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와 핵자기공명 덕분에 완벽한 공간좌표가 도출된다.
레이저 빔을 유도할 수도
뇌속의 특정 부위를 1mm의 오차도 없이 쪽집게처럼 지적하는 뇌정위술(stereotaxy)이 신경외과 의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이같은 정확성은 80년대에 이후에 등장한 스캐너(scanner)와 핵자기공명(NMR)이 제공하는 선명한 화면 덕분. 다시 말해 스캐너등에 부착된 강력한 컴퓨터로 계산한 공간좌표가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제시되기 때문에 정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뇌정위 틀(frame)은 특수합금으로 디자인되었다. 컴퓨터가 보내는 엄청난 데이타중 필요한 것만 받아들이기 위해서이다.
안전에 있어서도 예전보다 철저해졌다. 뇌를 최소한만 뚫고 할 일을 다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48시간 안에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성이 크게 확보된 것이다. 물론 관통부위는 국소마취하고 수술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뇌정위술을 받는가? 관련학자들과 병리학자들이 꼽는 뇌정위술 적용범위를 알아 보자.
첫째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법을 알아 내기 위해 병변(lesion)에 대한 생검(biosy)을 하는데 적용된다. 둘째 혈종(血腫)이나 농 등을 직접 뽑아버리는데, 세째 떨림 또는 습관적인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교정해 주기 위한 전극(electrode)을 뇌속에 주입할 때, 네째 치료목적 방사능 물질을 뇌에 집어넣을 때, 다섯째 외과수술 전에 정확하게 병변의 위치를 정하는데 사용된다.
앞으로는 레이저 빔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레이저 빔은 뇌속의 응고된 부위를 한방에 녹일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로봇이 조정하는 뇌정위술도 연구되고 있다. 로봇은 사람처럼 실수를 하지 않으므로 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이다.
생검에 필수적으로 사용돼
뇌정위술은 한마디로 뇌의 위치를 정하는 기술이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뇌수술 또는 연구에서 침이나 가는 전극을 사용, 3차원적으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고도의 기술인 것이다.
이러한 뇌정위술에 대한 개념은 이미 19세기 말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쥐의 병든 부위를 특수한 틀을 이용, 밖으로 꺼낸 것이다. 그뒤로도 뇌정위술은 한동안 쥐의 뇌를 연구하는데 큰 공헌을 했는데 이를 통해 쥐의 뇌지도가 그려지기도 했다.
이 방법을 인간에게 적용하려고 시도한 것은 1920년대 부터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에 알맞는 뇌정위틀이 처음 등장한 것은 2차세계대전이 끝난 다음이었다. 프랑스 스웨덴 미국이 거의 동시에 뇌정위틀의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뇌정위틀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요구했다. 고도로 훈련된 병리학자(病理学者)가 아니면 사용할 엄두도 낼 수 없는 기술이었던 것.
틀(frame)자체도 무겁고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X선을 통해 얻은 뇌의 상(像)이 정교한 수술에 부적합하다는 점이었다. 더욱이 뇌정위술이 도입되던 초기에는 인간의 뇌분포지도가 없었다.
이같은 어려움은 프랑스의 장(Jean) 교수팀에 의해 점차 해소되었다. 그러다가 스캐너와 핵자기공명의 등장에 힘입어 매우 정밀하고 안전한 기술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제는 뇌의 생검(biopsy)을 하는데 필수적인 기술로 떠올랐고, 기능 신경외과학의 발전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