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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넘어 우주로의 시간여행

요즘 몇몇의 유명 물리학자들은 오랫동안 공상과학 영역의 독점물이었던 시간여행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며, 필요한 것은 우주구조 안으로 찟고 들어가는 것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킵 쏜'(Kip Thorne)은 타임머신의 설계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소설쓰는 친구로부터 질문받은 우주여행에 대해 답을 준비했다. 쏜은 잠시 생각한 후 '칼텍'(Caltech)의 대학원생들에게 그것을 숙제로 냈다.

그 문제는 '벌레구멍'(wormhole)에 관계된 것이었다. 이는 물론 지구상의 벌레구멍이 아니고 우주공간상의 한 곳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터널이 뚫려있는 것을 뜻하는 우주적인 벌레구멍-이하는 웜홀(wormhole)로 씀-이다.

쏜의 소설쓰는 친구는 다름아닌 칼 세이건(Carl Sagan)이었다. 칼 세이건은 1985년 여름에 그의 소설 '접촉'(Contact)의 초고를 쏜에게 보내주었다. 세이건은 등장인물들이 웜홀을 통해 순간적으로 빠르게 은하를 가로질러 미끄러져 들어가기를 원했다. 천문학자로서 세이건은 가능한 한 물리학의 이론을 지키면서 소설이 사실적이기를 원했다. 그 때문에 블랙홀(blackhole)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쏜이 자신에게 '그 같은 웜홀이 그럴싸하다'고 말해주기를 바랬다. 당시 세이건은 웜홀이 블랙홀처럼 시간구멍(timehole)-시간의 길이가 변한다는 의미에서-으로 판명될 줄은 알지 못했다.

블랙홀과 웜홀은 사촌간

블랙홀과 웜홀은 그 발생에 있어서 사촌간이다. 이 둘은 모두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인 일반상대론의 산물이다. 일반상대론에서 중력은 무거운 물체가 그 물체주위의 공간을 휘게 함으로써 생긴다. 물체가 떨어지는 것은 어떤 신비적인 힘이 물체를 끌어당겨서가 아니라 단지 물체가 휜공간을 통해서 가장 짧은 경로를 따르려 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블랙홀과 웜홀은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가능성있는 해답으로 오랫동안 잘 알려져 왔다. 이 둘은 모두 강하게 휜 공간, 즉 강한 중력장인 것이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블랙홀은 그 중력장이 무한히 강해지는 특이점(singularity), 즉 하나의 밑바닥(bottom)을 갖는 것이다. 여행자는 불행히도 블랙홀로 떨어져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올 수는 없다. 만일 누가 블랙홀 안으로 다리부터 떨어진다면 다리에 중력적인 당김이 작용할 것이므로 그의 다리는 조력(tidal forces)에 의해 늘어져 찢겨질 것이다. 그런 다음 강한 에너지방사(radiation)에 의해 구멍의 안쪽으로 날아들어갈 것이고 마침내는 특이점에 가까와지면서 무한대의 밀도로 찌그러들 것이다.

우주의 지름길

이와는 반대로 웜홀은 밑바닥이 없다. 웜홀은 기관(throat)모양의 관으로 연결된 두개의 입구를 가지고 있다. 그 두개의 입구는 비록 기관이 짧다고 해도 공간상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그리하여 웜홀은 주로 우주의 지름길을 제공하게 되는데, 이것은 마치 벌레가 사과의 표면위로 기어가지 않고 사과에 굴을 뚫고 가는 것과 같다.

여행자는 웜홀의 한쪽 입구로 빨려들어가 기관을 따라 내려가서는 아주 짧은 순간에 다른 쪽 입구로 빠져나올 수 있다. 너무나도 짧은 순간이지만 그 과정은 우주를 가로지른 것이 된다. 이것이 바로 공상과학 소설가들이 오랫동안, 세이건 이전부터 웜홀에 매력을 느낀 이유이다.

