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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목은 어떻게 선택하고 공부할 것인가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


●―득점 위주로

사-대입 수험생의 마음이 한참 바빠지는 시기입니다. '거사'가 1백일도 안남은 현 시점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

박-제일 중요한 것은 초조한 마음을 버리고 차근차근 정리해 가는 것이지요. 지금 보면 시험볼 때까지 다시는 못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정성되게 점검해야지요.

전-국·영·수는 현수준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6개 과목에 대한 핵심정리를 해야할 시기라고 봅니다.
이-저도 동감이에요. 이제는 되도록 시간이 적게 걸리는 과목부터 우선적으로 파헤쳐야 해요. 학습순서의 패턴을 득점위주로 가져가야지요.
길-어차피 전과목을 만점 받을 수는 없잖아요? 영·수에서 5점을 늘리는 것보다는 가사에서 5점을 더 따서 만점을 받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영·수도 완전히 손을 놓아서는 곤란할 거예요. 실력유지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은 배당해야 해요.

유-과학은 무엇보다 개념이 중요해요. 개념을 익힌 뒤에는 3문제 정도를 풀어보고 제대로 파악했는지 확인해야 해요. 여기서 틀린 문제는 체크해 두었다가 다시 풀어봐야지요.

김-저는 다소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어요. 절대 완전히 포기하는 과목이 있어서는 안 되고, 교과과정은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터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학력고사 문제중에는 점수를 주기 위해 내는, 다시 말해 아주 쉬운 문제도 있거든요. 이런 문제는 기필코 풀어내야죠. 하지만 한 차례도 듣거나 본 적이 없다면 아무리 쉬운 문제라도 지독한 난제가 될 수 밖에 없어요.
사-대체로 몇 점 정도 얻으면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80일 정도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가정할 때 몇 점 정도 더 받을 수 있을까요?

박-국·영·수외 6과목, 즉 소위 암기과목과 선택과목을 합치면 배당된 점수가 1백30점입니다. 좀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 학생은 여기서 4~5점 까먹는 게 보통이지요.
그러나 1백점 이하를 받는 학생도 많습니다. 금년의 경우 전문대를 포함, 대학에 가려면 1백30점중 1백점은 받아야 해요.
전-저는 1백점대는 다소 불안하다고 봅니다. 적어도 1백~1백20점은 받아야 그런대로 진학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최종점검의 성공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학생의 점수대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예컨대 8월달 모의고사가 2백50점대인 학생을 대상으로 말한다면, 열심히만 한다면 최소 10점, 최대 20점까지는 향상될 수 있어요.

유-2백점대 학생의 성적은 더 유동적이지요. 이들이 1백일간 만이라도 착실히 하면 30점 올리는 것도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예요.
전-국·영·수에 8월 말까지 매달리는 학생이 대부분이에요. 나머지 과목은 2학기 때부터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60~70점을 올린 예도 보았어요. 하지만 몹시 위험한 방법이므로 권유하기는 어려워요.

●―8월을 분수령으로

박-모의고사 월별 통계를 분석하면 8월이 분수령이 됨을 여실히 보여주지요. 8월까지는 재학생의 성적이 재수생보다 확실히 떨어져요. 그러다가 8월 이후 재수생 성적을 차츰 잠식해 오지요.

그 이유는 간단해요. 재수생은 국·영·수외 6과목에 기본실력이 있는데 반해 재학생은 8월부터 그 과목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2~3개월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하더라도 결코 다져진 실력이 아니라는 게 함정이에요. 그 결과가 재학생이 재수생에게 크게 밀렸던 작년 입시에 반영되었다 봅니다.

전-물론 학기 초부터 선택과목이나 암기과목에 시간을 투자하는 학생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빠지지 말고 앉아만 있어라, 그러면 실력이 된다"고 강조하지요.

길-아무튼 시간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해요. 제 과목인 가사를 예로 들어 보지요. 대개 학생들은 가사는 쉽기 때문에 아무 때나 시작해도 점수를 딸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물론 어느 면에서는 사실일 거예요. 그러나 시간을 놓치면 그 '쉬운' 가사 점수도 못 따게 돼요. 다른 과목들에 밀려 가사를 정리도 못하고 시험장에 가, 가사때문에 낙방한 학생도 보았어요.

