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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살만한 곳 고래자리

조선시대 관상감에서 변광성 발견

괴물 고래는 남쪽 하늘에서 동서로 50도 남북으로 25도 범위를 차지하는 하늘에서 4번째 큰 별자리이지만, 밝은 별이 드물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가장 밝은 별은 고래의 꼬리 부분에 있는 2등성 베타(β)별, 나머지는 5개의 3등성과 더 어두운 별로 이루어져 있다.

고래자리 델타(δ)별과 테타(θ)별의 중간에 오미크론(ο)별로 표시되는 미라는 역사상 최초로 별의 밝기가 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별이다. 이 별은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하며 밝기가 변하는 맥동 변광성으로 3백32일을 주기로 2등성에서 10등성으로 변한다. 미라가 가장 부풀어 올랐을 때의 지름은 약 5억km가 넘어 화성의 공전 궤도지름을 채우고도 남는다. 올해는 지난 1월 4일에 이어 12월 3일에 극대 밝기에 도달한다. 거리는 2백20광년.

이 최초의 변광성은 놀랍게도 조선시대의 천문학자들인 관상감 관원들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조선왕조실록’과 ‘동국문헌비고’에 선조 25년(1592년) 11월 23일(양력)에 지금의 고래자리에서 객성(손님별)이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고, 1593년 3월 4일 맨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매일 관찰한 기록이 있다. 또 ‘동국문헌비고’ 1594년 2월 20일과 ‘조선왕조실록’ 1594년 11월 2일에 다시 이 별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별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신성이 아니라 밝기가 변하며 존재하는 별로 인식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티코 브라헤의 제자이며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목사였던 파브리치우스가 1596년 8월 13일에 이 사실을 발견한다. 17세기 천문학자이자 성도 제작자로 유명한 헤벨리우스가 이 별을 미라(놀라움, 기적)로 이름지었는데, 당시 천체는 완전한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밝기가 변하는 것은 기적처럼 놀라운 사건이었다.
 

고래자리 부근


영화 ‘콘택트’의 원조

영화 ‘콘택트’는 전파망원경으로 외계생명체의 신호를 찾으려는 천문학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거문고자리 베가 근처에서 오는 지적 생명체의 신호를 포착해, 그들의 지시대로 우주선을 만들고 외계생명체와 접촉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그와 유사한 일들이 1960년에 벌어졌다. 고래자리 타우(τ)별과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ε)별을 목표별로 한 오즈마(Ozma)계획이 그것이다. 세티(SETI)계획의 원조격인 이것은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에서 외계의 지적 생명체가 보내는 파장 21cm의 전파신호를 포착하려는 계획으로, 1년동안 진행됐으나 아무런 수확이 없어 중단됐다. 고래자리 타우별은 3.5등성으로 태양과 같은 타입의 별로 행성계를 거느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일찍부터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있음직한 장소로 여겨졌고, 아직도 천문학자들의 주목을 받고있다. 태양계에서 11.68광년 거리에 있고 18번째 가까운 별이기도 하다.

조각실자리와 봉황새자리

고래자리에서 더 남쪽인 지평선 부근에는 어떤 별자리들이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고도가 낮아 익숙하지 않지만 조각실자리와 봉황새자리가 있다. 조각실자리는 프랑스의 천문학자 라카유가 1751-2년 아프리카 희망봉에 머물며 만든 14개의 남쪽하늘 별자리 중 하나다. 주요 별이 4등성과 5등성으로 이루어져 하늘이 어두운 장소에서만 별자리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별자리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 이 속에는 남쪽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3개의 은하들(NGC55, 253, 300)이 있기 때문이다.

봉황새(불사조)자리는 조각실자리 남쪽으로 우리나라 지평선에 걸리지만 밝은 별들이 있어 조각실자리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알파별은 2등성으로 오렌지색 거성이며 베타, 감마별은 3등성이다. 네덜란드 항해가 호우트만과 케이저가 1595-7년 동인도 제도로 항해하며 남반구 하늘의 남극 근처에 있는 2백여개 별들의 성도를 제작하면서 만든 12개의 별자리 가운데 하나다.
 

1998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 전영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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