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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끝에 우뚝 솟은 화산섬 독도

우리나라 최동단 섬 독도는 자연현상, 즉 해식(海蝕)으로 만들어진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섬 서쪽 7, 8리 남짓한 거리에 정박하고 바라보니 북쪽에 세 바위가 나란히 서있고, 그 다음은 작은 섬들이 있고, 다음은 가운데 섬이고, 가운데 섬 서쪽에도 작은 섬이 있는데, 모두 바닷물이 통합니다. 또 바다섬 사이 곳곳에는 인형 같은 것이 30여개나 별도로 있어 의심이 나고 두려워서 곧바로 닿을 수가 없어 도형을 그려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위의 글은 조선시대 '성종실록'에 실려 있는 독도(당시에는 삼봉도라 불렸음)의 모습이다. 김자주(金自周)라는 사람이 독도에 들어가려다 인형 같은 괴물이 겁이 나서 돌아왔다는 내용.

독도는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92㎞ 떨어진 우리나라 최동단 섬이다. 정확한 위치는 동경 131°52', 북위 37°14'. 행정소속은 '경상북도 울릉군 남면 도동 산42번지~산75번지'다. 동도(해발 1백21m)와 서도(해발 1백51m)가 주요섬이고 주변에 60여개의 암초가 분포돼 있다. 총면적은 약18.6㎢(약 5만평). 김자주가 성종실록에 묘사한 가운데 섬이 서도이며 바다섬은 동도인 것으로 추측된다. 바닷물이 통한다는 것은 동도와 서도 사이의 폭 1백10~1백60m의 좁은 수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른 개의 인형은,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서식했으나 지금은 일본측의 남획으로 거의 보이지 않는 바다사자인 것으로 울릉군청은 풀이하고 있다.
 

독도의 위치


알칼리성 화산암

독도는 울릉도와 마찬가지로 신생대 3기 말에서 신생대 4기 초에 걸쳐 일어난 화산활동에 의해 분출된 알칼리성 화산암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81년에 현장 지형조사를 수행한 '한국자연보존협회 조사보고서 제19호'에 따르면 독도 화산체는 기저부가 현무암질 집괴암, 그 위로는 조면암질 집괴암, 정상부가 조면암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 결과 독도는 울릉도와 화산체 생성순서, 생성과정 및 시기가 동일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독도는 종상(鐘狀)화산(tholoide)으로 동도 천정굴 부근에 분화구가 있다(사진참조). 섬 전체의 해안지역은 깎아지른 듯한 직벽(直壁)으로 둘러싸여 있고 해식(海蝕) 작용으로 장관을 이룬다. 해식(marine erosion)이란 파도 조류(潮流) 연안류 등이 해안선 가까이서 작용하는 침식현상. 파도의 침식으로 나타나는 지형으로는 해식애(sea cliff) 해식동(sea cave) 해식대(abrasion platform) 등이 있다. 대부분의 독도 지형은 낭떠러지처럼 형성된 절벽으로 전형적인 해식애를 보여주고 있다. 동도와 서도 사이에 있는 삼형제굴은 대표적인 해식동이다.

독도의 절애(絶崖)는 강한 파랑(波浪)에너지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도의 남서쪽 부근에 해식애나 파식대(wave cut platform)의 발달이 뚜렷한데, 이는 서도 남서부에 파랑이 가장 많이 집중된다는 것을 반증한다.

독도에는 어떤 식물들이 살고 있을까. 이제까지 학자들이 밝힌 식물의 종류는 60여종. 옛날부터 나무가 자라지 않는 돌섬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매우 빈약한 편이다. 그 이유로는 조류나 바람의 힘을 매개로 분산할 수 있는 식물종 이외에는 새로운 종이 독도내로 들어오기 어렵고, 해안의 암벽이 거의 수직에 가까워 해류에 의해 전파할 수 있는 식물종자가 정착해서 발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강한 해풍에 견딜 수 있는 내염성이 강한 식물이나, 키가 크지 않고 돌사이 틈이나 오목지에 자랄 수 있는 식물 이외에는 번식이 어렵다. 독도의 생성역사가 짧은 것도 식물종류가 많지 않은 이유. 독도에서 쉽게 발견되는 식물은 쑥 쇠비름 왕호장근 번행초 등이다.
 