유-맞습니다. 점수는 확실하게 따 놓을 수 있는 것부터 따 놓아야 해요. 다른 사람이 다 맞는 문제를 틀리면 합격은 영영 멀어지게 되지요.
사-시험이 코앞에 다가 온 지금도 새로운 교재를 다루고 싶은 유혹이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과거에 쭉 보던 책을 통해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물론 가장 중요해요. 그러나 참고서에는 단지 내용을 익히기 위한 문제들이 많아요. 실전용으로는 미흡한 감이 없지 않지요. 그래서 저는 한권쯤 새 문제집을 구입해 시간나는대로 풀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유-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참고서는 한권만 꾸준히 보고 문제집은 1~2권 풀어보고 시험에 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예요.
이-요즘은 학생들이 방송교재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어요. 실제로 화학 방송교재가 23만부나 팔렸을 정도로 대단해요. 제가 다니는 학원에서도 조사해 보았더니 90% 가량의 학생이 방송교재를 가지고 있었어요. 문교부장관이 거기서 출제를 하겠다고 공언을 했으니, TV앞에 매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그런데 화학방송교재는 문제도 새롭고, 그런대로 잘 돼 있으나 과목에 따라서는 다소 엉성하게 구성된 방송교재도 있어요. 졸속제작된 방송교재도 있으므로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난 후에 방송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전-문교부장관의 발표에 무리가 있다고 봐요. 방송교재라 할지라도 실제에 있어서는 기존의 교과서 참고서와 크게 다를 바 없잖아요? 아무튼 방송교재 범위에서 60~80% 출제된다는 얘기는 학생들을 심리적으로 크게 자극하고 있어요.

●―도표와 그림을 익혀야

사-그러면 각 과목별로 최종점검시 가장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 보지요.
박- 물리는 출제경향이라는 게 따로 없습니다. 늘 새롭게 나오는 편이지요.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겠지만 앞으로는 지양해야 할 거예요. 물리의 핵심적인 내용을 빼지 말고 출제해줘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어요.

세분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열거해 보죠. 우선 힘 f=ma=qE, 그리고 일 W=fs=qV의 연관성을 알아야 해요. 또 f=ma에서 가속도 a=$\frac{f}{m}$, 등가속도 운동의 3공식 V=${V}_{o}$ S=${V}_{o}$t+$\frac{1}{2}$a${t}^{2}$, 2as=${V}^{2}$-V${o}^{2}$을 이해해야죠. 그리고 중력 f=mg와 관련해 자유낙하운동 상승운동 하강운동을 논할 수 있어야 해요. 또 W=fs를 역학적에너지와 연관시킬 수 있어야 해요. 역학적 에너지에는 운동에너지 Ex=$\frac{1}{2}$m${v}^{2}$, 위치에너지${E}_{p}$=mgh, 탄성에너지 ${E}_{e}$=$\frac{1}{2}$K${x}^{2}$이 있는데, ${E}_{k}$+${E}_{p}$+${E}_{e}$=일정하다는 역학적 에너지 보존법칙까지 파악하고 있다면 1점은 따놓은 당상이죠.

전자기학에서는 우선 전기장과 자기장 공식을 외워야 해요. 또 f=qE=ma와 W=qV=fs를 연관시켜 이해하고 있어야지요. 그리고 플레밍의 왼손법칙과 오른손법칙, 유도전기전력공식도 익혀두어야 해요.
현대물리에서는 진공방전의 공식 eV=$\frac{1}{2}$mv², 광전효과의 공식 E-W=$\frac{1}{2}$mv², 물질파의 공식λ=$\frac{h}{mv'}$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원리 공식 E=mc²이 중요해요.

이-화학은 출제경향이 비교적 분명하지요. 예컨대 화학반응, 물질의 결합과 전자배치, 화학식량 관계는 거의 매년 출제되고 있어요.
주로 교과서를 중심으로 출제되고 있는데 기본개념과 원리의 이해력을 묻는 문제와 실험실습에 관한 문제가 단원별로 골고루 나와요.
저는 학생들에게 4가지를 주문합니다. 또 이것만 지켜주면 화학 고득점을 보장한다고 약속하지요. 첫째 기본개념과 원리를 철저히 이해한다, 둘째 실험에 관한 문제가 출제될 수 있는 부분은 실험에 관한 지식을 넓힌다, 셋째 계산문제는 유형별로 정리한다, 넷째 주기율 표에 관한 이론은 잘 요약해두고, 원소와 그 화합물에 관해서도 알아둔다 등입니다.