그러나 소설가들의 희망은 블랙홀과 웜홀의 두번째의 중요한 차이점에 의해 장애를 받아 왔다. 블랙홀은 존재한다. 적어도 천체물리학자들은 블랙홀이 실제로 보여진 것은 아니지만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나의 거대한 항성이 그 자체의 질량에 의해 붕괴될 때(모든 항성들은 그들이 가진 핵연료를 다 소모했을 때 중력붕괴를 한다) 반드시 일반상대론과 뉴턴의 중력법칙에 의해, 중력붕괴를 막을 아무런 힘이 존재하지 않으면 블랙홀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아무도 아직 거시적인 웜홀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증명해내지 못했다. 수십년동안 일반상대론에서 알려진 가설적인 웜홀은 몇가지 골치아픈 현상들을 안고 있다.

만일 어떤 미지의 과정에 의해서 웜홀이 생겼다 할지라도 그 기관은 순간적으로 오그라들어 막혀버릴 것이고 그러한 웜홀의 두 입구는 블랙홀의 입구와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여행자는 심지어 빛의 속도로 날아간다해도, 웜홀이 막혀서 둘로 떼어지기 전에 웜홀을 통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공상과학 소설가들과는 달리 과학자들이 1960년대 이래 웜홀여행을 포기한 이유이다.
그후 20여년 동안 그리고 쏜이 세이건으로부터 더 나은 웜홀에 대해 설계를 부탁받을 때까지 웜홀은 시렁위에 묵혀 있었다.

부활한 웜홀여행
 

웜홀


쏜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했고 놀랍게도 그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는 쏜 이전의 이론가들이 간과했던 간단한 해답의 실마리가 있을 듯했다. 그것들은 전체적으로 새로운 종류의 해답이었고 쏜은 '위스콘신'대학의 물리학자인 마이클 모리스(Michael Morris)에게 그 답을 더 자세히 풀어보라고 요청했다.

모리스가 안전하게 횡단가능한 웜홀을 만드는 데 있어서 핵심은 그와 쏜이 '외래물질'(exotic matter)이라고 불렀던 물질이다. 이는 기관에 버팀목을 대서, 기관을 항상 열려있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기관을 자체붕괴로부터 막아주는 이 물질은, 중성자별의 중심 압력과 비교될 정도로 바깥쪽을 향하는 장력(tension)으로 기관을 버티어 준다.

실제로 이 장력은 웜홀자체의 총질량에너지밀도보다 크다. 여러가지 복잡한 이유에서 이것은 웜홀이 음(negative)의 질량과 에너지를 갖는 곳에서 나타날 것을 시사해 준다. 그러므로 쏜이나 모리스가 내렸던 결론은, 상식은 말할것도 없고 매우 소중히 여겨졌던 일반상대론의 기초를 괴롭혔던 것이다.(일단 우리가 음의 질량을 가지면 우리는 음의 중력을 갖게되는 것이니까.)

더욱이 웜홀을 열린상태로 유지키시는 것만으로는 세이건은 만족하지 못했다. 여행자들은 어마어마한 장력하에서 가루로 부서지지 않고 웜홀의 기관을 통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어야 한다.

쏜과 모리스는 이 문제에 대해 두가지 해결방법을 찾아냈다. '접촉'(Contact)에서 세이건은 보다 덜 현실적인 두번째 방법을 택했다. 그는 진공튜브를 웜홀의 중앙에서 아래쪽으로 부착하여 그것으로 웜홀벽을 구성하는 외래물질과 여행자를 격리시켰다. 또다른 방법은 외래물질을 뉴트리노(중성미자)와 같이, 정상적인 물질과는 절대로 상호작용을 하지않는 물질로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물질들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밀도가 높다고 할지라도, 여행자들은 어떤 물질이 있다는 느낌없이 웜홀안의 외래물질을 통과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것은 어쩌면 환상적이고 임시방편적으로 들릴 것이다. 아직도 여전히 웜홀이 자연적으로 생겨날수 있는가 하는 것을 모르고 있고, 쏜과 모리스는 어떻게 웜홀이 만들어지고 외래물질의 벽을 만들어 낼수 있는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지않다. 이런 구체적인 것들은 어떤 발전된 공학적인 해결에 맡겨질 수 있는 것이다. 핵심은 쏜과 모리스가 횡단가능한 웜홀을 가로막고 있는 물리법칙을 상대할 아무것도 찾아 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초공간을 통하여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의 전초기지로 번쩍이며 스쳐지나가는 것은 사실상 정상적인 공간을 날아가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여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쏜과 모리스는 물리법칙에 대한 자신들의 이해가, 현재 공상과학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을 가능성있다고 증명해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시간의 후퇴를 경험

