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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보물」로 만드는 바이오에너지는 잠재력이 큰 미래의 대체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는 매일 매일 에너지를 소비하며 생활한다. 1973년 석유쇼크이래 몇번의 에너지 위기를 경험하면서 인류는 석유 이외의 에너지공급원을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원자력에너지에 대하여 큰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안전면에서 큰 위험부담을 갖고 있고, 석유의 매장량에도 한계가 있어 다른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실장이다. 또한 인간이 필요로 하는 합성섬유 플라스틱 등 수많은 화학제품이 석탄과 석유로부터 얻어지므로 석유 및 석탄을 단순한 에너지로만 사용하기보다는 화학공업의 원료로 간주, 한정된 자원을 보다 유용하게 사용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석유 등의 에너지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석유를 외국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하루 빨리 탈피, 에너지자원공급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리고 석탄 및 석유 등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도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처지다.

석유쇼크 이후 미국 일본 및 유럽 등지에서는 핵융합에너지 동력에너지 조력에너지 그리고 바이오에너지 등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하여 많은 연구개발을 수항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최근 대체에너지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적인 면에서 볼 때 대체에너지로서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에너지다. 여기에는 에타놀 메탄가스 수소가스 등이 해당된다. 우리가 현재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석유 및 석탄에너지도 그 근원을 따지면 지구상의 식물에서 추출된 에너지 자원이다. 크게 보면 바이오에너지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에너지는 다른 측면에서 정의되기도 한다. 즉 광합성에 의하여 생물체에 저장된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에 용이한 형태로 바꾼 것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쌀농사가 중요한 산업의 하나이므로 볏짚 등의 농업부산물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국토의 65%가 산지이므로 임업부산물이 풍부하다. 그러나 이들의 이용가치는 매우 낮아 퇴비로 사용하는 정도이다.
 

조류(algae)^그들은 태양에너지를 이용, 수소를 생산할수 있는데, 수소는 발열량이 높고 대기오염이 없는 이상적인 에너지의 하나
 

볏짚에서 에타놀을 뽑아내고

농림부산물을 이용,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농촌경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에너지자원의 다변화에 일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볏짚을 이용하여 에타놀을 생산할 경우, 국내 휘발유 소비량의 약 15~20% 정도를 충당할 수 있다. 게다가 볏집을 비롯한 농림자원은 매년 반복하여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재생가능자원(renewable resource)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실례로 브라질에서는 '국가연료 알코홀 계획'에 따라 풍부한 사탕수수 등 농산물과 이의 부산물을 이용, 에타놀을 생신하여 자동차용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또 순수한 에타놀 또는 에타놀과 가솔린을 혼합 사용하는 자동차를 개발, 석유의 수입을 줄이고 에타놀을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가 이미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옥수수로부터 에타놀을 만들어 가솔린에 약 10% 정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가소홀(gasohol, gasoline과 alcohol의 복합어)이라고 한다. 또 무연휘발유의 첨가제로 에타놀을 사용하기도 한다. 에타놀을 첨가하면 휘발유의 옥탄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도 1980년부터 바이오매스(biomass)이용기술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최신의 생물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에타놀을 생산하는 시험공장(pilot plant)을 건설하여 가동중에 있고, 원유의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다시 석유쇼크가 올 경우에 대비, 국가적인 사업으로 바이오에너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자원이 빈약한 일본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라질 등에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같이 병행하고 있다.

볏짚 등 농림자원의 주성분은 셀룰로스이다. 이 셀룰로스는 셀룰라제(cellulase)라는 효소에 의하여 포도당으로 분해되며 포도당은 효모에 의하여 에타놀로 전환된다. 반면 원료자원이 옥수수 타피오카 고구마 등 전분질 자원인 경우에는 아밀라제(amylase)효소에 의하여 포도당으로 가수분해되고 포도당은 다시 효모에 의하여 에타놀로 전환된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전분질 원료로부터 술(에타놀)을 만들어 사용하여 왔으므로 사실상 이 방법은 잘 알려진 기술에 속한다. 그러나 공업용으로 그리고 에너지원으로 에타놀을 생산하려면 첨단기술을 이용, 제조원가를 낮추어야 한다.

최근 생명공학의 발달과 함께 미생물의 유전재조합, 우수한 생물반응기의 개발, 에너지절약형 에타놀 분리공정의 개발 등에 의하여 보다 경제적으로 에타놀을 제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목재 등 섬유소자원의 주요 구성성분은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리그닌 등인데 이들로부터 포도당을 값싸게 생산하려면 세가지 기술이 필수적이다. 첫째로 섬유소를 효소가 분해하기 쉬운 결정구조로 바꾸어 주어야 하며 둘째로 헤미셀룰로스와 리그닌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응용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셋째로 셀룰라제 효소를 저렴하게 생산하는 기술이 마련되어야 한다.

포도당으로부터 에타놀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기가 이미 선보이고 있다. 효모를 적당한 담체에 고정화시켜 효모의 중식을 억제시키고 에타놀만을 생산하도록 하는 고정화 생물반응기가 그것이다. 이로써 효모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반응기에서 에타놀만이 생산되므로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실제 생물반응기에서 나오는 에타놀의 농도는 8∼10%에 불과하므로 여기서 불순물과 물을 제거, 순도 99.9% 이상의 무수 에타놀을 생산하려면 효율적인 분리·정제기술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에타놀과 물의 혼합물을 종류하는 공정을 사용하여 분리·정제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너지가 적게 드는 막(membrane) 분리공정 등 획기적인 에너지절약형 공정이 등장했다. 그만큼 바이오에너지의 선두주자격인 에타놀의 실용화가 점점 가까워 지고 있는 것이다.