문과 이과별로 출제경향을 알아보지요.
문과는 단원Ⅳ인 화학반응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고 있으며 단원Ⅰ Ⅱ Ⅲ은 골고루 나오는 편이에요.
반면 이과는 화학 Ⅰ과 Ⅱ에서 고루 출제되며 Ⅰ과 Ⅱ를 연계시킨 복합적인 문제도 다루고 있어요. 따라서 한 부분에 치중하는 일은 절대 금물이지요.

김-생물은 결코 암기과목이 아니예요. 과학적 사고가 뒷받침돼야 고득점이 보장되요. 특히 교과서의 도표와 그림등을 주의깊게 살펴야 해요. 실험과 관찰내용도 가벼이 넘길 수 없지요.

생물 Ⅰ에서 출제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이렇습니다. 현미경과 세포미세구조 및 기능, 혈액 및 생체내 자기방어 기능, 심장, 노폐물 종류 및 요형성과정, 세포분열시 염색체와 DNA량 변화, 속씨식물의 생식과 수정, 식물의 세대교번, 발생과정중의 용어, 기본적인 유전현상에 대한 이해와 생명의 기원, 학명 및 계통수를 중심으로 한 원생생물계 동물계 식물계의 특징, 분류기준, 생태계가 구성되기 위한 조건, 오염과 지구의 자정작용 등이 중요하지요.

생물 Ⅱ에서는 생체막의 구조 및 기능, 광합성의 메커니즘 및 실험, 생활에너지 획득을 위한 호흡과정, 가스운반, 신경과 호르몬이 조절과 항상성에 관여하는 것, 피드백 과정, 근수축, 유전자 본체에 따른 형질발현과정, 유전자재조합 및 집단유전학 적용 등을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유-지학은 지구의 구조와 운동, 바람, 상대습도 안정도, 해수의 순환 등을 중심으로 매년 유사한 문제가 나와요. 따라서 지금 열거할 40가지 중점사항을 제대로 익히면 득점에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지학 Ⅰ에서는 지구의 구조와 구성물질, 중력이상 측정, 좌표계, 자전과 일주운동, 공전의 증거와 결과, 위도와 경도 측정, 온실효과와 태양상수, 지상풍, 상대습도와 높새바람, 빙정설, 온대성 저기압과 전선, 해류와 조석, 화학적 풍화와 퇴적암의 특징, 마그마의 분화와 화성암의 분류, 맨틀의 대류와 조산운동의 특징, 정·역단층의 구별방법과 부정합, 접촉 및 광역변성작용과 변성암의 종류, 층서 결정, 표준화석과 시상화석, 반감기법 C-N법 등 절대연령측정, 과거의 생물, 순상지와 강괴, 대륙의 이동, 시운동과 회합주기, 케플러의 법칙, 1삭망월과 1항성월의 차이, 태양의 구조와 흑점활동, 별의 밝기와 등급 크기 표면온도, H-R도와 변광성, 은하계의 회전과 도플러효과, 우주의 팽창과 허블의 법칙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지학 Ⅱ에서는 주시곡선의 분석과 모호면의 발견경위, 진원까지의 거리, 판구조론, 화학적 등방체 이방체와 편광현미경, 심해 해저 퇴적물, 보웬의 반응계열, 쌍변성대와 지시광물, 지질도에서 주향 경사, 우리나라의 지질 계통, 화석 및 퇴적 광상의 종류, 대기 운동계의 규모와 대순환, 편서풍파동과 온대성 저기압, 회전원통실험, 서안 경계류와 용승류가 생길 조건, 기후요소와 기후인자, 서안기후와 동안기후, 별의 구조와 진화, 성운설과 최근의 태양계 기원설, 대폭발설과 연속 창조설의 차이점 등이 중요하지요.

●―기출문제를 풀어봐야

전-흔히 공업을 암기과목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해력과 적응력이 요구되는 과목이지요.
단원별로 출제가 잘되는 내용을 말씀드리지요. Ⅰ단원에서는 현대공업의 특징, Ⅱ단원에서는 공업재료의 제법 용도 성질이 잘 나옵니다.
그리고 Ⅲ단원에서는 공작기계의 공작법, 산업기계의 기능, 발전기와 전동기의 원리, 전력설비, 반도체의 원리, 전자기기의 용어와 구성, 무기·유기 화학공업의 원료 제조법 조작 공정, 섬유의 제조와 섬유제품의 가공, 선박의 구조 건조방식 저항, 품질관리의 서클, 통계적 사고 방식 등이 출제빈도가 높아요. 또 Ⅳ단원에서는 측량의 계산문제, 토목기계의 용도, 도로, 교량의 구성, 상하수도의 계통, 하천공사의 목적, 건축구조물의 특징 및 시공방법을 주목해둬야 해요.