그러나 '센트럴 코네티컷'대학의 우주물리학자인 토마스 로먼(Thomas Roman)은 1986년 12월의 회합에서 모리스에게, '시간'에 관련하여 볼 때 웜홀이 아주 혼란스런 성질을 갖는 것이 아닌가 하고 제안했다.

"나는 웜홀이 그런 종류의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젼혀 해보지 않아서 처음엔 그 아이디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라고 모리스는 되받았다. 그러나 로먼은 끈질기게 매달렸고 마침내 모리스를 설득하여 더 심도있는 연구를 하도록 했다. 이때 모리스는 약간의 간격을 두고 두개의 웜홀로 들어간 한 물체는 시간상의 후퇴를 경험하면서 여행을 마치게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리스는 이 사실을 쏜에게 알렸고 쏜은 마침내 단일한 웜홀의 한쪽 입구를 움직임으로써 로먼을 곤란에 빠뜨릴 하나의 제안을 했다.

모리스와 쏜은 타임머신을 위한 청사진을 제안했고 그 웜홀은 다름아닌 시간구멍이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에서 특수상대론쪽으로 관심을 돌려야 생다. 특수상대론의 이론에 따르면, 정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관측자에 의해 시간이 재어질 때 움직이는 물체는 시간이 느려진다고 한다. 예로써 이 이론은, 쌍동이중 한사람이 빛에 가까운 속도로 멀리 떨어진 별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면 그는 돌아와서 그의 시계가 천천히 갔던 것을 알게 되고 또 집에 있던 그의 형제가 훨씬 나이를 더 먹은 것을 보게 될거라고 예언하고 있다. 이 시간팽창(timedilation)효과는 실험에 의해 확인되었다. 오래된 제트기에 실려있던 원자시계들은 지상에 있던 시계들보다 수백만분의 일초정도 느리게 간 것이 확인되었다.