섬유소 자원으로부터 에타놀을 생산하는 에타놀제조업은 원유의 가격이 배럴당 30∼40달러 이상이 되어야 채산성이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당장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춰질지 모른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와 같이 먼 장래를 내다 보고 관련기술을 지금부터 개발해둬야 한다. 적어도 우리 손으로 에타놀 공장을 세울 수 있는 기술쯤은 축적해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동력자원부에서 1988년부터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유비무환'이라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농가에서 나오는 볏짚 축분은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사용된다.
 

분료에서 메탄을 얻는다

우리나라 축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가축의 분뇨처리가 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또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 특히 유기성 폐기물과 폐수의 처리는 매우 심각한 실정에 있다.

오래 전부터 농촌에서는 가옥마다 또는 마을 단위로 가축의 분뇨 등을 이용, 메탄가스를 만들어 가정용 연료로 쓰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 농촌진흥청에서는1970년대 초반부터 가축분뇨 농산폐기물을 원료로 한 메탄생산에 관한 연구를 실시, 현재 1백㎥나 되는 메탄 발효조를 설치하여 메타놀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이끌어 내었다. 한국동력자원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도 이와유사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메타놀의 보급은 아직 한정되어 있다. 최근에는 도시하수의 유기성 물질을 이용,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공정이 도시 하수처리장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공장폐수에 유기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주정공장과 발효공장에서도 메탄생산공정을 폐수처리에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각종의 부산물과 폐기물 그리고 폐수를 이용하여 값싸게 메탄가스를 생산,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환경을 보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공해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으므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농산물 도시하수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기성 폐기물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은 대개 셀룰로스 전분 단백질 지방 등이다. 이러한 고분자상태의 유기물의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만들어내는 효소에 의하여 분해되어 유기산으로 된다. 이 유기산은 다시 다른 종류의 미생물에 의하여 메탄가스와 탄산가스로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를 모으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싼 값으로 얻기 위하여는 몇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메탄가스의 생성공정은 유기산 생성과 메탄가스 생성의 2단계로 나누어지는데 각 단계별로 관여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다른다. 따라서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알맞는 환경조건도 차이가 나게 되므로 메탄생산공정을 2단계로 하면 효율적으로 메탄을 생성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경제성을 높이려면 2단계 연속공정의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에는 온도가 내려가 미생물의 활동이 저하되므로 겨울철에는 메탄가스 생산 효율이 매우 나빠진다. 이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저온에서도 활발하게 메탄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의 선택이 중요하다. 때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도 한다. 유전자조작을 통해 우수한 미생물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또 발생되는 메탄가스를 연소시켜 장치의 온도를 높여주는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이집트인들은 BC 2400년에 이미 술을 담구어 마셨다. 술은 인류최초의 에타놀 발효기술
 

광합성 미생물로부터 수소를…

식물들은 광합성을 통하여 공기 중의 탄산가스와 물로부터 포도당과 같은 유기물질을 생산한다. 미생물 중에서도 녹조류 남조류와 같은 조류(algae)와 광합세균은 태양에너지를 거뜬히 이용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수소(${H}_{2}$)가 생성된다.

예컨대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박테리아는 세포내에 있는 효소의 도움을 받아 2개의 수소이온을 결합시켜 수소가스를 만든다. 또 녹조류인 클로렐라는 여러 단계의 반응을 거쳐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며 이 과정에서 역시 수소가 얻어진다.

수소는 단위무게당 발열량이 높고 연소시 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대기오염이 없는 이상적인 에너지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실제로 연료전지 자동차 항공기 등에 사용될 수 있는데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소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중 미생물을 활용한 수소생산은 저에너지 무공해생산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 방법을 쓰면 수소가 상온·상압에서 생산되므로 제조과정중의 안정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아무튼 식물체 조류 미생물이 태양에너지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광합성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인공적인 생물반응기를 만들 수 있다면 인류의 에너지문제를 획기적인 새로운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특정 녹조류의 내부에 석유와 유사한 성분을 갖는 탄화수소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녹조류로부터 직접 석유에너지를 생산하고자 하는 연구가 이미 착수되고 있는 것이다.

무공해 석탄이 만들어진다

석탄 석유 등 에너지자원의 생산에 생물공학적인 기술을 활용하면 무공해 석탄을 얻을 수 있다.

석탄은 석유보다 매장량이 훨씬 많은 자원으로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석탄에 포함된 유황성분은 산성비의 주원인의 하나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따라서 저유황성분 석탄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석탄내에 포함되어 있는 무기황과 유기황을 모두 제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재 생물공학적 기술이 유일한 기대주. 이러한 생물학적 탈황(脱黃) 기술개발에 미국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종의 미생물(티오바실러스 슈도모나스 폴리포러스 등)을 포함하는 생물반응기를 만들고 여기에 석탄을 통과시킴으로써 황을 제거하는 공정이 시험단게에 있는 것이다.

분말상태의 석탄은 분진공해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분진공해를 예방하고 수송과 연소를 돕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름 아닌 석탄을 액화시키는 기술이다. 석탄의 액화는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방법에 의하여 가능하다. 생물학적으로는 미생물이나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에 의하여 석탄의 구조가 일부 변환되어 액화되는 것을 근거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는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지하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는 우수한 두뇌들을 활용,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해야 에너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환경보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바이오에너지의 개발에는 미생물학자 생화학자 생물공학자 화학공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자들의 두뇌를 합하여야 하며 이러한 면에서 젊은 과학도들의 많은 관심과 노력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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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유영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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