하지만 공업에서는 좀처럼 출제되지 않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런데는 굳이 아까운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없지요.
예를 들면 함량 연도 비율 주파수 등과 같은 숫자의 암기, 복잡한 회로도, 중간원료의 분류, 화학분자식처럼 무작정 암기만을 요하는 내용은 거의 문제화되지 않아요.

공업점수를 높이려면 정리해 놓은 핵심내용을 되풀이해서 그림으로 이해하고, 줄을 쳐 가면서 관련된 문제를 스스로 풀어 본 후 정답과 대조해보는 자세가 필요해요. 아울러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출제의 흐름을 미리 파악해두는 일도 고득점 비결이에요.
길-가사과목은 여학생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고 단시간에 고득점을 획득할 수 있는 유리한 과목인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암기 위주로 단편적인 지식만을 추구한다면 기본원리를 응용한 내용은 풀기 어려워요. 그러므로 교과서를 완전히 이해한 다음, 실습한 내용을 연결시켜서 가정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학습을 해야 합니다.

각 단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이런 것들이에요. 조리단원에서는 식품의 성분과 조리과정상의 변화를 이해해야 해요. 한재단원에선 옷감의 마름질 방법, 저고리 바느질 순서, 시접을 꺾는 방향, 치마 주름 계산법을 확실히 해 둬야지요.

그리고 양재단원에서는 기본 원형의 제작과 활용법, 바지와 원피스의 바느질법, 수편물단원에서는 편물원형과 양재원형의 차이점, 게이지 계산법이 중요해요.
가사는 대체로 전 단원에서 고루 출제되는 경향이나, 특히 문항수가 많은 단원인 한재·양재단원은 의복의 구성원리를 이해하면서 정리해야 합니다.

●―생물선택자가 공대로…

사-선택과목의 선정은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에 맞추어 결정되어야 함이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도 않은 실정입니다. 새로운 수험생들을 위해 과목 선택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점검해 보지요.

박-공대 전자과나 기계과에 지원한 학생중에 물리를 배제하고 화학 생물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이 학생들은 합격한다 하더라도 대학강의가 곤혹스러울 거예요. 지망학과를 염두에 두고 과목을 선택해야지, 붙기 위해서만 선택한다면 학생과 국가 모두에게 손해지요. 대체로 수험생의 20%는 소신껏 선택하지만, 나머지 80%는 득점편의주의에 따라 선택하지요.

물리는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이 선택하면 유리해요. 하지만 물리가 무조건 이해과목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해요. 20%의 내용은 암기를 해야 합니다. 암기한 20%를 근거로 80%를 이해하는 과목인데, 기본적인 암기도 않고 덤비는 학생이 많아요.
이-지구과학 선택자가 약대에 가고, 생물 선택자가 공대에 가는 것은 넌센스죠. 화학은 암기력이 있고, 암기한 사항을 연관시킬 수 있는 학생이 선택하기에 알맞지요.

유-지구과학은 범위가 무척 넓어요. 학생들에게는 생물다음의 암기과목으로 인식돼 있지요. 그러나 지학은 일종의 종합과학이므로 암기력만으로는 어려워요. 가능하다면 전체적인 과학내용을 내다볼 수 있는 학생에게 어울리는 과목이에요.
김-오밀조밀하게 잘 정리할 수 있는 학생은 생물을 선택하는 게 좋아요. 과학적 사고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공부하는데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과목이지요. 또 생물은 생명현상을 추구하므로 관찰력이 있는 학생에게 흥미를 줄 수 있어요.

평균점수로 따지면 생물이 과학 4과목중 가장 높습니다. 대체로 생물 지학 화학 물리 순(順)이지요. 그러나 만점률은 다른 과목보다 떨어져요. 생명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다시말해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출제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데 원인이 있지요.
이-문과 학생은 1과목을 선택하게 되는데 거의 생물을 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과는 2과목을 선택하는데 화학·생물 선택학생이 많아요. 그런데 공부를 썩 잘 하는 학생은 물리·화학을 주로 선택하는 게 특징이에요.