이제 횡단가능한 웜홀이 우주의 어느 곳에 형성되었다고 가정해보자. 더욱이 웜홀의 한쪽 입구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가정해보자. (아마도 중력 예인선(tugboat)의 한 종류로 무거운 소혹성을 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입구가 충분히 높은 속도로 가속되고 그것이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온다면 시간변화는 쌍동이의 여행에서와 똑같이 될 것이다. 입구의 안쪽에 있던 시계는 입구바깥쪽에 정지한 채로 있던 시계보다 이른 시간을 가리킬 것이다. 그러나 웜홀의 두 입구는 서로 정상공간으로 연결되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는 움직이지 않으며 또한 정지해 있던 입구도 그것의 바깥쪽 우주에 대해 움직이지 않으므로 웜홀의 정지한 쪽 입구의 안쪽은 움직이는 쪽 입구 안의 시계와 같은 시각을 가리킬 것이다. 이리하여 정지한 입구의 바로 바깥쪽 시각은 웜홀 안쪽의 시각과 같고 또 이것은 움직이는 쪽 입구의 시각과 같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웜홀 안쪽의 두개의 시계와 정지한 입구 바깥쪽의 시계를 합해 세개 시계는 똑같은 시간을 가리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움직이는 쪽 입구의 바깥 쪽의 시간보다 이른 시간이 될 것이다. 웜홀의 두입구는 다른 시간대에 놓여있는 우주의 다른 두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므로 만일 우주선이 움직이는 쪽 입구로 날아 들어가게 되면 그것은 정지한 쪽의 입구로 더 이른 시간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이를 것인가? 그것은 입구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오래 움직이는가에 따라 달려있다. 만일 두시간을 1백마일/시간으로 움직인다면 시간뒤짐은 10억분의 1초 보다도 적을 것이고 만일 빛의 속도의 99.9%로 10년간 움직인다면 시간뒤짐은 9년하고도 10개월이 될 것이다. 입구가 충분히 빠르고 충분히 오래 움직인다면 시간구멍의 도달점은 일년 혹은 일세기로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과거로 시간구멍이 여행자를 데려다 줄 수 있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 시간구멍은 여행자를 시간구멍의 생성시간보다 더이른 과거로 데려갈 수는 없다. 시간팽창효과는 단지 시간을 느리게 가게 하는 것일 뿐 시간을 거꾸로 가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대로 해서 입구가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고 하면 시간은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에 정지해 있을 뿐이다. 어떤 진보된 생명체가 이미 이런 장치를 만들었다면 우리는 과거로 가서 공룡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혹은 시간구멍을 만드는 누구라도, 시간구멍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와 더불어 많은 곤란한 점이 존재한다. 쏜과 그의 시간 구멍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마치 '오즈의 마법사'를 찾으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일은 그를 시간여행의 연구로 이끈 것이 공상과학 소설이었기에 발생한 것이다. 더욱이 그가 지금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공상과학에 굶주려 있는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일 뿐이다.
 

시간구멍을 만드는 방법


시간여행에서의 인과성 위반

만일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인과성의 위반(violating causality)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좀더 실감있게 말해서 만일 누가 과거로 돌아가서 자기의 할머니를 살해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공상과학 소설가들은 이 명백한 파라독스에 대해 몇가지 해결책을 제안했다. 그중 세가지는 잘 알려진 것이다. 그 하나는 여행자는 미래에 대해 영향을 미칠 과거에 대해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다고 제한하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미래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것 때문에 자신과 전 우주가 파괴될 수 있는 방법이다. 세째는 미래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그것 때문에 여행자는 그가 떠나왔던 것과는 다른 또하나의 우주로 변화되어 여행을 마치게 된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방법에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들도 그러한 방법들을 본질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하나의 가능성 있는 방법은 있다. "심지어 웜홀이 인과성의 위반을 허용한다 할 지라도 인류는 어떤 이유에서건 그것을 간단히 행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시카코대학의 이론물리학자인 로버트 왈드(Robert Wald)는 말하고 있다. 달리 말해서 인과성의 위반은 아무도 실제로 인과성을 위반하지 않는 한 그리고 누구도 그렇게 하려하지 않는 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논점이 우스꽝스럽게 들릴지 모른다. 그렇지만 가볍게 취급할 문제는 아니다. 만일 물리학자들이 인과성의 위반이라는 파라독스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다음과 같은 내키지 않는 세가지 결론 중의 하나를 택하도록 강요받을 것이다. 우리의 우주에서 인과성은 불가침의 것은 아니다. 혹은 일반상대론은 틀렸으며 그것이 기술하는 시간구멍은 당치않은 것이다. 혹은 시간구멍은 존재할 수 없으며 심지어 누구도 왜 시간구멍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알 수 없다.

위협받는 물리학

인과성의 위반을 채택하는 대가는 매우 크다. 만일 그러하다면 우리가 아는 물리학은 창문너머로 가버릴지 모른다. 물리학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은 우리로 하여금 일련의 초기조건들을 특성화해서 방정식들을 이용해 어떤 사물이 조금 후에 어떠할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인과성이 위반되는 한 사물은 항상 그런식으로 될 수는 없다. 문제는 초기조건들이 특성화된 후에도 어떤 것들은 시간상으로 후퇴할 수 있고 초기조건들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과성의 위반에 대한 금지는 신성불가침의 것은 아니다. 우주에서 인과성은 위반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견해상의 문제이지 사실의 문제는 아니다. 일반상대론은 인과성이 위반되는 경우에 대해 의미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허락한다. 아인슈타인도 이것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 아인슈타인은 인과성의 위반에 대한 가능성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선험적으로 그것이 비상식적이다고 기각하지는 않았고 대신에 그것을 물리적인 기반위에서 기각하고자 했다.

