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귀가 없이 세상에 나온 프랑스 소년 필립은 최근 새 귀를 얻게 돼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자신의 기형을 감추기 위해 길게 길렀던 머리카락도 자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한쪽 또는 양쪽귀가 없이 태어나는 아기는 프랑스에서만도 매년 1백50여명이나 되는 데 이번 필립의 기쁨은 동시에 이 불구아기들의 희망이 된 셈이다.
갈비뼈의 연골을 이용하면 인조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15년전 서독의 한 외과의사에 의해 소개됐다. 그 뒤 이를 처음 실행한 사람은 조각이 취미였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외과의 브랜트박사였다.
하지만 이 기술은 성형술의 하나일 뿐이다. 환자의 청력을 되살리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뜻이다. 또 지원자는 8세 이상이 돼야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그때서야 귀의 크기나 모양이 고정되기 때문이다.
필립은 15세이므로 수술받기에는 아주 적당한 나이다. 그는 프랑스 리용에 있는 에두아르에리오트 병원을 찾아갔다. 시술은 이 분야에서 프랑스 최고기술 소유자인 드류 박사에 의해 이뤄졌다. 드류박사는 필립을 마취시킨 뒤 그의 갈비뼈에서 연골을 채취했다. 그로부터 한시간 동안 연골을 다듬은 결과 귀의 모양이 완연해졌다. 이 인존귀는 곧 항생제용액에 담궈졌다. 이어 필립의 귀 주위의 피부가 절개되고 인조귀는 그곳에 이식되었다.
마지막으로 인조귀를 단단히 부착시키는 일이 남아 있었다. 이 작업은 진공법을 활용해 진행됐는데 소형공기펌프가 그 장비의 전부였다. 이제 필립은 3개월마다 한번씩 병원에 들려 부작용을 대비하는 수고만 하면 그의 친구들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