분화구^ 동도와 서도 사이에 있는 삼형제굴(오른쪽)은 해식동굴의 전형을 보여준다. 세방향으로 굴이 뚫려져 있다. 서도끝에 우뚝솟은 바위가 탕건봉(가운데).탕건(宕巾)을 쓴 모습과 비슷하다 하영 붙여진 이름. 왼쪽 아래 보이는 조그맣고 뽀족한 바위는 촛대바위


푸른 독도를 만들자

독도의 식물과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88년 하반기에 결성돼서 지난 한해 동안 맹활약을 한 '푸른 독도 가꾸기 모임'(회장 이덕영). 2백여명의 회원을 가진 이 모임에서는 지난 봄에 2천여 그루의 소나무 향나무 동백나무 묘목을 서도 정상에 심었고, 최근 10월말에는 향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묘목 2백30주를 재차 식목했다.

이들이 독도에 나무를 심게 된 동기는 독도를 확고하게 영토의 경계가 될 수 있게끔 하자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영토의 경계가 될 수 있는 섬은 나무가 자라고 물이 흐르고 사람이 살아야 한다. 현재 독도에는 조준기씨 일가가 그의 장인 최종덕씨(독도 주민등록 1호)에 이어 2대째 독도를 지키고 있다. 또한 1953년 '독도 의용수비대'를 창설한 바 있는 홍순칠씨는 서도에서 식수를 발견해 독도가 '물이 없는 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 장소를 '물골'이라 부른다. 조준기씨도 물골에서 나오는 물을 식수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독도를 마치 자기땅인 것처럼 주장하는 이유는 2백해리에 달하는 영해 인정 때문이다. 그러나 2차대전 직후 일본의 항복문서가 인정한 포츠담선언과 연합군 최고사령부 훈령 제677호에 의해 독도는 울릉도와 함께 우리의 영토로 확인된 바 있다. 그후 수차에 걸친 일본측의 외교분쟁화 시키려는 시도와, 과거 우리나라 정권담당자들의 석연찮은 눈치보기가 어우러져 지금까지 명확한 결말을 보지 못한 상태. 그렇지만 과거의 역사적 기록을 보면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데 이의가 전혀 없다. 독도는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성종실록' '숙종실록' 등에 우산도 또는 삼봉도라 불리면서 울릉도와 함께 강원도 울진현에 소속돼 있다. 특히 1696년(숙종22년) 동래사람 안용복 일행은 독도 근해에서 고기잡이를 하다가 일본 어선과 충돌이 있은 후, 울릉도 독도가 조선영토임을 인정하는 에도막부의 승인서를 받아낸 바 있다.

독도가 세계지도에서 고유의 이름을 상실하고 일본측이 주장하는 '다케시마'으로 불린 것은 한일합방 이후의 일. 해방 후에는 1953년 홍순칠씨가 독도의용수비대를 창설하여 3년간 독도를 지키다 1956년에 현재의 독도경비대에 임무를 넘겼다.

괭이갈매기 집단 번식

독도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조류는 괭이갈매기와 바다제비다. 독도의 조류에 관한 공식적인 기록은 최근들어 전무하다. 81년 조류학자들로 구성된 탐사반에 관찰된 조류는 바다제비와 괭이갈매기 외에 슴새 황조롱이 노랑발도요만 등이 있다. 괭이갈매기는 대집단이 동도와 서도에 서식하고 있고 어린새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서도가 번식처인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제비 또한 초지와 암석 밑에서 부화되기 직전인 알과 어린 새들이 다수 발견됐다. 학자들은 최소 도내에서만 수백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슴새 또한 수는 많지 않으나 동도에서 슴새 구멍이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서식할 가능성이 많다. 기타 노랑발도요만 메추리 노랑할미새 등은 서식하지는 않으나 남하 중에 독도를 휴식처로 삼는 듯하다.

동도와 서도 사이의 삼형제굴과 촛대바위, 서도 북서쪽에 우뚝 솟은 탕건봉(갓을 쓴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 동도 동쪽 끝에 붙어 있는 독립문바위, 동도 선착장에서 보이는 사람 얼굴모양을 한 바위 등은 독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대표하는 명물들이다. 수많은 해식동굴, 기암괴석과 아울러 하늘을 뒤덮는 괭이갈매기와 바다제비 등은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장관을 형성한다. 앞으로 전문적인 학술조사단이 탐사와 연구를 계속해 독도의 지형지질과 생태계에 관한 더욱 자세한 보고서가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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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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