일반 상대론은 틀린 것인가? 그 이론은 과거 70여년 동안 잘 견디어 냈고 물리학자들은 그 이론을 쉽사리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계는 있다. 그것은 빅뱅(Big Bang)같은 강한 에너지에서나 원자내의 거리, 블랙홀 중심에서의 거리와 같은 아주 짧은 거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잘 기술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이론이 필요한데, 이 새로운 이론은 일반상대론을 변형시켜 양자역학과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이 결합이론을 '양자중력이론'이라 부르는데 아직껏 체계화 되지 못했다.

만일 양자중력이론이 발전된다면 시간구멍의 경우에까지 그것이 적용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미세한 크기의 양자적 세계에서 외래물질의 성질중의 하나인 음의 에너지영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평범한 일이 될 것이고, 시간·공간은 거품방울같은 구조를 갖고 그 안에서 웜홀은 존재의 바깥족과 안쪽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될 것이다.

실제로 쏜과 모리스는 먼 장래에 이런 웜홀들 중의 하나를 양자거품 밖으로 끌어내어 쓸만한 크기로 팽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모리스는 "거기에는 항상 외래물질의 효과를 발휘하는 영역이 존재할 것이고 문제는 그 영역이 웜홀을 가로질러 빠져나올 수 있을만큼 충분히 큰가 하는 것만 남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그는 인과성의 위반이 웜홀의 존재를 불가능하게 할 만큼 굉장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웜홀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쳐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계속해서 모리스는 "만일 외래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면 일반상대론은 우리로 하여금 웜홀을 건설할 수 있다고 재촉할 것이고 또 만일에 우리가 웜홀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보고 타임머신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타임머신의 걸림돌

만일 어느 누구도 인과성과 시간구멍을 조화시킬 수 없다면 시간구멍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외래물질은 아직 그것이 이해되지 못한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에 미세한 크기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쏜은 외래물질의 존재가능성을 50대50으로 보고 있다.) 만일 외래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해도 외래물질을 관통하는 진공튜브를 부착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리고 또 외래물질이 정상물질과 아주 강한 상호작용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여행자는 웜홀의 안쪽으로 들어가자 마자 산산조각으로 분해되어 버릴 것이다.

최후로는 외래물질이 존재하고 또 그것으로 횡단가능한 웜홀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그 웜홀을 시간구멍으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할 수가 있다. "당신은 웜홀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웜홀의 한쪽입구로 들어가려 할 때 당신은 폭발해버리거나 혹은 웜홀이 닫혀버리거나 또 웜홀로 들어가는데 무한정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모리스는 이야기한다.

덧붙여 어느 누가 웜홀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것의 입구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우주선이 들어간 입구로 되돌아 오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만일 출발한 시간보다 전에 출발한 지점으로 되돌아 올 수 없다면 실제로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가는 여행을 할 수 없고 비록 웜홀을 통과했다고 할지라도 은하사이의 공간을 순간적으로 여행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횡단 가능한 웜홀을 만들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물리학자들에게 흥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문제는 우리들에게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만일 지지할 수 있는 시간구멍에 대한 이론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류에게 우주를 조정할 수 있는 굉장한 능력을 가져다 줄 것이다.

'킵 쏜'은 시간구멍 기술의 발전에 대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는 다음 천년동안 인류가 시간여행을 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시간구멍이론이 그에게 주는 기여는 더 나은 물리법칙의 이해를 가져다주는 것이며, 만일 시간구멍이 불가능하다고 증명될지라도 물리학자들은 왜 그런가를 찾는 데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될 것이다.

1989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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