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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간질환의 위험신호 C형간염

새로운 수혈병

A형도 B형도 아닌 새로운 형의 바이러스가 우리의 간을 노리고 있다.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간염이란 한마디로 간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이 간염은 간염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그중 오래 전부터 알려진 A형 바이러스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또 수혈이나 피부에 생긴 상처를 통해 전염되는 B형 간염바이러스도 한때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최근에는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에게만 생기는 델타(Delta, D)형 간염이 알려졌고, A형도 B형도 아닌 형(NANB형), 즉 C형이라고 명명된 간염바이러스가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질환의 하나로 국민건강에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간염에 걸려도 대개는 특이요법 없이 보존요법으로도 회복되지만 일부는 증상이 심해져서 사망하는 예도 있다. 드물게는 만성화되어 만성간염 간경변 및 간암으로까지 발전하는 수도 있다.
 

C형 간염은 혈청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사진의 E,F는 음성이고, G는 양성


대개는 가법게 지나가지만

대개 바이러스 간염에 걸리면 간부위에 둔한 통증(아픔)이 온다. 또 누르면 아픈 압통이 생기고 간이 붓게 된다. 전신증상으로는 발열 무력감 쇠약감 구토 근육관절통 황달(공막이나 피부 및 소변이 황색으로 변하는 증상) 식욕감퇴 불분명한 복통을 들 수 있다. 그런데 C형 간염의 임상증상은 A형 간염보다는 심하게 나타나지만 B형 간염보다는 경미한 정도다. 하지만 병의 경과가 6개월 이상되는 만성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C형 간염의 60~70%가 만성간질환으로 이행되는 것이다.

C형 감염은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황달을 일으키지 않으며 단지 혈청 GOT나 GPT 등만이 증가하는 경우가 70% 이상으로 대부분이다. 외국에서는 수혈후 생기는 간염의 75~95%, 산발적 간염의 20~40%가 C형 간염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83년 가톨릭의대 내과팀의 보고에 따르면 수혈후 간염의 79%가 C형 간염이었다. 또 지난 해 서울 의대 내과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급성간염의 35.4%가 C형 간염이었다.

이 C형 간염의 전파경로는 수혈이나 혈액제제의 주사, 오염된 의료기구, 주시바늘이나 주사기 등을 통하거나, 성관계에 의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심지어는 집에서 같이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옮길 수 있다.

따라서 C형 간염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은 다량의 수혈을 받은 사람, 혈우병환자, 투석환자(인공신장),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 의료계 종사자, 약물중독자, 환자와 성관계를 하거나 동거하는 사람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A형도 아니고 B형도 아닌 제3형의 바이러스가 간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난 뒤 여러 학자들이 10년이상 이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확한 병원체가 규명돼 공인받지는 못하고 있던 실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비경구적(非經口的, 입을 통하지 않음)으로 전파되는 A형도 B형도 아닌 바이러스를 실험적으로 침팬지에 감염시켜 고(高)농도의 원인 바이러스를 얻어 냈다. 그뒤 이를 이용해 병원체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에 착수했다. 유전자재 조합방법으로 cDNA(보조 DNA) 클론(clone)을 만들어서 그 구조를 분석, 간접적으로 바이러스의 구조를 알아낸 것이다.

그 정체는 RNA바이러스였고 지방질막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크기는 80㎜ 이하고 토가비리대(Togaviridae) 또는 플래비비리대(Flaviviridae)족(族)이라는 것도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항체(HCV 항체)검사가 연구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C형 간염의 발생 빈도를 연구한 보고를 보면 수혈과 관계있는 만성 간염환자들중 미국은 71%, 일본은 78%, 이탈리아에서는 84%의 사람들이 HCV 항체양성자였다.

진단은 다른 질환의 기능성을 배제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즉 A형 간염을 밝혀내는 IgM 면역항체검사, B형 간염바이러스의 존재유무를 알려주는 표면항원, IgM핵항체 검사결과가, 모두 음성이면 C형일 확률이 크다. 또 간손상을 일으키는 음주 약물복용 등 과거병력이 없고, 비교적 드물게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CMV나 EBV 등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음성), C형 간염이라고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산발적으로 생긴 만성 간염환자의 58%가 HCV항체 양성자라고 보고되고 있다.하지만 간조직검사를 하면 다른 바이러스 간염과 구별하기 어렵다.
 

알코올에 의해 손상된 간장조직알코올+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장애를 보여준다.


인터페론요법으로

급성 C형 간염의 증상은 비교적 가볍고 흔히 증상없이 자기도 모르게 지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감염자의 40~70%는 6개월 이상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간염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간세포의 파괴를 반영하는 혈철(血鐵) GOT GPT가 약간 변하고, 비교적 빨리 (2년 이내에) 간경변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심스러운 경과관찰을 요한다. 최근에는 간경변이 된 뒤에 다시 간암으로 까지 진행되는 예들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감염자는 주기적으로 간암진단을 위한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

불행하게도 아직 특효약은 없다. 치료는 대중요법 보존요법이 약간 도움이 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인터페론요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기대를 걸기에는 빠르고 임상 연구 결과를 통해 보다 정밀하게 확인돼야 할 것이다.

예방법은 감염루트를 절단하는 방법이 좋다. 무엇보다 수혈 혈액제제 주사 등을 피하고, HCV항체검사가 일반화되야 한다. 그리고 HCV 항체음성인 혈액만을 수혈에 이용해야 한다.
 

정상 간장간경변이 생긴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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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선희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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