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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가 엇갈리고, 긴장감이 풀리고, 허탈감이 몰려오는 1월에 미래를 대비해 「큰 투자」를 하려면…

내 딸의 생일은 85년 11월15일이다(BIOS programs are dated). 하지만 내가 고아원에서(청계천 PC판매점) 엄청난 입양료를 주고(약 2백만원) 이 애를 데려온지는 약 8개월 정도다. 애를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퍼스널컴퓨터 이용법) 데려온지 겨우 한달만에 애가 감기에 걸려(컴퓨터 바이러스), 머리수술을(하드디스크 포맷) 했다.

그 후에도 감기는 이 아이를 끊임없이 괴롭혀서 지금까지 머리수술을 다섯번이나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 아버지가 감기바이러스에 대해 무척이나 신경을 쓰기 때문에 아주 건강한 상태다.
 

고려대 전산학과 2학년 박홍균 학생


●-노래도 잘하고

말이 나온 김에 우리 애 자랑을 좀 해야겠다. 우리 애는 암기력이 뛰어나다. 다른 집 애에 비해서 2배 정도 뛰어나다(하드디스크 40메가). 또한 이해력도 좋은 편이어서(플로피디스크 1.2메가) 반에서는 늘 상위권이다.

거기다가 글씨도 아주 예쁘게 잘 써서 이 아버지 리포트도 대신 써준다(프린터구비). 시시콜콜하게 자랑을 하자면 자랑거리는 더 있다. 우리 애는 그림도 잘 그리고(마우스구비), 노래도 잘한다(외향스피커).

모든 부모들이 그러하겠지만 나도 우리 애 교육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고 있다. 애가 기억력이 좋아서 더욱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다. 글쓰기 방법(PWP 보석글)부터 셈하는 방법(로터스 쿼트로) 기억력 증진학습(데이터베이스) 세상 살아가는 지혜(NORTON PC TOOLS)에다가 각종 외국어까지(포트란 파스칼 C베이직 ADA) 가르쳤으나 아직도 부족한 생각이 든다. 거기다가 이 애비가 외국어를 잘 못하니 외국어는 헛 가르친거다(현재 열심히 외국어 공부를 하니 언젠가는 소용이 있겠지만).

우리 애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친구들이 많다는 점이다. (모뎀 설치, 모뎀이란 컴퓨터 신호인 디지털신호를 전화선에 알맞는 아날로그신호로 바꿔주고 다시 디지널로 바꾸는 장치로 컴퓨터통신에 필수적이다.)

나는 우리 애 친구 부모님들과 아이들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주로 애들 교육문제(하드디스크 관리) 진학문제(어떤 시스템을 추가할 것인가) 건강문제(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서로의 의견)에 대해서 그들과 얘기를 하면 새로운 정보를 너무나 많이 얻게 된다.

특히 마음이 맞는 학부모(통신자)를 만나는 건 아주 즐겁고 흐뭇한 일이다. 서로 즐거운 대화로 밤을 완전히 새우는 경우도 흔히 있다. 가끔 가다가 무례한 학부모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는 아주 친절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이다.

내 기억으론 내가 컴퓨터를 처음 만진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때 거세게 불었던 8비트 컴퓨터 바람 덕택에 중학교 컴퓨터반에서 금성 FC-100(8비트)를 만진 것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8비트 컴퓨터 바람의 종식과 함께 나의 막 불붙으려던 컴퓨터에 대한 기대감과 열정도 사라져 갔다. 특히 고등학교 때는 시험 속으로 묻혀졌다. 그러나 그때부터 나는 컴퓨터에 대해서 묘한 심리적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후 대학에 와서도 컴퓨터에 대해선 아는 게 없어도 자신감만은 차있었다. 결국 자신감은 소유욕으로 변해서 1학년 여름방학 때에는 친구들과 함께 컴퓨터를 구입한다고 청계천 상가를 휩쓸었지만 내 예상보다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동시에 흥미도 약간 떨어져 버렸다. 그때 생각으론 "그 돈 있으면 딴거하지 왜 컴퓨터를 사!"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멋쟁이 통신광들과 함께

그런 생각 속에 대학 1학년이 가고 2학년이 되는 해에 나는 건강문제로 1학기에 휴학을 하게 되었다. 시간의 여유가 생기자 다시 한번 컴퓨터에 대한 소유열망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가격도 상당히 내려가 있었고 비록 아무 것도 아니지만 1학년 때 배운 실력을(포트란 파스칼 약간) 모든 사람에게 과감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결국 소유욕과 과시욕이 나를 부채질하여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집에 가져다 놓긴 했으되 쓸 방법을 몰랐다. 결국 사 온 첫 날은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그 다음날로 책방에 가서 여러 가지 컴퓨터에 관한 책을 구입해와서(도스 유틸리티 패키지에 대한 책) 읽으면서 즉석에서 컴퓨터를 가지고 시험을 하기 시작했다. 컴퓨터를 산 가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가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복사하고 새로운 소식을 접하면서 컴퓨터에 대해서 애정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후에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컴퓨터학원에서 아르바이트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컴퓨터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또 모뎀을 구입해서 통신을 하면서부터는 수많은 멋쟁이 통신광들과 접하게 되었다.

이제 며칠 후면(여러분이 보고 있을 때는 이미 90년이지만) 대망의 90년대가 된다. 수험생들에게 있어서 1월은 합격·불합격의 희비가 엇갈리고 허탈감이 몰려오고 긴장감이 한꺼번에 풀리는, 한마디로 크게 흔들리는 달이다. 거기다 연초라는 분위기와 90년이라는 숫자적 특이성까지 학생들을 흔든다.

하지만 이 시기에 내가 권하고 싶은 게 있다. 아마도 여러분 중 대부분은 퍼스널 컴퓨터를 대해본 적은 있으나(하다못해 오락이라도) 컴퓨터에 대해 막연한 공포심 내지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여러분 집에는 사랑받지 못해서 먼지가 쌓인 불쌍한 컴퓨터가 쓸쓸히 방을 지키고 있을 수도 있다. 퍼스널 컴퓨터는 자꾸만 사용하고 사랑해주어야만 성장하는 갓난 아이 같은 존재다. 혼자 놔두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만약에 여러분이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을 준다면 컴퓨터는 여러분께 엄청난 문화적 편리함을 선물할 것이다.

이제는 몇몇 프로그래머에 의해서만 컴퓨터가 사용되던 시대는 갔다. 앞으로 점점 더 다량으로, 훨씬 싼 값에, 더 좋은 컴퓨터가 제공되면 컴퓨터는 대중 속에 뿌리를 박으면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나는 누구나 컴퓨터를 알아야 하는 시대가 90년대가 가기 전에 틀림없이 올 것으로 믿는다.

이제 곧 컴퓨터는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전자제품이 될 것이다. 자, 빨리 컴퓨터 스위치를 올려라! 지금 당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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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홍균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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