로스코프의 위치를 변경해 보고 화학천칭을 전자저울로 바꾸는 등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지금까지 제시된 두 연구원의 실험결과는 대단히 훌륭했다. 자료를 가지고 그린 그래프는 거의 완벽한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사실 통계적으로 볼 때 세차례 중 한번 정도는 선을 이탈하게 마련이다.

물론 이들의 실험결과가 입증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 의해 정식으로 같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곧 권위있는 기관에서 실시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 실험결과가 정확한 것이라 해도 과연 비행접시의 운행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왜냐하면 자이로스코프가 자신의 무게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자그마치 1분당 2억번의 회전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연구에서 가장 난처한 문제는 기존의 회전효과 이론들이 이번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는 점이다. 만약 회전하는 소립자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equivalence principle, 모든 물체는 같은 중력가속도를 지닌다)를 검증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또 원자스펙트럼에서 이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1990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물리학
  • 기계공학
  • 항공·우주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