박-문과 학생들중 지난해 물리를 선택한 학생을 7천여명에 불과해요. 게다가 문제의 난이도가 무척 떨어져요. 과학의 기본이 되는 물리가 이처럼 '절름발이' 신세이니, 문제예요. 최소한 이과 학생들만이라도 학과에 따른 과목선택을 해야지요. 점수의 손익을 따지기 전에 대학에 왜 가느냐에 대한 좌표가 설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사-각 과목별로 문제의 난이도에는 차이가 없나요?
박-과목간의 난이도 조정을 위해 출제위원들이 무던히 노력하겠지만, 난이도를 비교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사-시험 잘 보는 비결이 '따로' 있다던데요?
길-시험 당일에는 되도록 아침에 식사를 적게 하는 게 좋아요. 또 여학생은 생리를 할까봐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기억력이 활발해집니다.

전-무엇보다 시험을 앞두고는 잠을 푹 자는게 중요해요.
짐-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저도 시험 전날 잠이 안와 수면제를 먹고 잤는데, 그 효과가 시험장에서 발휘돼 문제를 앞에 두고 졸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결과가 좋게 나올 리 만무지요.

박-객관식을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해요.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일단 넘어가고 나중에 해결하는 게 좋아요. 이때 한가지 요령이 있습니다.
예컨대 5번 문제의 답이 2고, 7번 문제의 답이 4인데, 6번 문제를 모른다고 가정해 보지요. 그러면 1과 3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답을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관식은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르잖아요.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빨리 포기하고 객관식 문제에 주력해야 해요. 못 풀었다고 속상해하면 다른 문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시험 전날에는 공식을 최종 점검해야 하지요. 특히 공식이 2승인가, 3승인가 등을 잘 눈여겨 봐둬야 합니다.

수학은 시험 전날 공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보고 가야 문제해결능력이 살아납니다. 시험장에 가서도 쉬는 시간 20분을 절대 그냥 보내지 말아야 해요. 전 시간 문제를 맞았느니 틀렸느니 실랑이를 하는 일은 백해무익이지요.

작년에 저희 학원에서 서울대 수석이 나왔어요. 그런데 이 학생은 우리 학원에서 한번도 일등을 하지 못했어요. 실제로 전국모의고사에서 1등~1백등까지는 누구나 수석을 할 수 있어요. 다만 누가 촌음을 아껴썼느냐, 임기응변력이 누가 강하냐에 달려 있죠.

●―시류에 흔들려서는 안돼

사-어떤 대학, 어떤 학과를 지원해야 하는가도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할텐데요.
박-담임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유사한 과목을 전공한 친척 등과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합니다. 물론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해야지요. 결코 시류에 흔들려서는 안돼요.

저희 학원에는 서울의대 본과 1학년을 다니다 다시 공부하겠다고 온 학생도 있어요. 해부학실험을 도저히 못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문과로 옮겨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런 학생들이 5~6명이나 있어요.
또 앞으로는 우리 생활도 전체적으로 윤택해질 테니까 지나치게 생활과 결부된 선택은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또 2지망 지원에도 신중을 기해야 해요.

사-장시간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끝으로 「과학동아」와 독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하시지요.
박-초·중·고교 12년간 배운 과학이 대학입시의 선택과목으로 전락한 것은 서글픈 일입니다. 과학중흥을 내세운 국가의 목표와도 위배되는 실정이지요.

그러므로 하루빨리 실생활과 연결되는 교과서가 새로 나오고, 최소한 이과 학생들에게는 과학시험을 전과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과학교사나 학생들은 과학을 대학입시를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하겠지요. 말로만 '생활과학'을 외치지 말고 실제로 과학을 생활화하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과학동아」가 앞장서 학과와 학생의 선택과목이 어느정도 유리돼 있는지를 조사해 주었으면 해요. 예를 들어 서울대 물리학과에 물리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의 비율등을 밝혀내면 꽤 충격적일 거예요.

또 학생들이 선택하고 싶어도 학교사정으로 선택하지 못하는 일도 시정돼야 해요.
예컨대 서울의 W고등학교는 문과생중 물리 선택자가 5명, 역시 서울 D대부고는 4명에 불과한데 그들은 전혀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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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전민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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